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선교 돼지불고기, 명월집
삼선교 돼지불고기, 명월집
  • 황두진
  • 승인 2007.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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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강 돼지불고기를 만나려면 / 황두진


[인터뷰365 황두진] 성북구 동소문동 어느 골목에 들어서면 음식점인지 아닌지 분간이 안가는 독특한 외관의 고기집이 하나 있다. 이름도 예사롭지 않은 <명월집> 이다.이 집의 메뉴는 단 하나.씹는 순간 ‘툭’하고 터지며 입 안 한가득 육즙이 퍼지는 빨간 양념의 돼지불고기(11,000원) 뿐이다.


명월집에 들어서면 식욕을 자극하는 데에 기여함직한 나무재질의 둥그런 테이블 한가운데 떡 하니 박혀있는 정사각형 철판이 시선을 잡아끈다. 무려 50년이라는 이 집의 역사와 함께 한 철판이라니 타의 모방을 불허할 수밖에.


명월집에서는 영업시간이 되기 전부터 테이블 위의 모든 철판을 달구기 시작하는데 까만 철판 사이사이로 보이는 파란 불꽃을 보며 불판이 달궈지길 기다리고 있으면 홀 한쪽 구석에서는 시뻘건 불기둥이 오르락내리락 한다. 사장님의 초벌구이가 시작된 것이다.


‘돼지불고기’를 주문하면 고기가 불판으로 옮겨오기 전에 배추, 양배추, 상추, 고추, 마늘 다섯 가지 야채가 정갈한 모양새로 테이블을 둘러싼다. 넉넉한 상차림을 기대한 분들께는 다소 단조로워 보일 수도 있겠다. 하지만 염려 마시라. 그리고는 즉시 불판의 1/4을 새빨간 김치가 자리하면서 고기를 기다린다. 300도의 고온에서 순식간에 구워진 고기는 주사위 크기로 잘려져서 육즙을 그대로 간직한 채 각각의 불판으로 올려 진다. 명월집의 돼지불고기는 아무리 뜨거워 보여도 절대 입천장이 데지 않는다. 바로 ‘고온에서 순식간에’ 구워진다는 그 구이법 때문이다.


명월집의 돼지불고기는 아무것도 곁들이지 않고 구워진 그대로 먹는 불고기 본연의 맛에서부터 양념소스에 찍어 먹는 매콤한 맛, 그리고 불판위에 함께 올라가는 김치를 곁들이는 매운맛까지 3가지 맛으로 즐길 수 있다. 정신없이 고기를 먹다보면 소주 생각도 날 법 할 터. 얼얼한 입 안에 소주 한잔 털어 넣고 아욱국물 벌컥 들이키고 있노라면 함께 와서 먹고픈 사람들이 하나둘 떠오른다.


본래 <명월집>은 연남동에서 유명해졌다. 그리고 지금의 동소문동으로 옮겨온 것. 하지만 그 전보다 테이블 2개가 늘어났을 뿐 사장님이 직접 테이블로 와서 현란한 손놀림으로 초벌로 구운 고기를 어떻게 익혀야 하는지, 어떤 방식으로 먹어야 하는지를 알려주는 모습은 여전하다.


명월집에 갈 때는 주의해야 할 사항이 있다. 정확하게 저녁 5시 반부터 영업을 시작하는데 30분만 늦게 가도 줄 서서 기다리는 걸 감수해야 한다는 것과 신선한 고기가 준비되지 않았을 때는 심지어 가게 문을 열지 않을 정도로 그 날 그 날의 고기 양은 한정되어 있다는 것이다. 그러기에 명월집에선 ‘고기 추가주문’이란 개념이 없다. 처음 시킨 고기만 먹고 나가는 것이 이 집의 룰이다.


만시지탄(晩時之歎: 시기에 뒤늦었음을 원통해 하는 탄식). 모든 일에는 때가 있다. 추운 겨울 다 가기 전에 사장님의 억척스러운 고집으로 이루어 낸 돼지불고기를 맛보려면 명월집으로 찾아가보자. 지하철 4호선 한성대입구역 7번 출구 근처. 전화 764.6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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