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값이 떨어져도 지을 수밖에 없는 벼농사
쌀값이 떨어져도 지을 수밖에 없는 벼농사
  • 김철
  • 승인 2010.0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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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의 사계와 삶의 이미지 / 김철



[인터뷰365 김철] 볍씨를 파종한 지 20여일이 지나면서 모가 제법 싱싱하게 자랐다. 곧 있으면 모를 심는다. 힘들지 않는 농사가 어디 있으랴만 벼농사만큼 일손이 많이 가는 농사도 드물다. 종자 볍씨를 선별해 파종한 뒤 한 톨의 쌀이 되어 나오기까지 그 과정이 얼마나 고된지를 농사를 지어본 경험이 없는 사람들은 잘 모른다. 쌀 '미(米)'자의 파자가 팔팔(八八)로 된 것은 농부의 일손이 여든 여덟 번을 거쳐야 비로소 쌀밥이 밥상에 오를 수 있다는 뜻이다. 여든 여덟 살을 미수(米壽)라 하는 것은 여기에서 유래됐다. 미수까지 산다는 것이 벼농사처럼 어렵고 힘든 것임을 의미한다.



최근 들어 쌀값이 계속 하락하는 추세여서 농민들의 시름이 깊다. 그 원인은 크게 몇 가지로 분석된다. 쌀을 수입할 수밖에 없는 데다 매년 풍작으로 공급은 넘치는 반면에 소비가 이를 따르지 못하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의 쌀값이 국제시세에 비해 높은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생산비를 감안하지 않은 단순비교를 한다는 것은 곤란하다. 농촌 어디를 가나 대규모 경작을 통해 벼를 생산하는 기업농은 드물고 대부분이 영세농이다. 그마저 영농을 위해서는 이앙기나 콤바인 등의 농기계를 빌려 이용하는 실정이다. 이래저래 영세농으로서는 벼농사가 이른바 수지맞는 장사가 아닌 셈이라고 하겠다.



쌀값 하락을 막기 위해 정부에서 쌀 구입정책을 내놓기도 하지만 해마다 역부족이다. 보다 근본적인 대책은 쌀 소비를 촉진하는 수밖에 없다. 쌀을 주원료로 하는 새로운 식품과 고품질의 신품종을 꾸준히 개발하는 등 여러 대안을 정부와 관련 기업 등이 협력해 모색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 농촌에서 벼농사로 부농을 이룬 농가는 드물다. 대게는 축산이나 과수 원예 채소 재배 등을 통해 가격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 그렇다고 벼농사를 안 지을 수도 없다는 게 농민들의 하소연이다. 쌀값이 예전 같지 않아 벼농사에 기대를 걸지 않으면서도 대대로 물려받은 벼농사를 포기할 수 없다는 농민들의 딜레마가 안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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