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가수의 씨가 마른다
대한민국, 가수의 씨가 마른다
  • 석광인
  • 승인 2007.1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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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광인의 뮤직레터 / 석광인


[인터뷰365 석광인] 5년쯤 전이다. 기자가 모대학원에서 음반 제작에 관한 강의를 할 때 작곡가 겸 제작자인 한 학생이 질문을 했다.


“선생님, 앞으로 음반이 없어질 것이라고 생각지 않으세요?”


음반 제작에 관한 강의인데 음반이 없어진다니 기가 막혀 뾰족한 답이 쉽게 나오지 않았다. 음악 포털들을 통한 음원 불법 다운로드가 기승을 부려 음반의 판매량이 급속도로 줄어들던 시절이어서 불법 다운로드의 문제를 주제로 토론을 벌이던 중이었다.


“이런 추세라면 CD는 없어질 지도 모르지요. 그러나 디지털 음원도 음반의 일종으로 판매되고 있으니 음반이 없어진다는 가정은 불가능하지 않나요?”


궁여지책으로 내놓은 대답이었지만 지금 생각해도 상당히 괜찮은(?) 답이었다. 실제로 우리나라를 비롯한 세계 각국에서는 디지털 다운로드를 통한 음원판매량이 꾸준히 늘어나는 추세이니 비록 CD는 없어지더라도 음반이 없어진다는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될 듯 싶다. 그래도 CD가 없어지고 음반이 디지털 음원으로만 남는다면 세상이 상당히 삭막해질 것이라는 생각을 떨칠 수가 없다.


갑자기 5년 전의 이야기를 하는 것은 당시에도 대통령 선거로 세상이 시끄러웠고 그 당시 무슨 일이 있었나 하고 생각하던 중 음반이 없어지리라는 가정을 하던 그 작곡가의 모습이 불현듯 떠올랐기 때문이다. 그 작곡가의 예상은 거의 맞은 것이나 다름없었다. CD 판매량은 그 후 계속 줄어들었다. 음반 제작을 하려는 사람들도 찾아보기 힘들 정도가 되었고, 그 질문을 한 장본인도 일찌감치 음반제작에서 손을 떼고 말았다.


가수들의 활동이 위축된 것은 더 말할 나위가 없다. 날이 갈수록 가수 활동을 접고 MC나 DJ 또는 예능인으로 활동 범위를 옮기는 가수들도 늘고 있다. 특히 2007년에는 연기자로 변신하는 가수들이 부쩍 많아졌다. 이미 연기자로 변신해 성공을 거둔 엄정화와 정지훈(비)을 비롯해 윤은혜, 심은진, 데니안, 손호영, 김희철 등은 이미 남다른 연기력을 선보여 칭찬을 들었다. 그 외에도 옥주현 알렉스 최수영 이재진 권유리 등이 연기자로 얼굴을 내밀고 있다.


가수들이 활동 범위를 자꾸 넓히니 좋은 일이지만 이러한 추세라면 5년 전에 음반이 없어지는 것 아니냐는 얘기가 나온 것처럼 이번에는 가수라는 직업이 없어지는 게 아니냐는 얘기가 나올 정도로 가수들의 전업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가수들이 없어지면 이 세상은 얼마나 삭막할까 하고 상상해보다가 금방 쓸 데 없는 걱정이라는 결론이 나왔다. 음반업계는 망했는데 노래방은 번성을 해 전 국민의 가수화에 성공한 데다가 난데없이 노래를 불러 성공을 거두는 배우들도 자꾸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예가 영화 <복면달호>에 출연하며 영화의 삽입곡 ‘이차선 다리’를 부른 차태현과 영화 <미녀는 괴로워>에 출연하며 삽입곡 ‘마리아’를 부른 김아중이라 할 수 있다. 두 사람은 영화로도 성공을 거뒀고, 삽입곡들도 히트하며 가수로도 대성공을 거둔 예라고 할 수 있다.


특히 김아중은 출연 영화 <미녀는 괴로워>가 일본에 수출되며 삽입곡 ‘마리아’도 함께 인기를 누릴 정도로 차세대 한류스타로 각광을 받기 시작했다. 김아중은 블록버스터 드라마 ‘태왕사신기’의 일본 방영으로 다시 한류열풍을 일으키고 있는 ‘욘사마’ 배용준에 이어 제2의 한류열풍을 일으킬 새로운 재목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그러나 김아중과 차태현의 노래가 아무리 히트해도 그들의 직업을 가수라고 부를 사람은 없을 것이라는 결론을 내리다 보면 “정말 가수의 씨가 마르는 것이 아닌가?”하는 의문이 새록새록 생겨나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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