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뚜기가 갇힌 경우와 해방됐을 때의 차이
메뚜기가 갇힌 경우와 해방됐을 때의 차이
  • 김철
  • 승인 2012.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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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365 김철】페트병 안에서 큼직한 메뚜기인 방아깨비들이 난리법석이다. 디카에 담기 위해 잠시 페트병에 넣었을 뿐인데 넣는 순간부터 그런다. 고작 세 마리에 불과한 데도 페트병에 부딪히는 소리가 요란하다. 마구 위와 좌우로 날뛰고 서로 뒤엉키기도 한다. 그러다 잠잠한가 싶더니 금세 시끄럽게 요동친다. 그리고 2분가량 지나 다시 마당가의 풀밭에 놓아 주었다. 그 순간부터 언제 그랬느냐는 듯 평온한 모습으로 돌아간다. 디카를 갖다 대도 가만히 있다.

미물들에게도 구속된 삶과 자유로운 삶의 차이는 천양지차이다. 갇힌 2분은 방아깨비들에게는 아마 생지옥과 다름없었을 것이다.

추석을 앞두고 들판이 서서히 황금색으로 변하면서 벼메뚜기도 여기저기에서 활개를 친다. 벼가 익기 시작할 때면 산촌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풍경이다. 이는 과거와 달리 농약이나 제초제 같은 농촌 특유의 심각했던 환경오염이 눈에 띄게 완화되고 있다는 뜻이다.

농로의 풀밭에서 벼메뚜기들과 더불어 살던 큼직한 방아깨비를 대여섯 마리 잡아 집안의 풀밭에 방사했다. 산란철을 맞아 녀석들이 혹시 농약이나 제초제, 예치기 등에 의해 희생될 가능성도 없지 않다.

그런 곳보다 오히려 안전한 곳이 집안이다. 벼논이 바로 앞에 있는 데다 오래 전부터 각종 메뚜기 등 곤충들이 잡초가 많은 집안에 서식하고 있다는 것은 생육환경이 괜찮기 때문일 것이다. 그렇지만 메뚜기들의 처지에서 본다면 삶의 터전이 광활한 들판보다야 집안이 우선은 안전하다 해도 더 나을 리가 있을까.

사람은 한평생 살아가면서 적어도 가족과 사회의 구성원으로서는 물론 심지어 사물의 속박으로부터도 자유로울 사람이 아무도 없다. 그런 게 삶의 이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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