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고위 공직자의 구속 90일 체험일지] ⑦ 수용소 안에는 판 검사가 다 있다
[어느 고위 공직자의 구속 90일 체험일지] ⑦ 수용소 안에는 판 검사가 다 있다
  • 편집실
  • 승인 2012.0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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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고위 공직자의 구속 90일 체험일지>를 연재하면서

명예를 가장 소중하게 생각하며 일생을 공직생활에 바친 한 분야의 성공한 고위공직자가 쓴 감방 체험일지를 인터뷰365가 독점 연재합니다. 공직을 떠난 어느 날 하루아침에 검찰의 소환을 받고 구속 수사를 받아 90일간 자유를 잃어버린 필자가 그로부터 겪게 된 참담한 고통의 시간을 낱낱이 기록으로 옮긴 내용을 사실 그대로 공개합니다.
명예를 얻는 시간은 평생이 걸리지만 잃는 것은 순간이라는 말을 실감케 하는 90일간의 구속 체험일지는 인간이 바르게 살아야 하는 것이 얼마나 가치 있고 중요한 것인가를 일깨워 주는 국민 교범이기도 합니다. <편집자 주>



【인터뷰365】종교생활은 보장되는가?


구치소에서 종교생활은 수용자들의 교화 활동에 큰 영향을 준다고 생각한다.


화요일, 수요일, 목요일까지 종교별로 요일을 정하여 주로 기독교, 천주교, 불교만 활동하는데 기결수만 할 수 있고 미결수는 종 교 행사에 갈 수가 없다. 가끔 방에서 아침저녁으로 찬송가를 부르기도 한다. 종교행사 후에는 육군훈련소시절과 같이 과자나, 떡, 음료수, 과일 등을 나누어 준다.


나는 고교시절 <쟝글지대>라는 영화를 본 적이 있다. 주인공은 무신론자였는데 “쟝글생활이 너무 외롭고 밤마다 원주민의 괴롭힘과 사나운 동물들로부터의 위협에 시달리다가 어느날 하늘을 보고 ”God! please help me! "하고 외치면서 드디어 신의 도움을 청하였다.


구치의 수용자들도 마찬가지다. 잘못을 저지른 후에야 종교에 귀의하려고 하고 자기가 믿는 신이 도와주기를 바라면서 잘못을 뉘우치고, 이웃을 사랑하는 마음을 가지면서 종교에서 가르치는 “사랑과 평화”를 배운다.


구치소에서는 주로 종교 활동을 할 수 없는 미결수가 수용되는 곳이므로 각 종교 단체의 구치소의 전교활동이 거의 없었다. 종교 활동은 가결수가 형이 확정되어 교도소로 이감 가기 전에 대기하는 기결수를 대상으로만 이루어지고 있다. 그러므로 미결수에게도 종교생활을 할 수 있는 어떤 조치가 필요한 것 같다.

신문 읽기


신문 읽기는 구치소 생활에서 시간을 보내고, 밖의 소식을 접하기 때문에 수용자들이 가장 선호하는 시간 보내기 수단 중에 큰 비중을 차지한다.


방별로 수용자가 밖에서 주로 구독하던 신문 하나씩을 각 각 신청하여 중복되지 않게 한다. 신문 대금은 자기의 영치금에서 공제한다. 주로 조선일보, 중앙일보, 동아일보, 경제신문, 문화일보(석간), 스포츠신문이 주류를 이룬다.


자기가 선정한 신문을 먼저 보고서 다른 동료가 본 것을 돌려 보고 또 다른 방과도 중복 안되는 신문을 돌려보기도 하는데 대부분 중복된다. 신문을 돌려보고 난 후에 방밖에 내놓으면 지나간 일자이지만 신문을 보지 않는 방, 특히 ‘뽕방’에서 가져가서 본다.


휴일이 되면 시간 보내기가 매우 힘들다. 면회도 없고, 운동도 없으며 하루 종일 좁은 방에서 동료 얼굴 맞대고서 시간을 보내야 하기 때문에 특별 대책을 세워야 한다. 읽은 신문을 읽고 또 읽어야 하므로 금요일과 토요릴 신문은 처음 신문 읽을 때 조금 관심없는 것은 남겨두어야 한다.

책 읽기


책은 구치소 생활을 시작하자마자 가족과 친구들이 마음을 다스리는 데는 책을 읽는 것이 좋다고 하여 주로 마음 다스리는 책과 긍정하는 내용의 책 그리고 종교서적(성경, 성서, 법요집)을 제일 먼저 넣어준다. 일정 시간이 지나면 자기 영치금으로도 보고 싶은 도서를 신청하여 읽을 수도 있다.


책은 신문과 같이 방별로 돌려가면서도 읽는다. 아무래도 종교서적을 제일 많이 읽고, 그 다음이 월간지와 무협지 순 인 것 같다. 동마다 복도 중간쯤에 4칸짜리 서가가 있고 종교서적, 지나간 월간지, 무협지 들이 꽂혀 있는데 이는 누군가 기증한 책이거나 수용자가 떠날 때 두고 간 책이다.


