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비나비에게는 보리수 꽃밭이 극락세계
제비나비에게는 보리수 꽃밭이 극락세계
  • 김철
  • 승인 2010.0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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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의 사계와 삶의 이미지 / 김철



[인터뷰365 김철] 흐드러지게 핀 보리수 꽃을 찾아 검은 제비나비들이 끊임없이 날아든다. 향기로운 꽃밭에서 달콤한 꿀을 먹고 짝짓기를 하는 등 이 순간이야말로 제비나비에게는 곧 연화세계와 다름없을 터. 육계(六界)가 존재한다면 다음 생에 어느 계에 태어날지 알 수 없지만 비록 보잘것없는 나비일지언정 달콤한 이 순간이 천상계가 아닐까. “개똥밭에 굴러도 이승이 낫다”고 그 누구도 저승에 다녀온 사람이 없는 이상 사후의 천상천국보다 생전의 이 지상이 보다 현실적인 천국이리라.


사람은 일생을 살아가는 동안 누구나 시도 때도 없이 희로애락을 경험한다. 그러나 그것은 정신과 육신이 온전할 때만 가능하다. 뇌 기능만 정지돼도 살아있으되 죽은 거나 마찬가지이다. 뇌사상태에서는 천국도 지옥도 생각할 수 없다. 감각이 없기 때문이다. 심지어 수술실 침대 위의 마취상태에서조차 그러하다. 먹고 살기 위해 하루에도 몇 번씩 희비가 엇갈릴 말 못하는 나비인들 인간세계와 크게 다를 것이 무엇이겠는가.



절간마다 석가탄신일을 봉축하는 연등이 장관이다. 극락왕생의 소원을 담은 연등은 절간 내 어느 곳에 어느 기간만큼 다느냐에 따라 가격이 천차만별이다. 적게는 몇 만 원에서부터 많게는 몇 십, 몇 백 만 원을 하는 곳도 있다고 들었다. 기복(祈福)과 극락왕생이 보장된다면 더구나 좋은 일에 쓰일 시주 금액의 많고 적음이 문제가 될 수 없을 것이다. 교회에서 내는 헌금 역시 다를 게 없다. 천국과 지옥은 마음 짓고 느끼기 나름이다.


제비나비도 그러하지만 보리수도 종류가 여러 가지이다. 세존이 성도했다는 높이 30여m의 상록 활엽교목인 인도보리수는 우리나라 산야 어디서든 흔히 볼 수 있는 긴보리수, 민보리수와는 다르다. 낙엽관목인 토종 보리수는 생김새가 서로 닮아 육안으로 봤을 때 어느 보리수인지 긴가민가해 식별하기가 쉽지 않다. 그러나 품종이 달라도 제비나비는 제비나비이고 보리수는 보리수이다. 생물은 저마다 지금 살아있는 자체가 천국이요 지옥이 아닐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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