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현찬의 그때 그칼럼] 현대인은 만화를 좋아한다.
[호현찬의 그때 그칼럼] 현대인은 만화를 좋아한다.
  • 호현찬
  • 승인 2012.0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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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현찬의 그때 그 칼럼>을 연재하며
호현찬 원로 영화평론가는 전문화 된 영화저널리즘과 영화평단의 1세대입니다. 여기에 그의 특별한 이력에는 영화 기획 및 제작, 영화행정 분야에서 활동한 업적들이 추가됩니다. 인터뷰365는 호현찬 평론가가 1960∼1990년대에 발표한 명칼럼을 모아 독점 연재합니다. <편집자주>

【인터뷰365 호현찬】광복이후 반세기 이상 살아온 한국인들에겐 코주부(김용환), 고바우(김성환), 왈순아지매(정운경), 야로시(오룡), 두꺼비(안의섭), 까투리여사(윤영옥) 등 만화의 주인공을 기억하지 않을 수 없다. 어쩌면 그 만화의 주인공 같이 애환을 같이 하며 격동의 세월을 조마조마하게 살아온 셈이다. 백인수의 ‘사회희평’ 역시 격변의 정치기상도를 예리하게 나타냈던 시사풍자의 카툰이었다.

만화는 아프리카 사하라 지방에서 발견된 동굴벽화의 기록을 들어 신석기시대부터 있었다고 주장하는 사람이 있다. 만화영화를 처음으로 만든 사람은 프랑스의 에밀 레노다. 애디슨이 키네마토 스코프라는 활동사진기를 발명하기보다 20년쯤 앞섰다. 흔히 영화로부터 만화영화가 나온 것으로 알고 있지만 사실은 만화영화로부터 영화가 탄생했다고 볼 수 있다.

요즘말로 애니메이션(Animated Cartoon의 약칭) 영화가 본격적으로 산업화하게 된 것은 미국의 월트디즈니를 꼽을 수 있다. 우리나라의 만화영화는 신동헌이 만든 장편만화 <홍길동>을 효시로 꼽는다. 월트디즈니의 상표가 된 <미키마우스>나 <도널드>는 미국의 어린이들뿐만 아니라 전지구촌 어린이들의 애완물이 되었다. E.C 시가가 창안한 <뽀빠이>덕으로 시금치가 영양식품의 표본처럼 선전되었다.

요즘에는 어린이뿐만 아니라 성인들까지 만화영화를 즐기게 되었다. <블루시걸> 같은 성인만화영화가 우리나라에서 나오게 된 것이 그 징조다. 애니메이션 영화는 기술 양식, 미적 가능성이 개발되면서 커머셜 필름(CF), 교육영화, 산업영상, 오락영화도 앞으로 더욱 발전할 것이 분명하다. 또한 부가가치가 높은 문화상품으로서 21세기에서 각광을 받을 것으로 예측된다. 특히 최근에는 컴퓨터와 결합하여 3차원화, 디지털화 되어 자유자재로 비상하게 될 것이다.

애니메이션은 원래 라틴어의 아니마(Anima)란 말에 어원을 두고 있다고 하는데 아니마란 ‘영혼’을 뜻한다. 정지된 그림이나 인형을 움직이게 하는 것은 혼령의 힘이란 데서 유래되었다고도 한다. 이 혼령 속에는 마성 같은 요소가 있어서 섹스와 폭력적인 만화가 어린이들의 정서를 잠식하는 경우가 있어서 걱정이다. 특히 상혼에 약삭빠른 일본만화들이 그 예이다. 이런 만화형식이 컴퓨터 게임에까지 진출하여 밀수입 돼 우리 어린 세대들에게 나쁜 영향을 미치고 있다. 꿈과 유머와 모험, 아름다운 환상의 정서를 심어주어야 할 어린이 만화세계에도 저속한 상업주의는 예외 없이 침투하게 마련이다. 우리나라는 만화영화 생산국으로 상당한 잠재력을 가진 나라다. 세계유수의 가공력을 가지고 있지만 일본이나 미국 프랑스 등의 만화영화 제작의 하청 일을 맡아해 왔다.

21세기에는 연출 기술면에서 정교한 창의력으로 만화영화를 유망한 문화상품으로 육성해야할 시기에 와 있다. 이런 때에 코엑스에서 열린 ‘95 국제만화페스티벌’은 큰 의미를 지닌 것이었다. 만화는 단순한 오락거리가 아니라 교육 예술적인 면에서도 놀랄만한 위력을 발휘하고 있다는 것을 이번 기회에 깨닫게 되었을 것이다. 현대인은 누구나 만화를 좋아한다. 일상생활의 긴장과 권태로움을 풀어주고 정신적인 공백을 메워주며 간명하고 단순적 제한표현으로 초현실적인 세계, 초자연적인 세계로 상상력을 비상시켜주는 만화의 매력은 현대인에게 잘 어울리는 매체이다.<1995. 8.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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