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흐의 후원자, 물감가게 탕기아저씨
고흐의 후원자, 물감가게 탕기아저씨
  • 정욱
  • 승인 2007.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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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hind the Curtain / 정 욱


[인터뷰365 정욱] 투박하고 거친 느낌의 붓 터치에 강렬한 색채감. 가난했기에 모델을 구할 돈이 없어서 스스로 모델이 되어 자화상을 많이도 그린 가난한 화가. 스스로 천재임을 알았던 예술가이며, 자신의 귀를 잘라버린 정신병자이기도 했던 사람. 미술역사의 가장 중요한 화가이며, 세계 모든 이에게 사랑받는 현대미술사의 진정한 거장 '빈센트 반 고흐(Vincent van Gogh)'는 당대에도 그렇듯 지금까지 많은이의 사랑과 함께 궁금증을 남긴 위대한 예술가이다.


감자를 먹는 사람들, 해바라기, 자화상, 밤의 카페, 별이 빛나는 밤에 등 수많은 반 고흐의 작품을 보면 그의 예술에 대한 열정과 함께 절박했던 그의 삶을 엿볼 수 있다. 이런 고흐의 작품 중 일본풍의 그림을 뒤로하여 수염이 그렇듯하게 나고 챙이 알맞은 모자에 인심좋은 인상을 하고 있는 한 아저씨의 초상화를 볼 수 있는데 바로 '탕기영감의 초상'이란 작품으로 고흐는 바로 이 탕기아저씨를 소재로 세편의 초상화를 그렸고 이 작품들은 고흐 작품의 큰 전환점이 된다.


이는 그동안 네덜란드에서 그려왔던 어둡고 침울한 분위기에서 벗어나 밝고 화사한 느낌으로의 전환을 의미하며, 빛의 사용과 표현에 대한 고흐의 변화를 보여주는 의미있는 작품이다. 그렇다면 반 고흐의 대표작 중 하나인 '탕기영감의 초상'의 주인공 탕기아저씨는 어떤 사람이었을까?


줄리앙 프랑수아 탕기 Julien Francois Tanguy. 그는 몽마르트 클로젤거리 그림물감 상점의 주인이었으며, 가난했던 당대 화가들(특별히 후기 인상주의)의 정신적, 물질적 후원자이기도 했던 인물로 많은 화가들이 그를 '페르 탕기(Pere Tanguy)' 즉 '탕기아저씨'라고 친근하게 부르며 좋아했다.


미술역사에 길이 남은 유명 화가들의 대부분이 당시에는 무척이나 가난했는데, 그런 화가들이 그림을 그리기 위해 화구를 구입할 때 탕기아저씨는 돈을 받기보다는 화가의 그림을 대신 받기도 하고, 때론 외상으로 주기도 하였다. 사실 그 당시에는 어느 누구도 그 화가들의 그림이 어마어마한 가치의 작품으로 평가받으리라는 생각은 꿈에도 못했을 때 였는데도 불구하고...


반 고흐 역시 탕기아저씨로부터 많은 도움을 받았는데, 왕성하게 그림을 그리던 시기는 물론이요 고흐가 정신이상을 일으키며 병원에 치료를 받고 있을때에도 탕기아저씨는 고흐의 쾌유를 기대하며 노력하였고, 병원에서 조금씩 회복하며 그렸던 고흐의 작품을 자신의 가게에 전시하기도 했다.


반 고흐와의 특별한 관계로 유명했고, 고흐가 생을 마감하는 순간까지도 그의 후원자를 자처했던 탕기영감은 사실, 고흐 뿐 아니라 미술역사를 대표하는 모네, 세잔, 고갱, 르누아르, 피사로 외 많은 화가들을 돕기도 했다. 또한 그는 미술상인으로도 놀라운 역활을 하였는데, 당시에 파리에서 무려 70km나 떨어져있던 바르비종(Barbison)이나 파리 북부에 있는 아르장퇴유(Argenteuil)지역을 돌며 미술품 순회판매를 할 정도였으니 이러한 그의 열정과 노력은 당대 화가들이 가진 예술적 감성 이상의 것이라 할 수 있다.


"어제 탕기 아저씨를 만났어. 그는 내가 막 완성한 그림을 가게 진열장에 걸었어. 네가 떠난 후, 그림 네 점을 완성했고 지금은 큰 그림을 그리고 있는중이야. 이 길고 큰 그림들을 팔기는 어렵다는 걸 나도 알고 있어. 하지만 나중에는 사람들도 그 안에서 야외의 신선함과 편안함을 느끼게 될 것이야."


고흐가 사랑했던 동생 테오에게 보냈던 영혼의 편지를 보면, 당시 고흐가 얼마나 탕기아저씨를 의지하고 기대했는지 알 수 있다. 살아 있는 동안 작품에 대한 찬사보다는 논쟁을 더 많이 받았던 예술가였으며, 단 한번을 제외하고는 어느 누구도 그의 작품에 대해서 글쓰지 않았던 외로운 사람이었던 빈센트 반 고흐.

그림을 그리는 순간에만 환청과 환각증세에서 벗어날 수 있었고 그것만의 유일한 희망이었던 말년을 살아간 천재 화가. 모차르트의 죽음만큼 진실을 알수없는 고흐의 죽음은 지금까지도 많은 의혹이 남겨져있지만, 안타까운 현실에서 쓸쓸히 죽음에 이르렀다는 것은 누구나 느낄 수 있는 사실일 것이다.


1890년 7월 29일 새벽 1시 30분, 천재예술가였으며 쓸쓸한 방랑자였던 빈센트 반 고흐는 "이 모든 것이 끝났으면 좋겠다"는 말을 남기고 파란 가득했던 삶을 마감한다. 그리고 그 다음날, 영원한 고흐의 후원자였던 탕기아저씨는 고흐의 동생인 테오와 베르날, 가세 등과 함께 오베르의 묘지에 고흐를 편히 쉬게 해준다.


훗날 탕기아저씨가 죽은 이후, 그의 가게에는 당대 최고 화가들의 작품들이 발견되었고, 덕분에 우리는 소실될 수 있었던 명작들을 감상할 수 있게 되었다. 고흐를 포함한 많은 화가들의 삶에 도움을 주었던 탕기아저씨는 그들의 생활 뿐 아니라 작품 활동에도 많은 영향을 주었던 후원자였으며, 결국 최고의 현대미술 작품을 우리에게 선물해준 고마운 아저씨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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