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무한도전자> 유재석이 있어서 행복한 토요일
<진짜 무한도전자> 유재석이 있어서 행복한 토요일
  • 이근형
  • 승인 2007.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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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이 우리를 유재석에게 열광케 하나? / 이근형


[인터뷰365 이근형]
지금의 유재석을 놓고 보면 상상할 수 없지만, 그에게도 무명으로 방송에 출연했던 시간이 있었다. 지금처럼 국민적 인기는 물론이려니와 그 누구도 유재석을 중요시하게 여기지 않았던 90년대 중반까지 그는 각 방송의 다양한 프로그램에 쉬지않고 모습을 드러냈었다.


연예가 중계 리포터를 맡았고, 코미디 프로그램 및 각종 오락 프로그램에 게스트 로도, 그리고 본업인 개그맨으로도 백방으로 뛰어다녔다.


그가 어느 프로그램에서 밝힌 바에 따르면, 당시 최고의 인기를 구가하던 여성 그룹 <핑클>과 함께 촬영을 하게 되었는데, 핑클 및 그 주변의 스태프진들은 맛있는 음식을 먹으러 갔지만, 자신은 스튜디오 구석에서 김밥을 먹는 신세였다고 한다. 그리고 그는 현재 우리나라에서 말을 가장 잘하는 사람 중에 한 사람으로 인정받았지만, 연예가 중계 리포터 시절에는 카메라 앞에서 벌벌 떨면서 말을 더듬던 시절도 있었다.


그때 유재석은 스튜디오 안에서 말을 하면서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스타일보다는, 직접 그 현장에 뛰어들어서 몸으로 웃기고 백방으로 뛰어다니는 스타일을 택했다. 2000년대 초반에는 여러 연예인들과 함께 해병대 훈련 비슷한 컨셉의 프로그램을 맡으면서 진흙탕에서 이리 뒹굴고 저리 뒹굴고, 개그맨 김종석과 함께 각 대학교 도서관을 밤새 지새우면서 끝까지 남아서 공부하는 학생을 찾아가 선물을 주는 프로그램도 맡았다. 결국 유재석은 따스한 스튜디오 안에서 상황극을 만들어내는 것보다는, 이렇게 새벽 도서관, 진흙탕, 각종 지방 등을 종횡무진하면서 자신의 몸을 혹사하는 것을 선택한 것이다.


여기서 유재석의 잠재된 특기 (여러 사람을 이끄는 리더쉽, 예전보다 많이 나아진 멘트, 말솜씨 등등) 가 눈에 조금씩 나타나기 시작하면서, 각 프로그램의 프로듀서들을 통해 유재석은 MC의 기회를 얻게 된다. 하지만 유재석은 가운데 자리에 서서 프로그램을 리드하는 것이 아닌 옆에서 도와주는 보조MC일 뿐이었다. 그러면서 메인 MC가 하는 멘트나 말 능력 등을 직접 보고 배우면서 유재석은 그것을 자신의 몸에 그대로 받아들였다. 당시 유재석의 방송을 다시 보면 그가 메인 MC와 게스트사이에서 관계를 이어가는 특별한 재능을 보이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결국 유재석은 메인MC가 된다. 같은 서울예대 출신의 남희석, 김용만, 그리고 천하장사 출신의 강호동 등과 경쟁을 하며 무명시절에 갈고 닦은 부지런함, 그리고 몸으로 체험한 특별한 그의 배려심으로 유재석은 특화된다.


SBS의 를 통해 '유재석 = MC' 라는 공식은 완성된다. 그는 공동MC였던 강호동과 자신이 어떤 차이가 있는가를 명확히 증명 해낸다. 거칠고 공격적인 방식으로 프로그램을 이끌며 웃음을 만드는 강호동과 달리, 유재석은 특유의 겸손함과 온화함, 그리고 남들을 이끌 줄 아는 리더쉽과 뛰어난 말솜씨로 프로그램을 철두철미하게 조율했고, 그 결과 2004년 SBS연예대상에서 대상은 유재석의 몫이었다.


