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슬기가 있어야 반딧불도 먹고 산다
다슬기가 있어야 반딧불도 먹고 산다
  • 김철
  • 승인 2012.0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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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365 김철】환경이 청정했던 유년시절에는 고향 하천에 다슬기가 많았고 반딧불을 잡아 장난을 했던 기억이 난다. 밤중에 날아다니는 반딧불을 잡아 어른들 말씀대로 진짜 글을 읽을 수 있는지 책에 비쳐보기까지 했다. 형설지공(螢雪之功)의 형은 반딧불에서 나온 이야기이다. 다른 말로 개똥벌레와 반딧불이라고도 하는 반딧불은 다슬기가 있는 지역에서만 볼 수 있다. 세월이 흐르면서 산촌까지 각종 오염에 시달리면서 그 흔하던 다슬기와 반딧불도 언제부턴가 자취를 감추고 말았다. 심지어 요즘과 달리 메뚜기조차 볼 수 없던 시절이 있을 정도였다.

환경오염이 피부에 닿기까지는 많은 세월이 소요됐다. 이젠 농민들도 농약의 무서움을 알고 비료를 많이 뿌릴수록 땅이 망가진다는 것쯤은 상식으로 안다. 경제적으로 중노동을 하지 않아도 어느 정도 기초생활은 보장되는 수준이 되면서 경작하기 힘든 산골짜기의 논밭이 버려진 휴경지로 많이 증가하는 추세에 있다. 하천이 옛날보다 점점 맑아지는 요인이다. 자취를 감췄던 다슬기가 몇 년 전부터 서서히 눈에 띄기 시작한다. 불볕더위에서도 몇 분이면 한 줌의 다슬기를 건질 수 있는 환경으로 변했다.

반딧불은 유충일 때 다슬기를 먹고 산다. 성충인 반딧불의 수명은 2주 정도로 짧다고 한다. 그것도 6월경에나 한시적으로 관찰이 가능하다. 올해는 6월을 넘겨 귀향한 탓인지 반딧불을 발견할 수 없어 유감이다. 무주의 반딧불축제는 잘 알려져 있다. 반딧불만큼 환경지표가 되는 곤충도 드물다. 지방에 따라서 ‘올갱이’라고도 하는 다슬기가 있는 곳이라면 청정지역이라고 할 수 있다. 다슬기를 먹지 않고서는 살기 힘든 반딧불의 생애가 비록 짧고 좁다고 해도 그 세계가 먹고 사는 문제로 끊임없이 아귀다툼을 벌여야 하는 인류사회의 생지옥보다 훨씬 더 청정하지 않나 하고 개울의 다슬기를 보면서 한참 생각에 잠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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