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 l 남쪽으로 튀어!
Book l 남쪽으로 튀어!
  • 마리
  • 승인 2007.1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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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후보들... 그들도 혹시 튀어버리고 싶진않을까? / 마리

[인터뷰365 마리] <공중그네>가 아주 오래 베스트셀러가 되면서 너무 잘 알려진 오쿠다 히데오의 책들이다.<남쪽으로 튀어!>를 제외한 나머지 책들은 모두 같은 형식을 가지고 있다. 어떤 강박증 내지 편견같은 이른바 <문제>를 갖고 있는 사람이 그것을 해소해 가는 이야기이다. 그런데 그 해결해 가는 과정이 아주 코믹해서 독자들을 뒤로 넘어가게 하는 테크닉이 덧붙여진 덕에, 이 책들은 베스트셀러가 되었다.


또한, 희한하게도 오쿠다히데오가 선택하는 그 <문제>라는 것들은 <너무 잘하려는 데서 생긴 문제> 들이 대부분이다. 그래서 이 책들은 일단 그 문제많은 주인공들과 그에 못지않은 우리 독자들의 어깨힘을 살살 웃겨가며 빼주는 작업부터 시작된다. 실제로 읽다보면 불필요하게 쎄게 들어갔던 힘이 조금씩 빠지는 느낌이 든다. 그래서 편해진다.


이런 오쿠다히데오의 책 중 나름 장편인 책이 있다. <남쪽으로 튀어!> - 제목부터 도발적이다. 정말 확 튀어 버릴까? 하게 하지 않냔 말이다. 어릴쩍 뭔가 일이 저질러진 순간이면, 반드시 누군가 이렇게 외친다.


" 튀어 ! "


이 소리는 어른이 된 지금까지도 들었다하면 바로 뛰고 보게 하는 마력을 지니고 있는 단어다. 실제로 이 소리가 갖고 있는 마력은 여러 TV의 몰래카메라 등에서 입증된 바 있다.


이 책은 한 가족의 어린 아들의 시점에서 씌여졌다. 그 아이의 입장에서 보면 아빠는 튀어도 너무 튀는 인간이다. 그래서 아주 골치가 아픈 유년을 보내다가 결국 가족모두가 남쪽으로 튀게 된다. 그러나 엉망이 된 채 튀는게 아니라 아주 행복하게 남쪽으로 튄 가족. 여기서 남쪽은 아빠가 살고 싶은 세상이다. 알아서 잘 먹고 잘들 살았을 텐데 괜히 똑똑한척하고, 그게 합리적인 양 하면서 공연히 <정부>같은 건 세워가지고, 정작 하는 일도 없으면서 관리해준답시고 세금 내라하는 그런 사람조직이 없는 곳. 그냥 우리끼리 알아서 평화롭게 잘 하고 있거든요? 근데 왜 세금내라 하세요? 이런 곳.


사실 그게 정말 옳은 걸까? 생각할 겨를도 없이 수십 개의 교과과목으로 외워라! 너만 안 외우면 못산다! 하는 교육이 아니라 선배를 보고 좋은 건 따라하며 배우고, 아닌 건 스르르 없어지고, 좋아서 따라하다 보니 내가 더 발전시키고..그런 선순환으로 발전되는 곳. 그래서 학교도 없는 곳.


시간을 절약하자(근데 왜 절약해야 하지?? )는 취지에서 만들어진 갖가지 전기제품 등등..그로인해 몸을 안 쓰다 보니 사람은 약해지고 머리는 커져서 안해도 될 생각들을 하게 된다. 그러니 그런 거 일체 사용하지 않고 사는 곳. 자연 속에서 꼭 필요한 것만 구하며 사는 곳.


문제는 그런 세상이 어디에도 없다는 거겠지.


그런데 이 아빠는 그런 세상은 없어... 휴... 이러는 것이 아니고, 도꾜 한복판에 살때도 그런 세상을 만들려고 한다. 그러니 얼마나 튀었겠는가. 사실 그 아빠는 운동권조직에서 알아주던 스타였는데 급기야 운동권이고 반사회단체고 어쨌든 <조직>은 필요없기 때문에 독자적으로 하고 싶은대로 하고 사시는 분이다. 그 자식인 아이는 사사건건 튀는 아빠 때문에 창피해서 못사는 나날의 연속이었는데, 이 아빠 급기야 폭탄 같은 거 터뜨려버리는 뭐 그런 사건과 연루된다. 그리고 말씀 하시는 거지. 다 필요 없어. 남쪽으로 간다 ! 황당해진 아이는 어쨌거나 따라갈 수 밖에 없는데 거기서 아빠가 주장해온 것들이 허무맹랑이 아니라는 것을 웃기는 상황 속에서 조금씩 알아가게 된다. 오로지 하나 바라는 건, 학교를 갈수 있을까...가 전부였던 도시의 아이가 그곳에서 자기도 모르게 아빠를 닮기 시작하려는데..그곳이라고 어찌 현실과 무관하겠는가. 리조트개발 같은 사건이 접근해오면서 그 가족은 이제 단체로 튀는 가족이 된다. 급기야 불도저 하나를 해치우시고 이제 아빠는 더 남쪽으로 튀어버렸다.



선거공방전이 시작되더니 드디어 어제는 후보들의 CF가 방송을 타기 시작했다. 그 옛날 <노무현의 눈물>로 효과를 봐서인지 지금 후보들의 CF 역시 표 쥔자들의 마음을 건드리려는 테마가 역력하다. 그러나 왠지 마음을 건드리고 있지는 못한 것 같다. 좀 더 확실하게 튀어주면 안될까. 남쪽이 아니라 남극에라도 튀어버리고 싶은 요즘 우리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 정말 제대로 튀어주는 그 한 사람이 참으로 아쉬워서... 어제 CF를 보다가 문자 메시지라도 찍어 보내고 싶더라니깐.


" 튀어 ! "



* 사족 1 : 위의 책 사진 중 약간 뒤쪽으로 물러서서 멋쩍어 하고 있는 <한밤중에 행진> 이란 책은 오쿠다 히데오의 그야말로 <사족>에 드는 책이다. 저 책은 안 사주는 게 작가에게 도움 주는거다.


* 사족 2 : 오쿠다 히데오의 책은 그야말로 책 한번 지지리도 안 읽는 습관이 들어버린 사람을, 독서가로 꼬셔볼라 할 때 사주면 효과를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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