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365 김문희】예능프로로 일컫는 오락성 연예프로그램인 SBS <힐링 캠프>에 출연한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의 출연 결과를 두고 평가들이 엇갈린다. 예능프로 출연이 정치인들에게 대중적 인기를 모으는데 도움이 된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출연 경쟁이 일어날 정도로 근래 예능프로에 대한 정치인들의 관심이 높아졌다.

23일 밤 이경규 김제동 한혜진이 진행하는 <힐링캠프>에 등장한 안 원장은 이번 출연으로 그의 인기와 이미지를 업그레이드 시키는데 덕을 본 것일까? 아니면 오히려 손해를 봤다고 해야할까? 프로를 본 주변사람들에게 물어 본 결과 젊은 층에게는 호감을, 장년층에게는 오히려 실망을 준 것으로 응답하는 경우가 많았다. 마이너스라고 보는 사람들은 그가 리더십의 철학과 신념에 깊이가 없거나 약하고 정치, 경제나 복지, 사회문제 등에 대한 비젼도 매우 상식적인 보통사람 수준에 머물러 있다고 평했다. 특별히 뛰어난 지도자의 면모를 발견하지 못했다고 실망한 사람도 있다. 특히 대선 출마 의향을 묻는 질문에 ‘동의하는 사람이 많으면 앞으로 나갈 수밖에 없다’는 모호한 태도를 보인 것은 아직도 뜬구름 같은 대중적 인기에 의지하겠다는 막연하고 무책임한 생각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안철수 원장은 3년전 강호동이 진행하던 대표적인 MBC 예능프로 <무릎팍도사>로 뜬 사람이다. 주로 대중문화 분야의 명사들이 출연하던 프로에 카이스트 교수로 모습을 드러낸 안 원장은 의사, 성공한 사업가, 경영학교수로 다채로운 직업을 경험한 때묻지 않은 진솔한 삶이 돋보여 갈채를 받았다. 또 주로 청소년층이 많이 시청하는 예능 프로를 통해 박근혜 온누리당 대선경선후보도 ‘얼음공주’의 차가운 이미지에서 부드럽고 여성적인 면도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데 성과를 올렸다. 박력이 없어 보이고 마냥 선량한 인상의 민주통합당 문재인 대선경선후보도 예능프로에서 해병대 출신이라는 것을 부각하고 태권도 격파시범까지 보여주며 씩씩한 면모를 과시하는 것으로 덕을 봤다.

그런데 이번 <힐링캠프>에서 안 원장에게 다시 한 번 호감을 느꼈다는 젊은 층 중에는 그의 성실한 태도, 부드럽고 진정성이 강한 이미지가 가식과 오만에 찬 기성 정치인들과 비교될 수 없다고 강조한다. 어렸을 때 공부를 잘 했을 것 같다는 질문에 학창시절 성적표에 수가 하나도 없었으나 수가 하나 끼어 있어 자세히 봤더니 안철수 이름의 끝자였다는 대답이나 부인을 내조하는 모습 등에 친근감을 느꼈고 OECD 국가 중 자살률 1위에 최저 출산률 국가라는 점들이 이 시대의 불행과 미래에 대한 불안감 때문이라는 지적도 공감을 느꼈다고 말한다.

안 원장은 시대적인 과제로 복지, 정의, 평화를 내세우고 그 방법론에서 소통과 합의를 앞세웠다. 오락성 예능프로그램의 성격상 출연자가 구체적이고 전문적인 정책대안을 제시할 필요는 없으나 문제를 제기한 것에 대한 설명에서 공감을 얻어내는 데는 점수를 얻지 못했다. 그의 주장과 생각들이 아직은 막연하고 상식적이며 많은 사람들에게 확신을 느끼게 하는 리더십 철학과 신념이 부족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아직은 그를 다른 경쟁자들에 비해 부족한 인물로 단정하는 것은 경망한 생각이고 적절치 않다. 그의 대중적(또는 국민적) 인기. 젊은이가 가장 좋아하는 인물로 존경을 받고 있다면 그만큼 시대가 요구하는 인물로 뛰어난 점이 있기 때문이다. 앞으로 그의 행보가 주목된다.

김문희

press@interview365.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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