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젊은 판사의 착각
어느 젊은 판사의 착각
  • 김문희
  • 승인 2010.0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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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대 원고에게 ‘버릇없다’ 한 40대 판사 / 김문희





[인터뷰365 김문희] 서울중앙지법에서 재판을 받던 원고석의 69세 어른이 40대 젊은 판사로부터 ‘어디서 버릇없이 툭 튀어나오느냐‘는 질책을 받고 충격을 받아 국가인권위원회에 그 판사를 제소했고, 최근 인권위원회는 그 판사의 발언이 인권침해라고 판단해 소속 법원장에게 주의조치하고 법원 측에 재발 방지 대책을 수립할 것을 권고했다고 한다.

재판정에서 재판을 받아 본 사람은 법정에서 판사의 위치와 위상이 어느 정도나 절대적인지를 실감하게 된다. 재판이 모두 정해진 법과 절차에 따라 진행되고 공정하고 지혜로운 판결이 이루어진다면 사건을 어느 판사가 담당하든 큰 차이를 느낄 수 없겠지만 판사도 기계가 아닌 인간이므로 재판과정이나 결과에서 인품이나 시각의 차이를 드러낼 수 있다는 것을 어느 정도는 이해를 해야 한다. 그러나 어는 정도를 넘어서 법의 바탕이 되는 기본적인 윤리질서에 어긋난 행위나 객관적인 가치보다 설득력이 떨어지는 주관적인 판결이 나오면 이해 당사자들의 분노를 사기도 하고 사회적 논쟁의 불씨가 된다.

더욱이 재판을 받는 과정에 인사이동 등으로 판사가 바뀌는 경우를 보면 판사에 따라 재판을 진행하는 분위기부터 차이가 있다는 것을 쉽게 접할 수 있다. 법관이라면 한마디로 법에 의거해 인신을 구속하거나 대립된 분쟁사건에서 잘잘못을 가리고 판단해주는 자리이므로 참으로 무섭고 책임이 무거운 자리이며 그만큼 사회적 신분 면에서도 다른 전문 직업군보다 더 존경을 받는다. 그로인해 법정의 가장 높은 자리에 앉아 원고석이나 피고석을 내려다보며 재판을 진행하는 판사는 법정에서 자신이 절대적인 존재라는 착각과 교만에 빠질 수 있다.

최근 <인터뷰365>에서 ‘농업인 발명가 김윤수 씨’의 인터뷰 기사를 보면서 아버지 같은 어른에게 ‘버릇없다’고 꾸짖었다는 젊은 판사가 떠올랐다. 김 씨는 자신이 발명한 농기재를 사업화 하기 위해 책임 있는 자리의 젊은 공직자들을 만나면서 “부모가 땀 흘려 번 돈으로 고시방에서 공부나 열심히 해 공직자가 된 사람 중에 농업실정을 모르는 사람이 많다”는 말을 했다. 사회 경험 없이 바로 고시방에서 사법연수원을 거쳐 ‘법정의 절대자’가 된 판사들 중에도 판결 결과가 신뢰보다 불신을 받거나 또는 법정에서 모욕감을 주는 언행으로 인권위 같은 곳에 고발을 당하는 사례도 나타나고 있다.

알고 보면 판사는 결코 법정의 절대자가 아니다. 민주주의 국가에서는 어떤 자리도, 어느 누구도 절대자가 될 수 없다는 것을 헌법이 명시하고 있다. 모든 것이 국민의 이름으로, 국민으로부터 나오는 임금을 받아 신성한 대리 임무를 수행하고 봉사정신으로 공직을 수행한다는 겸손이 따라야 한다. 판사를 올려다보며 재판을 받고 있는 사람도 세금을 내는 국민의 한사람이다. 최근 대법원 자문기구인 사법정책자문위원회가 앞으로 법관 임용은 사법고시에 합격해 사법연수원을 수료한 사람보다 일정 경력을 가진 법조인 가운데 선발하는 쪽으로 임용방식을 바꿔야 한다는 주장이 공감을 느끼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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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문희

국제경제학 박사로 홍익대, 서울시립대, 가톨릭대 등에서 경제·경영학 강의, 국민대와 상지대 경영학과 겸임교수, 관세청 관세평가협의회 평가위원 역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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