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고위 공직자의 구속 90일 체험일지] ④수감자 못지않게 고단한 삶을 사는 교도관들
[어느 고위 공직자의 구속 90일 체험일지] ④수감자 못지않게 고단한 삶을 사는 교도관들
  • 편집실
  • 승인 2012.0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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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고위 공직자의 구속 90일 체험일지>를 연재하면서

명예를 가장 소중하게 생각하며 일생을 공직생활에 바친 한 분야의 성공한 고위공직자가 쓴 감방 체험일지를 인터뷰365가 독점 연재합니다. 공직을 떠난 어느 날 하루아침에 검찰의 소환을 받고 구속 수사를 받아 90일간 자유를 잃어버린 필자가 그로부터 겪게 된 참담한 고통의 시간을 낱낱이 기록으로 옮긴 내용을 사실 그대로 공개합니다.


명예를 얻는 시간은 평생이 걸리지만 잃는 것은 순간이라는 말을 실감케 하는 90일간의 구속 체험일지는 인간이 바르게 살아야 하는 것이 얼마나 가치 있고 중요한 것인가를 일깨워 주는 국민 교범이기도 합니다. <편집자 주>

 

 

 

 

【인터뷰365】교도소 행정지원
수용자들은 저마다 각양각색의 요구사항이 있으며 교도행정은 이를 적극 지원해 주어야 한다. 이 행정지원이 너무나 다양하고 복잡하여 여간 힘들지가 않을 텐데 정보화의 힘과 교도관의 노력으로 깔끔하게, 지체 없이 척척 지원되는 것을 보고 나는 무척 놀랐다.


검찰이나 법정에 출정하는 수용자들을 시간에 맞추어 한 사람도 잘못되지 않도록 조치하고 있으며 각종 법률서류, 민원서류 등등 시간을 다투고 정확하게 전달되어야 함에도 적시에 빈틈없이 지원되고 있다.


하루의 각종 접견도 잘 진행시켰다. 각자의 구매품이나 가족 접견 후 넣어주는 영치품도 본인에게 정확하게 분배한다. 편지나 e-mail, 신문은 작은 손수레에 가득 싣고 와서 반드시 본인에게 직접 전달하고 확인을 받아간다. 특히 약 보급은 매끼니 마다 복용약이 달라도 시간에 맞추고 챙겨서 갖다 준다. 놀라웠다.


하루 3끼의 급식도 정시에 식지 않게 정성스레 배급한다. 그 외의 운동시키기, 목욕시키기, 큰 빨래 탈수 지원 등 이루 헤아릴 수 없는 잡다한 일도 전부다 해결해 준다. 이렇게 많고 복잡한 행정지원을 군대나 사회 어느 조직보다도 더 잘하고 있는 것 같아 "very good !"이라는 찬사를 보낸다.

 

공범관리
공범이라 함은 어떤 사건을 같이 공모하여 죄를 지었거나 동일 사건에 관계되는 피의자들을 공범으로 간주. 구치소에서 철저히 분리하여 관리를 한다.


마약과 폭력사건에 관련된 자는 보통 여러 명이다. 이렇게 동일사건에 함께 관련된 피의자들을 공범으로 관리하는 이유는 검찰조사나 재판과정에서 범죄를 축소하거나 은닉 또는 증거를 조작하는 것을 방지하고 증인으로 출두시 유, 불리한 증언을 할 수 없도록 하는 것이다.


공범관리를 위해 각기 다른 수용 동에 이들을 수용함은 기본이며 명찰에 까지 공범표식을 하며 면회시간도 다르게 편성하고 검찰이나 법원 출정 시에도 이송차량이 각각 다르다. 배임 및 알선수재 등의 사건도 공여자와 받은 자 사이에 동일 사건 관계가 있으므로 공범관리를 한다.

 

통방
통방이란 인접 방이나 다른 동에 있는 사람과 검찰조사관계나 재판사항 등 사건관련 사항을 주고받는 것을 말한다. 통방은 구치소 규칙상으로 철저히 금지하고 있으며 특히 공범관계에 있는 수용자들끼리의 통방은 더욱 엄하게 접촉자체를 못하게 하고 있다.


인접 동은 거리가 30m 이상 떨어져 있으므로 고함을 쳐야 겨우 들릴까 말까한다. 발음 또한 고함소리이므로 분명하지가 않은데도 가끔 고함치면서 통방을 하는 이들이 있다.