KBS에서 내놓은 오락 프로그램 <해피 투게더>는 연예인들의 동창 찾기라는 새로운 컨셉으로 시청자를 뜨겁게 달구었고, 역시 이 자리에는 유재석이 있었다. 부담스럽지 않은 진행 방식과 편안함, 그리고 역시나 전체적인 프로그램을 조율할 줄 아는 진행으로 안방극장의 시청자들을 '유재석의 매력' 속으로 푹 빠지게 만들었다. 그리하여 유재석은 2005년에는 KBS 연예대상에서 대상을 수상하는 기염을 토했다.


유재석은 여기서 멈추지 않고, 이번에는 MBC에까지 자신의 영역을 확장시켰다. 당시 MBC는 '무모한 도전' 이라는 프로그램에 유재석을 기용했는데, 시청률이 잘 나오지 않아 사장될 뻔한 위기에 봉착했다. 하지만 유재석은 끝까지 '무모한 도전' 을 위해 백의종군했다.


결국 두 방송사의 연예대상을 받은 유재석의 진가가 MBC에서 폭발한다. 아무도 관심을 가지지 않던 '무모한 도전' 이라는 황무지에서 유재석은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신기를 발휘했다.


마땅히 자랑스럽게 내놓을 프로그램이 없던 개그맨 박명수를 영입했고, '노브레인 서바이버' 이후 개그맨으로썬 힘을 잃어가던 정준하도 받아들였다. 그리고 무모한 도전에서 베이스를 구축하던 정형돈, 노홍철, 하하 등과 적절한 조화를 이루면서 <무한도전> 이라는 새로운 아이템이 완성된다.


이를 계기로 무한도전은 갑자기 '숨기지 않고 모든 것을 드러내는' 리얼 버라이어티로 선회하게 되었고, 이 속에서 유재석은 가감 없이 자신의 욕망을 드러내는 나머지 멤버들의 공방을 뒤에서 잘 조율하는 역할을 맡았다.


유재석이 균형을 맞추고, 5명의 멤버가 치고 박고 싸우는 프로그램의 컨셉은, 결국 시청자들을 <무한도전> 의 매력 속으로 푹 빠지게 만들었다. 아니, 이제는 ‘무한도전 신드롬' 이라는 신조어까지 나오면서 무한도전은 2006년부터 현재까지 매주 토요일 저녁을 평정하는 왕좌의 자리에 올랐다.


2005년까지 '토요일 저녁의 제왕'으로 군림하던 KBS의 <스폰지>는 무한도전의 인기에 못 이겨 막을 내렸고, SBS는 비슷한 포맷의 '이경규 김용만의 라인업'을 내놓으며 맞불 작전을 펼칠 정도다.


결국 2006년, 유재석은 <무한도전>으로 새로운 신화를 썼다. 2006 MBC 방송연예대상에서 이경규 등 만만찮은 라이벌들을 물리치고 영예의 대상을 수상한 것이다. 2004, 2005, 2006년 각각 3년동안 우리나라 방송 3사의 모든 연예대상을 휩쓴 것은 전무후무한 기록이다. 대학개그제를 통해 데뷔한 이래, 무명 개그맨의 설움을 겪다가 데뷔한지 약 15년 만에 대한민국 최고의 MC로 공인받게 된 것이다.


이제 누구도 유재석을 2등이라고 말하지 않는다. 그가 직접 땀과 노력으로 빚은 결과이기에, 더욱 더 아름답게 기억되는 것이다. 자신은 부족한 사람이었지만, 선배 MC들의 장점들을 쏙쏙 복습하여 자신의 능력을 증가시켰다. 그리고 한 단계 한 단계 격상하면서도 늘 자신을 스스로 깎고 겸손한 자세를 가지는 그의 천성은, 그가 왜 진정한 '1인자' 인지 증명케 하는 바로미터가 되었다. 그리고 그의 뒤에는 '방송 3사 연예대상 수상' 의 프로필이 자연스럽게 부착되었다.


최고의 자리에 올랐음에도 불구하고 유재석은 여전히 사람들에게 즐거움을 주기 위해 물세례를 맞고, 몸을 과감하게 내던진다. 남의 장점을 꺼내주고, 편안하게 감사를 나눌 줄 안다. 그가 유재석이다. 진정한 1인자의 모습은 바로 이런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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