책을 읽는 것은 시간을 낚는 것과 같다. 그래서 책을 손에 들지만 구치소 생활이 주로 검찰 조사기간이고 재판기간이라 수용자는 이에 신경을 많이 써야 하기 때문에 집중이 안 되고 페이지는 넘어갔으나 읽은 페이지 내용이 머리에 남지 않는다.


김대중 대통령은 감옥에서 책을 하도 많이 읽어서 박사가 되었다고 했는데 아마도 장기 복역을 했기 때문에 책 읽는 것 밖에 할 일이 없었을 것이다. 책을 너무 많이 넣어주어 “이 책 다 읽을 때까지 구치소에 있어야 한다 는 말이냐 “고 농담도 하는 것을 보았다

TV 시청


TV 시청 또한 구치소 생활과 뗄 수 없을 정도로 중요하다. 왜냐하면 시간 보내기에 최적의 수단이며 괴로움을 잊어버릴 수 있기 때문이다.


각 방에는 옛날 북한식과 같은 채널이 고정돼있고 볼륨도 조절이 안되는 14인치 정도의 TV 한대가 있다. TV 시청 시간은 평일에는 오후 3시부터 5시까지이고 30분 휴식 후 17:30분부터 21:00시 까지다.


방송 내용은 자체 교화 방송국에서 4개(EBS도 포함)방송사의 TV 방송 내용을 편집하여 방송한다. 생방송은 운동 경기(축구, 야구 빅게임)나 뉴스인데 TV뉴스는 SBS 8시뉴스뿐이다. 왜냐하면 9시에는 취침을 해야 하니까.


구치소에는 수용자 연령층이 다양하지만 젊은 층이 많기 때문에 젊은 사람들 위주로 연예오락프로와 코미디, 퀴즈게임 등을 요일별로 방송하였으며, 법무부 자체제작 교화프로도 있었다. 일일/주말 연속극도 2회분을 녹화하여 요일별로 방영하는데 내가 구치소 생활하는 기간(2008 .9-11월)에는 <세종대왕><바람의 나라><에덴의 동쪽><타짜> 등이 있었다.


휴일에는 오전 9시부터 21:00시까지 12시간 동안 TV를 시청할 수가 있다. 우리 방에서는 주로 연속극, 인간시대, 전국노래자랑, 뉴스 등을 시청하였다.

오락은 할 수 있는가?


구치소 생활은 하루 한번 출정 나가면 오전과 오후가 다 간다. 어떤 때는 하루 종일 걸리기도 한다. 그 외에는 하루 10분간의 면회 하는 것과 30분간 운동하는 것을 제외하고는 하루 종일 감방 안에서 있어야 한다.


시간이 가지 않는다. 구치소 생활에서 시간 보내는 좋은 수단이 있으면 좋으련만 여건이 전혀 허락하지 않는다. 게임이나 오락을 하면 시간이 제일 잘 가는데 별다른 오락이 있을 수 없고 고작 장기와 바둑 두는 것이다. 이것도 방 동료가 관심있고 같이 할 수 있을 때 말이다.


도구는 시중에서 파는 것과 약간 다르게 장기 바둑판은 비닐장판 재질로 된 판 양면에 장기와 바둑판이 그려져 있고, 알도 얇고 소프트한 플라스틱 재질로 되어있어 놓을 때 딱 딱 하는 소리가 나지 않는다.


가진 돈이 없으니 내기는 할 수가 없다. 가끔 우표 내기를 한다고 하는데 본 적이 없다. TV연속극 <타짜>에 나오는 구치소의 노름장면은 상상할 수 없는 픽션중의 픽션이다. 절대로 오해하면 안 된다.

구치소에서 만난 사람들


나는 구치소 생활 3개월 (2008.9.18-2008.12.18) 동안 굵직굵직한 사람들을 많이 만났다.


. 대통력 후보였던 한 분
. 대통령 선거 과정을 좌지우지 했던 사람
. 양당 고문과 최고 위원
. 지난 정권의 실세들
. 이름 대면 내 노라라 하는 C E O들
. 촛불시위 주동자들
. 금융의 별들이라고 불리던 사람들
. 목사님, 스님 그러나 신부님은 못 만났다.
. 기타 경제사정 악화로 사기로 몰린 사업가들


그리고 여러 가지 잘못으로 들어온 이들 가운데 사회에서 만났던 사람들도 있었고, 팔다리가 없는 사람, 80이 넘은 어른도 있었으며, 그리고 여성들도 많이 있었다.

구치소에서 건네는 인사


구치소에서도 일반 사회에서 주고받는 인사말을 그대로 사용하지만 구치소에서 건네는 인사말이 자연 발생적으로 생겨나서 통용되고 있는 것 같았다.


