폭력과 사랑의 매를 분별하라
폭력과 사랑의 매를 분별하라
  • 김두호
  • 승인 2010.0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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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매 추방은 역사적 변혁이다 / 김두호



[인터뷰365 김두호] 초등학교 교사가 어린 제자를 체벌하는 장면을 찍은 이른바 ‘오장풍 교사’ 동영상이 인터넷으로 폭로된 사건이 발생한지 불과 며칠 뒤 그 대책과 관련해 교육행정 당국의 지침이 발표됐다. 19일 서울시교육청은 2학기부터 초ㆍ중ㆍ고교의 체벌을 전면 금지하겠다고 밝혔다. 학생의 인권이 크게 침해 받고 있다는 판단에서 내려진 결과라고 한다. 매우 신속하고 시원한 결정처럼 보인다.


선생님의 제자에 대한 체벌문제를 스승의 미덕인 전통적인 사도(師道)의 회초리로 보지 않고 극히 드문 사례의 폭력으로 매도해 ‘사랑의 매’까지 학교에서 추방한다는 것은 참으로 무지한 결정이며 신중하지 못한 교육행정 지도층의 경망스럽고 즉흥적인 발상으로 볼 수 있다. 동서고금 훌륭한 인물들은 교육을 통해 깨달음과 바른 인품의 인간으로 성장할 수 있었다는 체험담에서 훌륭한 스승을 만난 얘기를 빼놓지 않고 꼽는다. 그 중에 ‘사랑의 매’에 대한 아름다운 정신을 잊지 못하는 일화도 많다.


인터넷 영상을 통해 드러난 ‘오장풍 교사’의 액션은 무지막지해 보여 동정을 받기 힘들었다는 점을 이해한다. 그러나 선생님들이 그렇게 회초리가 아닌 폭력성 체벌을 어린 제자에게 가한다는 것은 상상할 수 없는 일이며 극히 희귀한 사례일 뿐이다. 어떠한 질서 속에서도 용서할 수 없는 일탈의 사례는 발생하기 마련이다. 그 얼마 전에는 반대로 여자 선생님이 어린 제자에게 폭행을 당하는 사건도 일어났다. 교육 현장의 모습이 점점 스승의 미덕과 사제간의 아름다운 예절까지 무너지고 이념적이고 정치적이며 물질적이고 기계적인 현대 사회의 더러운 면들이 스며든 것 같아 슬픔을 느끼게 한다. 교육행정의 수장인 교육감 자리도 금품과 조직이 치고받는 정치판의 게임장으로 끌려들어가 교육계는 이제 이해관계가 얽힌 지역과 출신 성분에 따라 저마다 다른 교육행정이 춤을 출 것으로 짐작된다.


서울시교육청은 앞으로 학생체벌 규정을 완전 폐지하도록 하고 이를 어겼을 경우 특별 장학이나 감사를 통해 조사한다는 방침을 내놓았다. 서당교육시대부터 내려온 ‘사랑의 매’를 폐기한다는 것은 엄청난 교육방법의 변화를 선언한 것이며 역사적 변혁이며 혁명에 가까운 결정이다. 그럼에도 그 대신 문제 학생을 지도하는 선생님들의 손에 무엇을 쥐어주겠다는 방법도 제시하지 않았다. 서울시 교육행정을 움직이는 지도층은 아마도 교육 현장의 경험이 전혀 없거나 실정을 모르는 분들이 아닌지 의심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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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365 창간발행인, 서울신문사 스포츠서울편집부국장, 굿데이신문 편집국장 및 전무이사, 한국영화평론가협회 회장, 영상물등급위원회 심의위원, 국회보 편집자문위원, 제5대 서울신문사우회 회장 역임. 현재 대한언론인회 부회장, 서울영상위 이사, 신영균예술문화재단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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