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의선 최북단 도라산역 풍경 / 김철
[인터뷰365 김철] 한 무리의 철새가 창공을 가로 질러 훨훨 날아다닌다. 분단의 아픔을 알 리 없는 새들은 자유롭게 남북을 맘대로 오간다. 더없이 평화로운 모습이다. 파주시 민통선 안에 있는 경의선의 최북단 도라산역에서 바라본 일단의 풍경이다. 언젠가 취재차 간 판문점에서 휴전선 하늘을 날던 철새의 모습을 보던 것과 다를 게 없다.
남북화해의 상징으로 우람하게 지은 역사는 이따금 관광객들만 찾을 뿐 대합실은 텅 비어 있다. 2년 전에 재개통돼 개성을 오가던 화물열차는 1년 만에 북한의 일방적 육로통행 제한조치로 운행이 중단됐다. 애초부터 여객이 없던 역은 그나마 화물열차마저 끊겨 어쩌면 세상에서 가장 쓸쓸한 역으로 전락한 게 아닌가 싶다.
산천이야 예나 지금이나 그대로지만 남북을 맘대로 오갈 수도 없다. 조그마한 영토가 분단된 것만도 억장이 무너질 일인데 세월이 얼마만큼 흘러가야 철새처럼 자유롭게 금수강산을 왕래할 수 있을까. 인적 없는 도라산역의 대합실은 어서 평화로운 그날이 오기를 기다리며 만날 의자를 비워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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