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365 김철】같은 고구마라 해도 시중에서 유통되는 것보다 산지에서 먹는 고구마가 훨씬 더 맛있게 느껴진다. 식품의 신선도가 미각을 좌우한다지만 산지라는 환경적인 요인이 감각작용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할 수 없다. 비단 고구마만 그런 게 아니다. 현장감이 살아있는 자연식품들이 시중의 것보다 더 먹음직스러워 보이는 것도 같은 이유라 하겠다. 올해도 작년에 이어 고구마 가격이 엄청 올랐단다. 서리가 내리기 전에 일찌감치 텃밭에서 거둔 밤고구마가 작년에 이어 올해도 쏠쏠했다.
심은 대로 거둔다거나 봄에 씨를 뿌리지 않으면 가을에 후회한다는 격언은 백 번 들어도 지나칠 수 없는 말이다. 무슨 까닭인지 알 수 없지만 봄배추는 몽땅 썩어 한 포기도 건지지 못했지만 김장용 가을배추는 그런대로 알이 여문 것 같다. 조그마한 텃밭을 일구는 데도 할 일은 다해야 한다. 김장철이 되면 매년 배추 무 고추 등의 가격이 치솟아 시장이 불안하다. 그나마 옛날처럼 한꺼번에 김장을 하지 않고 필요할 때마다 나누어 담아 먹는 것을 다행이라고 해야 하나.
세찬 비바람에도 아랑곳없이 야무지게 살찌우던 감과 무는 어느 사이 곶감과 무말랭이로 다시 태어나 열심히 다이어트를 하고 있는 중이다. 건성으로 보면 한낱 먹거리에 불과하지만 농부의 입장에서 보면 하나같이 눈물겹다. 먹거리에 대한 불신이 만연해도 신토불이 자연식품들이 흔들림 없이 버티고 있어 든든하다. 갈수록 인터넷을 통해 유통과정을 생략한 생산자와 소비자 간의 농산물 직거래가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는 추세다. 신선한 자연식품을 현장에 가지 않고도 믿고 구매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