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 알고 나면 달라 보인다
좀 알고 나면 달라 보인다
  • 김경자
  • 승인 2009.1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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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MO에 대한 소비자 인식 / 김경자



[인터뷰365 김경자] 소비자조사를 하다보면 어느 주제나 상품에 대한 소비자의 태도가 그 주제(상품)를 얼마나 잘 아느냐에 따라 좌우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을 알게 된다. 항상 그런 것은 아니지만 대체로 어떤 주제를 잘 알게 될수록 그에 대해 호의적인 태도를 갖게 되는 것 같다.

GMO에 대한 소비자인식이 그 한 예이다. GMO에 대한 소비자인식을 조사하면서 그들이 GMO에 대해 갖고 있는 인식이 부정적이다 못해 기괴한 지경에 이르렀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GMO에 대한 자신의 인식을 표시할만한 사진이나 그림을 찾아오게 했더니 나이를 막론하고 가져온 그림들이 조각조각 얼굴이 꿰매진 프랑켄슈타인 사진, 돌연변이 물고기 사진, 온 몸이 뒤틀린 장애아 사진, 머리는 물고기이고 몸은 사람인(인어랑 대비시켜 봐도 정말 아름답지 않은) 뭐 그런 사진들이었다. 일단 GMO가 유전자조작식품쯤으로 번역되기 때문에 소비자들은 GMO를 무언가 신성한 ‘유전자’를 인간이 감히 ‘조작’해서 신의 영역을 침범하거나 자연의 질서를 어지럽히는 그 무엇으로 생각한다.

물론 GMO의 안전성에 대한 논란은 아직도 진행중이다. 식품의약안전청이나 농업관련기관에서 행하는 GMO의 안전성 검사결과를 신뢰하지 않는다면 말이다. 인터넷이나 언론에 떠도는 GMO에 대한 부정적인 설명들은 소비자를 더 불안하게 한다. 소비자조사에 참가한 한 주부 소비자는 GMO를 수입하는 정부를 ‘국민을 미국에 팔아 장사하는 장사치’라며 극렬하게 성토했다. 이민까지 생각하고 있다는 것이다. GMO의 ‘유전자’라는 용어는 그 효과가 대를 이어 유전될 것 같은 느낌을 주고 ‘조작’이라는 단어는 사람들을 나쁜 방향으로 이끌어가는 그 무엇같은 느낌을 주는 모양이다.

그러나 우리가 섭취하는 식품에서 유전자의 변이는 자연상태에서도 계속 일어나고 이미 인위적인 교배를 통해서도 수십 년 동안 행해져온 것이다. 오래 전 수확량이 형편없던 야생벼가 오늘날 차지고 수확량이 많은 벼로 개량된 것도, 작고 맛없던 사과가 좋은 향과 아름다운 색을 가진 오늘날의 크고 맛있는 사과로 개량된 것도, 노란 고추나 보라색 버섯을 먹을 수 있게 된 것도 모두 유전자를 변화시킨 결과이다. GMO가 그것과 다른 점은 이전의 품종개량이 들판에서 교배를 통해 오랜 세월에 걸쳐 이루어졌다면 유전자 해독이 가능해진 지금 실험실에서 바로 이루어진다는 차이이다.

생물학자와 GMO관련 기술자들에 따르면 유전자는 일종의 단백질로 사람이 섭취하면 위에 들어가 몸에 흡수되는 다른 단백질처럼 똑같이 분해되고 흡수된다고 한다.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았던 새로운 단백질이나 다른 어떤 요소를 만들어내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가령 예전의 사과에 향을 좋게 하는 것과 관련된 유전자가 하나였다면 GMO는 그것을 두 개, 세 개로 만들어 향을 더 좋게 만드는 것이다. GMO는 식품의 품종개량은 물론, 작물의 기능성 강화, 의료, 환경정화 등 다양한 분야에도 사용될 수 있다.

GMO의 안전성을 검증하기 위해 여러 관련기관에서는 GMO가 사람의 몸속에서 독성을 일으키는가, 기존의 식품에서 발현되는 것 외의 새로운 물질을 생성하는가 등을 검사한다.물론 그것만으로 소비자들에게 GMO가 100% 안전하다고 설득시키기는 어렵다. 사람들은 오랜 세월 임상실험을 거쳐 검증된 안성성을 원하니까 말이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100% 안전성을 확신할 수 없다고 해서, GMO개발을 멈추고 GMO섭취를 전면금지해야 하는가에 대해서는 이견이 있다. 이미 우리는 GMO콩을 수입해서 먹고 있고 대체품을 갖고 있지 않다. 미국이 주도권을 잡고 있는 종자시장에서 우리도 GMO를 개발하지 않으면 농업을 지키기가 힘들다고 한다.

GMO에 대해 이런 정도만 이야기해 줘도 대부분의 소비자들은 다소 태도를 바꾼다. ‘내 아이에게 먹이긴 그렇지만 나는 그냥 먹을게요’라고. 확실히 무언가에 대해 조금 더 알고 먹으면 불안감이 덜해지는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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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자

소비자경제 전문가, 서울대 소비자학과에서 학석사를 마치고 일리노이주립대에서 '소비자경제학' 박사학위 취득, 현 카톨릭대 소비자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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