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365 서인숙] 우리는 가족의 소중함을 ‘알고’ 있으면서도 정작 그것을 ‘실천’하는데 소홀하거나 인색하다. 왜일까? 언제나 드는 의문이다.
개인차가 있긴 하겠지만, 나에게는 영화 <마이 시스터즈 키퍼>가 이에 대한 해답을 주는 영화로 다가온다. 이 영화는 우리가 흔히 볼 수 있는 소재인 백혈병을 앓고 있는 딸을 가진 가족에 대한 이야기이다.
영화의 소재는 상투적일지라도 그 상투적인 소재를 풀어내는 서사적 내용은 결코 범상치 않다. 줄거리와 주인공 인물들이 상당히 현실적인 설득력을 지닌 리얼리티가 살아 있기에 관객이 쉽게 공감할 수 있게 된다.
주인공, 나(안나)는 백혈병을 앓고 있는 언니, 케이트의 병을 치료하기 위한 목적으로 유전공학에 의해 태어난 소위 기증용 아기였다. 태어나면서부터 언니에게 줄기세포, 골수, 백혈구 등을 끊임없이 제공해 왔다. 그래서 안나는 승소율 90%을 자랑하는 변호사를 고용해 부모를 고소한다. 더 이상 언니에게 자신의 신체를 기증하는 짓거리를 그만두기 위해서이다. 전직 변호사이던 엄마(카메론 디아즈)는 신체 제공의 중단은 언니 케이트를 죽이는 일이라며 딸 안나를 상대로 법정에 선다.
언뜻 보기에 가족 사이의 법적 공방이라는 내용이 살벌한 가족 관계를 보여줄 것 같지만 영화는 전혀 그렇지 않다. 주인공 가족 다섯 명 모두가 차례로 화자가 되어 자신의 관점에서의 가족에 대한 사랑과 고민을 풀어내는데 그 내용이 따스하고 훈훈하다. 이들은 케이트의 백혈병이라는 난관 앞에서 서로를 더욱 사랑하게 된다는 사실을 ‘알고’ 있을 뿐만 아니라 매일 매일 그 사랑을 ‘실천’해 나간다. 인생은 행복하기만 한 것도 불행하기만 한 것도 아닌 이 둘이 동전의 양면처럼 겹쳐져 있음을 영화는 말해준다. 무엇보다도 케이트가 아플 때에도 그리고 죽고 나서도 이 가족은 결코 불행해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요즘 김연아의 성공을 보며 상대적인 박탈감에 시달리는 부모와 젊은이들이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나는 그들에게 이 영화를 보라고 권하고 싶다. 이 세상의 어느 누구도 행복하기만 한 사람은 없다. 행복과 불행은 상대적인 것이라 자신이 가진 것에 감사하는 마음이 없다면 아무리 많이 가졌더라도 불행할 수밖에 없다. 가족이 함께 하는 것만이라도 감사할 줄 안다면, 그리고 이것을 잊지 않고 산다면, 가족에 대한 소중함을 매일 매일 실천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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