통방은 주로 운동을 할 때 많이 한다. 옆 운동장에서 관심 있는 수용자가 있을 경우 구석 쪽 벽에 바짝 붙어서 통방을 하는데 이 역시 교도관이 높은 타워에서 지켜보고 있기 때문에 잠시뿐이다. 이런 통제 때문에 생활 간 있을 수 있는 사소한 통방도 통제를 받고 있어 불편함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징벌방
구치소에도 사람이 사는 곳이다. 각 수용자는 검찰조사나 재판관계로 신경이 날카로워져 있는 상태에서 방 동료와 사소한 일이나 말, 행동 때문에 말다툼을 하고 싸우기도 한다. 또한 어떤 때는 혼자 고함을 치고, 문을 박차며, 심지어 자해하려는 이들도 있다.


이렇게 불만이 가득한 수용자들을 관리하려면 전시군율보다 더 엄격한 규율이 있어야 질서를 유지할 수가 있을 것이다. 이곳에서의 징벌은 군대에서 영창 보내는 것과 같이 1주일 정도 독방 ‘징‘벌방’에 가둔다. 이 ‘징벌방’은 내가 실제로 가보지는 못했으나 갔다 온 방 동료의 말에 의하면 엄격한 생활 통제를 받아야 하고 시설이 불비하여 수용소 안의 지옥이라고 하였다.

 

기동타격대
김신조 사건이후 군에서 생겨난 5분 대기조가 있었는데 구치소 내에도 기동타격대가 있었다. 이들은 건장한 체격을 가졌으며 검은 복장을 하고 전투화를 신고 대단히 위엄이 있어 보였다.


수용자들 가운데는 울분이 쌓인 사람도 있고 검찰조사나 법원판결에 불만이 있을 수도 있다. 이들은 가끔 울분을 다른 방향으로 터트리면서 고함을 치고 기물을 파손하거나 가끔 자해하는 경우도 있단다. 또한 동료들과 말다툼도 있을 수가 있고 더 나아가면 폭력도 오갈 수도 있다.


이러한 일들이 발생하면 기동타격대가 즉각 출동하여 해결을 한다. 이들은 모두가 대학 시절에 체육과 씨름부, 유도부 출신인 것 같았고 또한 군 경력은 헌병이나 해병대, 특전사 출신들일 것이다.

 

교도관 이야기
나는 검찰조사 기간이나 재판과정에서 나를 호송한 교도관과 인간사 이야기를 나누다가 들은 이야기를 이렇게 쓰고 있다.
한 교도관은 국가 공무원이라고 해서 고시원 가서 머리 싸매고서 공부하였고 시험 봐서 합격했으며 기쁨은 잠시 후회 막급했으나 한 해, 두해가 가고 이제는 교도관이 천직이 됐다고 했다. 뭘 의미하는 것일까? 함께 이야기를 나눈 수용자들은 그 의미를 다 안다.


수용자들은 마음의 고통을 못 이기고서는 고함을 치거나, 난동도 부리고, 다른 수용자와 싸우기도 하며, 꾀병도 부리고, 자해도 하며 괜히 교도관에게 시비도 거는 등 온갖 형태로 발산하는데 교도관들은 이를 다 받아주어야 한다. 그래서 교도관들은 간과 쓸개를 다 빼놓고 근무를 해야 하며 정년퇴직 후 전부 스트레스를 많이 받아 오래 살지를 못한단다.


내가 처음 구치소에 입소한 동 주임 교도관이 나의 전직을 이해하고 나에게 마음 잘 다스리고 법절차를 준수할 것과 필요한 여러가지 좋은 이야기를 일러주었다. 참 고마웠다.


검찰청이나 법원에 출정하는 수용자들을 호송하는 교도관은 군인이나 경찰, 소방관 못지않게 밤늦게까지 검찰조사가 있으면 입회해야 하고 들어오면 자정을 넘기기 일쑤이고 집에는 새벽 2시쯤 도착한단다.


근무인원이 부족하여 검찰조사 요구시간에 수용자를 적시에 호송하지 못 하고 몇 시간씩 지체하는 경우가 빈번했고 나의 경우도 오전에 검찰 출정 갔다가 오후 2시쯤에야 검찰조사를 받은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 이 모든 것이 근무인원 부족 탓이라고 한다.


젊은 교도관들은 노총각이 많았고 기혼자들도 내 집 마련의 꿈은 저 멀리 있었다. 전셋집도 구치소 주위는 비싸기 때문에 구치소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서 구해야 되고, 아이들 출산도 아예 하지 않겠다는 사람도 있었으며, 하나만도 교육시키기가 힘들다고 하였다. 특히 봉급과 수당도 경찰관 수준에 훨씬 못 미친다고 하며 사기가 많이 떨어져 있었다.

