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면 늘 만나던 성룡의 첫사랑은 한국 여배우였다
새해면 늘 만나던 성룡의 첫사랑은 한국 여배우였다
  • 김두호
  • 승인 2007.12.31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별들의 고향 / 김두호


[인터뷰365 김두호] 새해가 되면 극장에서 늘 만나던 배우. 그는 바로 1980년대 아시아권의 최고 액션스타에서 출발하여 할리우드까지 진출한 성룡이다. 한 시절 홍콩 액션영화의 흥행광풍을 몰고 다닌 성룡(중국명 재키 찬)이 막강하던 인기권좌에서 내려오자 요즘 그 빈자리를 바라보며 24살짜리 아들 팡쭈밍이 입신의 꿈을 키우고 있다. 그는 4년전 <천기변2 화도대전>이란 영화로 출발했으나 아직은 신인급이고 작품도 소리나게 터진 게 없어서 연기활동이나 실적보다는 성룡의 아들로 더 눈길을 받는다. 최근에 그는 기자들의 질문에서 아버지가 젊을 때 영화배우 출신 어머니(임봉교)의 속을 섞인 이야기를 조금씩 흘리고 있어서 짐작이지만 아버지가 바짝 긴장하고 있을 것 같다.


팡쭈밍은 엄마에게서 장가 일찍 가서 좋을 게 없다는 경고성 권유를 받기도 하고 “너는 플레이보이가 되어서는 안된다는 어머니의 주의를 받은 일이 있느냐”는 질문에 “있다”고 시인해 아버지의 과거사를 살짝 입방아에 올렸다. 1982년 성룡은 청순한 여배우 임봉교와 쥐도 새도 모르게 극비 결혼을 하고 얼마 후 아들 팡쭈밍을 낳았다. 성룡의 인기가 수직으로 상승해 있던 황금스타 시절이다.


필자는 성룡을 많이 만났다. 성룡은 술에 취해 보여주는 코믹 액션물 ‘취권’이 터지면서 ‘이소룡의 시늉이나 하던 무명배우’의 설움을 딛고 한국에서도 단숨에 큰 별이 됐다. 1970년대 말부터 그의 영화는 어디서나 간판이 오르면 대박이었다.



성룡은 자신의 출연 영화를 대부분 수입했던 동아수출공사 이우석 회장과 친분이 깊었다. 배창호의 ‘깊고 푸른 밤’을 제작하는 등 우리 영화업계의 대표적인 인물 중 한사람인 이우석 회장과는 보통 사이를 넘어 부자 관계처럼 지냈다. 그는 이우석 회장 초청으로 자주 서울에 왔고, 올 때마다 그를 만났던 필자는 1980년 우연히 그이 로맨틱한 러브스토리를 취재해 보도한 일이 있다. 따져보니 임봉교와 결혼 전의 이야기이므로 스캔들은 아니다. 아마도 첫사랑일지 모르는 로맨스다.


성룡의 무명시절은 가난하고 볼품이 없이 초라했다. 그는 무명시절에도 자주 한국에 왔지만 쳐다보는 사람이 없어서 혼자 돌아 다니다가 홍콩으로 돌아 가곤 했다. 한중합작이라고 이름을 내걸지만 얼렁뚱땅 적은 제작비로 만드는 흥행용 액션물에서 배우로 연명하던 처량한 시절에는 “호주에 사는 부모님께 드릴 선물로 홍삼 한통을 못 사 가슴 아팠다”는 고백도 했었다.



그는 모른 척 하지만 한국말도 제법 알아듣는다. 듣기 싫은 말을 하면 인상이 달라진다. 그는 한국어를 여자 친구에게서 조금 배웠다고 말했다. 합작영화에 출연하면서 중국인 친구를 통해 한국 여자 친구를 소개받아 4년쯤 사귀었던 모양이다. 여자 친구는 두 편의 영화 출연 경력도 있는 탤런트였다. “얼굴이 예쁘고 마음씨가 착했다. 우린 서로의 마음을 이해하고 아껴주며 교제를 했다.”지만 어느 날 그녀는 그의 곁을 떠났다. 헤어져 있어도 전화로 외로움을 나누며 지내다가 슈퍼스타가 되면서 만날 기회가 줄어들자 서울에 온 그에게 여자 친구는 “시집간다.”고 이별을 통고 했다.

“가슴 아프지만 행복을 빌어 주었다”고 말하던 성룡의 목소리가 그 한마디를 하는 순간 젖어 있었던 걸로 기억된다. 성룡의 기억에 그녀가 오래도록 아름답게 남아 있는 것은 슈퍼스타라고해서 자신을 대하는 태도가 달라진 일 없이 무명시절처럼 변함없이 진실을 더 소중하게 여기며 자존심을 잃지 않았던 마음씨였다. 그는 화려한 스타로 다가섰지만 진실한 사랑이 떠나간 그에게 오랜 연인이 준 선물은 작별의 차가운 인사였다. 성룡의 흘러간 첫 사랑은 지금 어딘가에서 잘 살고 있다.







기사 뒷 이야기가 궁금하세요? 인터뷰365 편집실 블로그

김두호

㈜인터뷰365 창간발행인, 서울신문사 스포츠서울편집부국장, 굿데이신문 편집국장 및 전무이사, 한국영화평론가협회 회장, 영상물등급위원회 심의위원, 국회보 편집자문위원, 제5대 서울신문사우회 회장 역임. 현재 대한언론인회 부회장, 서울영상위 이사, 신영균예술문화재단 이사.

김두호
김두호
press@interview365.com
다른기사 보기


  • 서울특별시 구로구 신도림로19길 124 801호
  • 등록번호 : 서울 아 00737
  • 등록일 : 2009-01-08
  • 창간일 : 2007-02-20
  • 명칭 : (주)인터뷰365
  • 제호 : 인터뷰365 - 대한민국 인터넷대상 최우수상
  • 명예발행인 : 안성기
  • 발행인·편집인 : 김두호
  • 청소년보호책임자 : 김문희
  • 대표전화 : 02-6082-2221
  • 팩스 : 02-2637-2221
  • 인터뷰365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인터뷰365 - 대한민국 인터넷대상 최우수상 . All rights reserved. mail to press@interview365.com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