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향을 닮은 죽마고우의 그윽한 우의
국향을 닮은 죽마고우의 그윽한 우의
  • 김철
  • 승인 2009.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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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의 사계와 삶의 이미지 / 김철




[인터뷰365 김철] 화단에 심은 대국의 탐스럽고 우아한 꽃이 며칠 서울에 다녀온 사이 모두 시들었다. 잠시 매서웠던 영하의 추위를 못 견딘 탓이다. 그러나 소국은 여간해서 시들지 않는다. 첫눈이 내릴 때까지 끈질기게 버틴다. 대국과 소국 중에 어느 것이 좋으냐하는 것은 어리석은 분별이다. 국화는 각자 가꾸고 즐기기 나름이기 때문이다. 대국의 탐스런 꽃은 구태여 설명이 필요 없다. 반면에 소국은 분재로 길러 아기자기한 꽃을 오래도록 감상할 수 있다는 점에서 대국과는 또 다른 멋을 풍긴다.




화분에 기른 대국을 내년에 다시 볼 요량으로 화단에 조급하게 옮겨 심은 것이 불찰이다. 거실에 두고 한참 즐긴 뒤 시들고 난 다음 옮겨 심어도 괜찮은데 말이다. 대국과 소국 모두 아랫마을 ‘죽림산방’의 쥔장이 작년에 이어 내게 선물로 준 것이다. 인근 초등학교에서 교육자로서 중책을 맡고 있는 죽마고우는 내로라하는 국화전문가이다. 자연산책을 통해 한 번 소개했지만 그의 집인 ‘죽림산방’은 만추가 되면 온갖 국화들로 장관을 이룬다.




우리들은 서로 집안에서 사군자를 기르며 1년 내내 즐긴다. 그러나 국화만큼은 화분에서 혼자 기르기가 쉽지 않다. 내 경우는 서울을 자주 오가는 데다 무엇보다 정성이 부족한 탓에 그냥 손쉽게 노지에서 기르다 보니 국화가 볼품이 없다. 그걸 죽마고우가 해마다 아낌없이 메워주고 있으니 얼마나 아름다운 정분인가. 도회지에서 느낄 수 없는 국화의 향기보다 더 그윽하고 고마운 우의라 하지 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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