안면이 쌓이면 서로 인사를 하곤 하는데 몇 번 만나고 나면 구치소에서 보통 하는 인사는 “안녕하세요?” 라고 하면 뭔가 이상 하지 않는가? 그래서인지 인사말도 구치소에서는 그 환경에 맞게 다르게 변해 서 사용하고 있었다. 사용되고 있는 인사말을 아래에 소개한다.


. 가족면회 자주 오세요?
. 견딜만 합니까?
. 마음 잘 다스리시고 편하게 지내세요.
. 시간이 다 해결 합니다.
. 검찰 조사 잘 끝났습니까?
. 재판 잘 돼 갑니까?
. 건강이 제일입니다. 운동 많이 하고 건강 유지 잘하세요!
. 어떻게든 빨리 나가세요!


그리고 사회에서 사용하는 인사말이 어색하지 않은 것은 그대로 사용한다.

구치소 안에 판사, 검사, 변호사가 다 있다!


우리 방에는 80세가 다 되어가는 노인 한분이 있었다. 내가 처음 와서 내 소개를 하고 나는 이러 이러해서 구치소에 들어왔노라고 하니까 이 노인께서 “당신은 크리스마스 전에는 나가겠구먼, 크리스마스는 가족과 함께 보낼 준비나 하세요.”라고 했다.(나는 2008..9.19일 구속되어 2008.12.18일 풀려났다! 정말 족집게 판사(?)라고 할까?)


이 노인께서는 우리 방에만 2년여 있었다고 한다. 이분은 구치소 내 사람들의 죄목을 전부 알고 있고 조사하는 검사도 되고, 이를 재판하는 판사이며 변호하는 변호사 노릇도 한다.


구치소 내에는 이러한 분들이 한 둘이 아니란다. 이 분들은 <6법전서>까지 가지고서 초자 수용자들을 도와주고 있다. 실 도움은 안될지 몰라도 심리적 도움은 대단히 크다고 생각한다.


이들은 검찰조사나 재판을 처음 받는 초입자에게(신입) 유의사항, 금기사항, 절차 등을 상세히 알려주고 심지어 항소심과 상고를 위한 조언과 초안 서류까지 작성해준다. 변호사를 둘 수 없는 수용자에게는 국선 변호인이 있지만 이분들의 도움이 오히려 크며 인기가 짱이다.


수용자들이 구치소에 나는 이러 이러한 사유로 들어왔다고 사유들을 말하면 이들 구치소 검사,판사,변호사들은 “아이구, 오래 가겠구먼, 형이 많이 나오겠어. 곧 나갈거야”라고 하면서 금방 판단을 내린다. 맞거나 말거나 이지만 처음 당하는 수용자들에게는 가슴이 덜컹하기도 하고 기분이 좋기도 한다.

판사,검사, 변호사들에 대한 오해


성공하려는 사람들은 인생 목표를 마음에 품는 크기만큼 이룬다고 하므로 대부분 꿈과 목표는 크게 두어야 한다는 것이 “21C 지식 정보화 사회의 키워드“이고 오프라 원프리의 말이다.


옛말에 “올라가지 못하는 나무를 쳐다보지도 말라!”고 하였지만 오늘 날에는 “왜 못 쳐다 보냐? 높으면 얼마나 높은가?” 하고 올라가다가 비록 떨어져서 팔, 다리나 갈비뼈가 뿌러져도 올라가야 한다.


수용자들은 자기들이 잘못한 것은 자기들이 제일 잘 알고 있다. 그런데도 영어의 몸이 되면 인간본성으로 돌아가기 마련이고 자유의 몸이 되는 것 즉, 구치소 밖으로 나가는 것이 최대 꿈이요 목표다. 그렇다보니 이 꿈을 달성하기위해 “나는 죄가 없다. 억울하다. 정치적으로 묶였다. 모함 받았다. 거꾸로 내가 사기 당했다.”는 등 자기 잘못은 작게 작게 낮추게 된다.


절차가 진행되어 검사가 결심 공판에 내린 구형량에 대해 수용자들은 대단히 불만이다. 그 다음의 판사의 선고형량에 대해서도 자기 목표에 맞지 않으면 크게 못 마땅하며 그리고 특히 자기 수임 변호사에 대한 원망은 이만 저만 큰 것이 아니다. 심한 말로 수임료 받고 아무 일도 안했다고 매도할 정도다.


변호사와의 관계는 자기가 저지른 잘못을 숨김없이 알려주고 법률적으로 조력을 받아서 법의 절차대로 진행하여 심판을 받도록 하는 것이라고 생각한 다. 따라서 수용자들은 될 수 있는 대로 자기의 기대치를 낮추고 또 낮추어야 한다. 그래야 판, 검사, 변호사들에 대한 불만이 적어질 것이며 법의 심판 결과에 수궁하고, 마음의 편안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군대나 교육기괸에서는 ‘파’자만 붙으면 춥고, 배고프고, 졸리다고 하는 피교 육생들의 심정을 나타내는 말이 있다. 수용자도 ‘죄’자만 붙으면 자유의 몸 즉, 보석이나 집행유예, 무죄만을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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