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마딜로로 만든 남미의 희귀 악기 차랑고
아르마딜로로 만든 남미의 희귀 악기 차랑고
  • 김철
  • 승인 2009.1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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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의 사계와 삶의 이미지 / 김철



[인터뷰365 김철] 호랑이가 죽으면 가죽을 남긴다는 말이 있듯이 동물 가운데는 죽은 뒤에도 사체의 일부가 사람들에게 두고두고 요긴하게 쓰이는 것들이 많다. 페루의 안데스 지역 원주민인 인디오들이 애용하는 악기 중에 케나(quena)라는 작은 피리가 있다. 애조를 띤 소리가 특징인 케나는 갈대의 줄기나 동물의 뼈로 만들지만 옛날에는 사랑하는 이의 유골로 만들었다는 섬뜩한 이야기도 있다. 북과 같이 동물의 가죽을 이용한 악기는 어디에서건 쉽게 볼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케나 못지않게 진기한 차랑고(charango)처럼 보기 힘든 악기도 아마 드문 것 같다.



중남미에 서식하는 동물인 아르마딜로(armadillo)를 이용해 만드는 차랑고는 남미 안데스 지방의 인디오들이 쓰는 길이 60cm 가량의 소형 기타이다. 겉모습이 천산갑과 비슷한 딱딱한 껍질을 가진 아르마딜로는 식물의 뿌리에 기생하는 벌레 등을 잡아먹고 사는 야행성 포유류로 길이가 12~40cm에 달한다. 안데스 지역의 원주민들이 식용으로 쓰기 위해 아르마딜로를 무분별하게 남획하면서 멸종 위기에 처하자 근래에는 각국이 보호종으로 관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덩달아 잉카 음악의 연주에 없어서는 안 되는 차랑고도 품귀현상이 빚어지고 있다. 아르마딜로를 이용한 차랑고 제작은 물론, 기존에 만들어졌던 차랑고마저 해외반출을 엄격히 통제하고 있기 때문이다.



사진으로 보는 차랑고는 오래 전에 아르헨티나 교민회장을 지낸 어느 지인으로부터 선물로 받은 것이다. 현지 공항에서 통관할 때 한국음악과 남미음악과의 이해증진과 교류를 위해 반드시 갖고 가야 한다며 설득시키느라 엄청 힘이 들었다는 에피소드를 필자에게 들려준 기억이 난다. 너무 귀한 선물이라 금지옥엽인양 아끼다 얼마 전에 강원도 홍천에 있는 '마리소리골' 악기박물관에 기증했다. 개인적으로 소장하는 것보다 홍천군에서 관리하는 악기박물관에서 영구 전시하면서 많은 분들이 남미의 희귀 악기를 접하고 상상의 나래를 콘도르처럼 높이 날아 폈으면 하는 작은 마음에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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