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란한 유산의 가치를 드높이는 중년 3인방
찬란한 유산의 가치를 드높이는 중년 3인방
  • 김우성
  • 승인 2009.0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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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부한 스토리 극복한 베테랑의 힘 / 김우성

[인터뷰365 김우성] '신데렐라, 들장미소녀 캔디, 키다리 아저씨, 콩쥐팥쥐' 의 공통점은?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오래도록 사랑받아온 위의 이야기들은 현재 안방극장 최강자로 올라선 SBS 주말드라마 <찬란한 유산>과 조금씩 겹쳐진다. 바꿔 말해, 진부한 구조라고도 볼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드라마가 시청자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이끌어낼 수 있었던 데에는 '캐스팅의 승리'라고 일컬어지는 주조연들의 맛깔스런 연기가 자리하고 있다. 가녀린 억척 소녀이든 표독스런 악의 화신이든, 캐릭터 하나하나가 마치 동화 속에서 그대로 걸어 나온 듯한 앙상블을 선보이며 팬층을 단단히 다지는 중이다. 그 중에서도 중년 연기자들의 활약은 단연 돋보인다. 찬란한 '유산'을 한층 빛나게 하는 중년 3인방의 매력을 들여다봤다.




사이코패스 멀리서 찾지 마세요

사망한 재혼남의 아이들을 길거리로 내몰고 재산까지 빼돌린 계모 '백성희'를 2009년 상반기 최고의 악녀로 꼽는 의견에 아마 누구라도 이의가 없을 것이다. 피도 눈물도 없는 그녀는 자신의 치부를 숨기기 위해 발달장애 아들을 먼 곳으로 데려가 내버리는(?) 범죄 행위마저 서슴지 않는다. 친딸 승미(문채원)와 선우환(이승기)의 혼사가 잘못될까 우려해 은성(한효주)에게 다시 접근하여 천연덕스럽게 웃음 짓던 장면에서는 적지 않은 시청자가 뒷목을 움켜쥐었다. 계모 백성희는 사이코패스의 전형을 보여준다. 사이코패스는 감정을 지배하는 전두엽 기능이 약해 다른 사람의 고통에 무감각하고 양심의 가책을 느끼지 않으며, 사소한 일에도 강한 공격적 성향을 드러낸다고 알려져 있다. 온화하고 지적인 이미지의 김미숙이 '공공의 적'으로 돌아설 줄 그 누가 예상했을까. 동정표를 한 몸에 받고 있는 은성이 오히려 계모에게 고마워해야 할 판이다.




트로이카의 굴레를 과감히 던져버리고

변신하면 오영란 여사(유지인)도 빼놓을 수 없다. 드라마 속 절친 백성희와는 정반대의 변신이다. 사실 유지인은 70, 80년대 스크린을 호령한 여배우 트로이카 2대(유지인 장미희 정윤희)의 선두 주자였다. 지금의 여느 톱스타 부럽지 않은 인기를 누렸고, 그녀가 움직이는 게 곧 뉴스였다. 그랬던 그녀가 2000년대 들어 연기활동을 재개하더니 <찬란한 유산>을 통해 이전의 고혹적이고 도도한 자태를 완전히 벗어 던지는 데 성공했다. 철딱서니 없는 딸 선우정(한예원)이 무색할 정도의 푼수연기로 큰 웃음을 안기는 중이다. 시청자들과 한층 가까워졌음은 물론이다. 더욱이 직전에 출연했던 드라마 <내조의 여왕>에서 단순한 '중년'을 연기했던 것에 반해, 이번에는 자신만의 캐릭터를 만들어냈다는 데에 그녀로서는 의미가 크다. 어쨌거나 출연작의 연이은 흥행으로 '제2의 전성기'라는 말이 나옴 직한 활약이다.




나도 집사가 있었으면 좋겠다

집사라는 직업이 이렇게 매력적이었던가. 이승형이 연기하는 표집사는 보는 이로 하여금 집사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넘어 '나도 한 번 해보고 싶다'는 생각마저 들게 하는 <찬란한 유산>의 일등공신 캐릭터다. 표집사는 회장의 식구들이라 할지라도 필요할 때는 단호하게 대하면서도 때로는 섬세한 감성으로 양볼을 붉히는 양성적 이미지를 지녔다. 직업 자체도 그렇지만, 확실히 전에 없던 캐릭터다. 또한 그는 못하는 게 없다. 장숙자 여사(반효정)의 경호는 기본이고, 요리 등 집안 살림을 도맡아 하며, 심지어 물리치료까지 가능하다. 이쯤 되면 장 여사가 가족들보다 그를 총애하는 이유를 알만하다. 표집사는 앞으로 오영란을 향한 애틋한 감정을 드러내며 더욱 흥미를 자아낼 예정이다. 자 그럼 오늘 저녁엔 표집사가 추천하는 생태탕에 무조림이나 먹어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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