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작가 최민식이 55년 동안 선명하게 찍어낸 ‘인간’
사진작가 최민식이 55년 동안 선명하게 찍어낸 ‘인간’
  • 김다인
  • 승인 2013.0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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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365 김다인】사진작가 최민식 선생이 ‘휴먼선집’(눈빛 펴냄)이라는 제목에 그동안 찍은 사진을 정리해 묶었다는 뉴스를 보고, 존재하는 줄도 몰랐던 기억 하나가 불현듯 떠올랐다.

필자가 아직 열혈이었을 시절 최민식 선생과 그 사진을 만날 기회가 있었다. 출판 관계 때문이었다. 하지만 인연은 이어지지 못했다. 편집 윗선의 결정은 사진이 너무 우울하다는 것이었고 말단에 수습자리 하나 부지하고 있던 필자로서는 뭐라 입을 뗄 처지가 아니었다. 하지만 필자 눈에 비친 사진은 이전까지 봤던 어느 사진들보다 정직했다. 남루한 시절, 고단한 삶들이 작가의 어떤 해석도 들어가 있지 않고 흑백으로 또렷했다.

1965년 부산
그리고는 시간이 갔다. 최 선생의 사진활동은 줄곧 이어졌고 작품은 인정을 받았다. 편집 선임의 판단이 틀렸다는 것을 필자는 확인할 수 있었고 혼자 가졌던 마음의 빚도 덜었다.


이번에 발간된 ‘휴먼선집’에서 필자는 오래전 봤던 그 사진들을 다시 떠올릴 수 있었다. 최민식 작가의 사진인생 55년이 선별되어 정리돼 있는 이 책에는 그가 찍은 방대한 사진들 가운데 시기별로 가려 뽑은 490여 점의 사진과 15편의 에세이가 실려 있다.

1960년대부터 2000년대까지, 초기에 찍은 부산 자갈치시장 사람들 모습에서부터 인도, 티벳 등에서 찍은 사진들이 시간의 연대기, 시대와 역사를 촘촘하게 보여주고 있다. 사진작가 최민식의 정사(正史)이자 시대사인 셈이다. 굳이 이러저러한 설명이 필요치 않을 정도로 일가를 이룬 그의 사진들을 일목요연하게 볼 수 있다는 것이 이 사진선집의 의미일 것이다.


1980년 부산
최 선생은 자신의 사진에 대해 이 책의 서문을 통해 이렇게 말하고 있다.

“나의 사진은 어린 시절과 청년 시절의 험난한 체험을 바탕으로 한다. 이러한 경험이 없었더라면 오늘날의 내 사진은 존재할 수 없었을 것이다. 내 체험이 있었기에 일관되게 인간에 대한 관심과 삶의 진실을 추구할 수 있었다. 나는 사진을 통해 사회에 따뜻한 온기를 불어넣고, 휴머니즘의 사회를 만들고자 했다.”

(사실, 필자는 최 선생과 인터뷰를 하고자 했다. 하지만 출판사에 따르면 최 선생은 지금 병원에 입원중이라 한다. 85세 나이가 주는 무게를 잠시 내려놓고 쉬시는 것일 게다. 곧 카메라 셔터를 누르고 있을 최 선생의 다음 소식을 기다린다.)

김다인

김다인

영화평론가. 인쇄매체의 전성기이던 8,90년대에 영화전문지 스크린과 프리미어 편집장을 지냈으며, 굿데이신문 엔터테인먼트부장, 사회부장, LA특파원을 역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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