 

동 봉사원(소지) 이야기
내가 처음 만난 동 봉사원(소지)을 나는 잊지를 못한다. 그는 아버지를 일찍 여의고 가족도 없이 애인과 동거생활을 하다가 무슨 죄(?)로 2년형을 받고 구치소에서 보조 인력으로 봉사하고 있다.


우리 방은 노인이 많은 방이다. 시간만 나면 그는 우리 방 창가에 와서 바깥소식을 들려주고 우리가 필요한 것을 다 해주었다. 식사 배식 때는 밥과 찬을 많이 주면서 많이 잡수시란다. 그리고 가끔씩 입맛을 돋우라고 우리가 가지고 있는 김치와 소세지 등을 재료로 하여 맛있는 찌개도 해주었다. 더운 물도 우리가 원하는 대로 주었고 우리 방 봉사원이 출정 나가면 설거지까지 해주었다. 일찍 돌아가신 아버님께 못해드린 것을 우리에게 하고 싶어서란다. 정말 진심에서 우러나오는 친절한 봉사였다. 우리는 이렇게 이 봉사원과 정이 듬뿍 들었다.


정들자 이별이라던가? 이들 봉사원은 2개월마다 교대를 한다. 내가 구치소에 들어가서 한 달쯤 되니까 곧 교대를 한다고 했다. 모두들 걱정을 했고, 나는 동 주임에게 교대하지 말고 더 있게 해달라고 부탁하려고 했더니 우리 방 고참께서 규정상 절대 안 된다고 하여 그만두었다.


드디어 헤어지는 날이 왔다. 창문 사이로 작별인사를 나누고 눈시울도 적시었다. 남겨둔 편지를 보니 "어르신들을 아버지처럼 모시고 싶었다"고 쓰여져 있었다. 같은 구치소에 있지만 규율이 엄해서 만날 수가 없다. 한번은 접견 나가서 그를 만난 적이 있는데 얼른 뛰어와서 아들같이 부둥켜안고 "잘 있었냐?" "잘 계시죠?"라고 인사를 나누었다. 그리고 가끔 쪽지로 "어르신들 잘 계시냐?"고 면회 간 사람을 통해서 안부를 보내오기도 했다.


2009년도 석탄일쯤 가석방 되기를 원했는데 부처님께서 반드시 돌봐 주었을 것이다.

 

자해 및 자살방지
구치소 내에는 자해나 자살, 타인을 상해할 수 있는 일체의 도구, 시설 등을 철저히 배제하고 있다. 특히 일체의 끈 종류인 허리띠(혁대), 넥타이, 긴 지퍼, 목도리, 목이 긴 T-셔츠, 긴 양말 등의 사용을 불허하고 있다. 또 쇠로 만든 칼은 절대 불허하며 대신 과일 껍질은 깎을 수 있도록 플라스틱으로 만든 칼을 지급하고 있다. 면도기도 전기면도기만 허용한다.


창문은 유리 재질이 아니고 두꺼운 비닐 종류이다. 모든 생활 도구나 비품은 철제가 없으며 고무제품이거나 목재와 플라스틱 제품뿐이다. 복용하는 약도 몇 일분을 한꺼번에 주지 않고 하루 분량만 주되 매 끼니마다 보급해 준다. 취침 시에도 항상 불을 켜 놓아야 하며 사동 주임이 매 30분 간격으로 순찰 시에 변소까지 훤히 볼 수 있어야 한다.

 

구치소의 용어
구치소 용어는 대개 2∼3자 이내로 줄여서 사용하고 있으며 아직도 일본 식민지 잔재의 용어가 많이 남아 있었다. 자주 사용되는 용어는 아래와 같다.


-사동 : 수용자를 수용하고 있는 건물(막사)
-병동 : 환자를 수용하고 있는 건물(막사)
-사동주임 : 사동을 담당하고 있는 교도관
-방잽이 : 구치소 생활을 오래한 사람
-소지 : 사동에서 식사, 배식, 청소 등을 하기위해서 봉사하는 기결수 수용자이며

사소라고도 한다
-영치 : 돈이나 물건을 맡기는 것
-접견 : 가족, 친지, 친구와 대면으로 면회하는 것
-변접 : 변호사와 대면으로 면회하는 것
-장접 : 장소변경 접견으로 장소를 특별한 곳으로 옮겨서 면회하는 것으로

특별면회라고도 하였으나 위화감 때문에 명칭을 변경하였음
-출정: 검찰조사나 재판을 받기위해 구치소를 나가는 것
-검신 : 출정전이나 접견 전에 수용자의 몸을 검색하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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