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쟁이덩굴이 하늘로 올라간 까닭은
담쟁이덩굴이 하늘로 올라간 까닭은
  • 김철
  • 승인 2010.0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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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의 사계와 삶의 이미지 / 김철



[인터뷰365 김철] 담쟁이덩굴이 하늘로 올라갔다. 수년 전 담 밑에서 자라기 시작한 볼펜심만한 덩굴이 전봇대를 감고 하늘로 향했다. 내가 시킨 것이 아니다. 지네들 마음대로 하늘로 올라간 것이다. 덩굴식물은 아무리 덩굴을 감지 말라고 말려도 막무가내 덩굴을 감는 것으로 대답할 뿐이다. 결코 인위적이 아니다. 자연친화적이다. 딱딱한 시멘트 담과 전봇대를 푸르게 감싼 모습이 보기에도 좋다. 그렇다고 통신선이 방해를 받는 것이 아니다. 정상적으로 소통이 된다. 인터넷도 정상이다.



집 앞에는 전봇대 세 개가 앞을 가로 막고 있다. 그 중 한 개는 전봇대를 지지하는 전봇대다. 전기선과 통신선이 사방으로 어지럽게 늘여져 있다. 눈 뜨고 일어나 캄캄한 밤이 될 때까지 안 보고는 살 수 없게 가설됐다. 전봇대를 타고 올라간 담쟁이덩굴이 고마운 것은 시선을 지네들한테로 모이게 하는 탓도 있다. 비슷한 시기에 덩굴장미와 인동덩굴을 담 밑에 심었지만 담쟁이덩굴의 왕성한 세력에 밀려 생존이 불투명한 처지에 놓였다. 적자생존은 식물의 세계에도 적용된다.



권력이나 금력은 높아질수록 성공한 인생으로 부러움을 받는 세상이다. 그것이 곧 성공의 잣대이기도 하다. 고향 인근 마을에는 이름을 대면 누구나 알만한 분들이 여럿 있지만 그들이 고향에서 훌륭한 분으로 칭송을 받는다는 이야기를 들어 본 적이 없는 것 같다. 사회적 지위가 높을수록 감옥과 가까워진다는 어느 나라 속담이 있다. 하늘로 향하는 보잘것없는 담쟁이덩굴일지라도 그 상징성은 여러 모로 적지 않다고 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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