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심장, 강호동에게 독이 되나
강심장, 강호동에게 독이 되나
  • 김우성
  • 승인 2009.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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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호동 토크쇼라더니... / 김우성

[인터뷰365 김우성] '강호동 토크쇼'를 선언하며 지난달 6일 첫 방송을 시작한 SBS <강심장>이 20%에 육박하는 시청률을 유지하며 순항 중이다. 경쟁프로그램에 밀려 고전을 면치 못하다가 폐지된 <야심만만> 후속격임을 상기할 때, 강호동 개인으로서는 쾌재를 부를 만한 성과다. 폭로ㆍ고백 형식의 반복에 거부감을 나타내는 의견도 일부 있지만, 시청자들의 호기심 역시 여전히 '반복'되고 있다. 한마디로 프로그램 자체는 재밌다.
아쉬운 건 '왜 굳이 강호동이었을까'이다. <강심장>에서 강호동의 역할은 <야심만만>에서와 별반 다르지 않다. '준비된 대본에 의해 게스트가 발언하면 극성스러운 리액션으로 분위기를 끌어올리고, 중간중간 느슨해질라치면 스튜디오 전체를 확 잡아당기는 교통정리'. 요약하자면 이렇다. 그런데 이같은 진행방식이 바로 <야심만만>의 강호동이 <무릎팍 도사> <1박 2일>의 강호동에 비해 이질적으로 느껴졌던 이유다.

진행자로서 강호동의 특장점이 가장 잘 살아난 프로그램은 <무릎팍 도사>다. '모래판'과 '무대'라는 전혀 다른 장소에서 정상에 오르기까지 그가 겪었을 애환과 눈물은, 매주 다양한 분야의 사연 많은 인물을 상대할 수 있는 밑바탕이 된다. 거기에 더해 특유의 천연덕스러움과 변화무쌍한 표정은, 아무리 곤란한 질문을 받아도 무장해제할 수밖에 없는 동기를 게스트에게 부여한다.
<1박 2일>의 야생에서 강호동의 진가는 더욱 빛을 발한다. 앞서 언급한 매력에 남성적 기질이 살짝 더 얹어졌을 뿐인데, 어디로 튈지 모르는 오합지졸 멤버들이 그를 따르며 화음을 낸다. <무릎팍..>과 <1박 2일>은 '대본을 뛰어넘는 발언, 대본에서 빗나간 상황'을 무시로 만들어낸다는 점에서 공통분모를 갖는다. 강호동이 아니면 상상할 수 없는 광경이다.





입담, 개인기, 그리고 집단고정게스트

<강심장>이 강호동의 입지에 불리하게 작용할 수밖에 없는 가장 큰 원인은 '짜고 치는 고스톱', 인위적인 설정이다. 사전인터뷰 없이 토크 프로그램을 제작한다는 건 불가능하겠지만, 최소한 <강심장>을 거쳐 간 게스트들의 '준비된' 사연 앞에 강호동이 끼어들 자리는 협소해 보였다. 17일 방송에서 소녀시대 제시카와 배우 서지석이 서로에 대해 고백하는 장면은 특히 압권이었다. 방송 다음날 쏟아져 나온 두 스타의 러브라인 기사에 누리꾼(시청자)들은 '대본심장'이라는 비아냥을 서슴지 않았다. 강호동만이 할 수 있는, 강호동식 토크쇼를 기대했던 팬들은 실망을 감추지 않았다.
또 하나의 중요한 원인은 '재미는 있으나 다를 게 없는 구성', 즉 식상함이다. <서세원의 토크박스>, <미녀들의 수다>, <세바퀴>, <스타골든벨> 등 얼핏 헤아려 봐도 적지 않은 프로그램이 중복된다. 심지어 <야심만만>과는 세트만 바꿔놓은 느낌이다. <야심만만>의 실패를 부랴부랴 덮기 위해 당사자인 강호동의 희생이 필요했던 것일까. 애초부터 '강호동 토크쇼'가 아니라 '집단토크버라이어티'라는 수식어를 앞세우는 게 더 나을 뻔 했다. 진행자가 제3의 인물이라는 전제하에 말이다. 이대로라면, 아이돌 게스트가 모두 빠져나갔을 때 천하의 강호동이라도 버텨낼 재간이 없다.


김우성 기자 ddoring2@interview365.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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