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니까 헤어진다>에서 <폭로 기자회견>까지 - 연예인의 결혼과 이혼.
<사랑하니까 헤어진다>에서 <폭로 기자회견>까지 - 연예인의 결혼과 이혼.
  • 김두호
  • 승인 2007.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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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인의 시대별 연애백태 / 김두호


[인터뷰365 김두호] 영화와 TV 연기자로 인기 정점에 있던 31살 총각 이영하가 1981년 10월 자신과 은밀하게 교재중인 연인을 공개했다. 미혼 연예인들이 애인이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 인기가 떨어진다는 기존의 통념을 깨뜨린 파격적인 용기였다. 상대로 등장한 여자가 한층 연예계를 놀라게 했다. 역시 영화와 TV에서 한창 인기몰이를 하던 22살의 후배 선우은숙이다. 이때 선우은숙은 모처럼 나타난 출중한 미녀 신인 연기자였다.

남의 시선을 피하지 않고 당당하게 만나겠다는 ‘공개 데이트’ 선언은 출연중인 영화나 드라마의 관객(시청자) 반응까지 떨어뜨린다며 금기시하던 시대에 그것은 연예인 연애문화에 새로운 변화를 보여준 이정표였다.

재미있는 이야기는 “연애를 시작하지만 결혼을 전제로 하지 않고 서로 사귀다가 확신을 갖게 되면 결혼하겠다”는 고백이었다. 두 사람은 <젊은 느티나무>라는 TV드라마에서 공연한 것을 계기로 호감을 나누다가 연애 감정으로 관계를 발전시킨 것인데, 그 후 그들은 결혼식을 올렸고, 한 번도 밖으로 불협화음이 새나오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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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 부부는 연기활동을 계속하며 언제나 다정한 부부 모습을 보여 왔다. 부모를 닮은 두 아들 중 맏이 이상원도 연기자로 키워냈다. 그런 그들이 만 26년이 된 지난 10월에 이혼을 발표해 사람들을 또 깜짝 놀라게 했다. “서로 편하게 놓아주기로 했다”는 협의 이혼 사유가 마땅한 이유 같지 않지만 부부 사이의 문제는 남들이 함부로 추측할 수 없는 일이다. 그저 분명한 게 있다면 백년을 살 거라던 그들의 사랑이 중도에 깨어진 걸 다들 안타깝게 생각하는 점이다.

박철 옥소리 부부도 인기있는 연기자 커플로 1996년 결혼해 자식 낳고 살면서 금슬 좋은 부부로 알려졌으나 최근들어 서로 얼굴을 붉히며 법정 대립까지 하는 파경을 맞아 시선을 허전하게 만든다.

연예인끼리의 결혼이 빈번해 지기 시작한 것은 1990년대부터다. 연예인 부부의 결혼 이야기중 대표적인 고전은 ‘사랑하기 때문에 헤어진다’는 희한한 명대사를 남기고 결별한 영화배우 최무룡 김지미, 여전히 행복한 부부로 건재한 신성일 엄앵란 톱스타 커플의 이야기이지만 과거에는 연예인끼리의 결혼이 희귀했고 이상적이지 못했다. 남녀 연예인 서로가 연예인을 이상적인 배우자의 직업으로 여기지 않았다.


인기의 중심에 있던 여자 연예인들에게 가장 선망의 남자는 재력 있는 사업가나 재벌 집안의 남자가 많이 떠올랐다. 그래서 1960년대나 1970년대의 여자 연예인들이 이성교제나 염문의 상대로 화제에 오르는 인물로 이를테면 ‘재벌 2세’들이 많았다. 1세대 트로이카의 남정임, 문희가 모두 재력있는 집안으로 시집 간 것도 그 시대의 단면이다. 여자 연예인들에게 인기가 없었던 남자 연예인들 역시 결혼 이야기가 나오면 연예인을 배우자로 꼽는 경우가 없었다. 아내나 며느리로 적합하지 않다는 말을 했다.

1980년대로 넘어 가면서 여자 연예인들의 교제 또는 결혼 상대로는 해외에서 돌아왔거나 학생 신분인 유학생들이 자주 등장했다. 주로 재미 유학생이 많았다. TV드라마에서 인기 정상에 있었던 인기 탤런트 L양(지금까지 독신으로 살고 있다)이 어느날 미국에서 깜짝 결혼식을 올렸다가 결혼 다음날 혼인을 무효화 하고 귀국한 사건이 터져 시끄럽게 화제에 올랐던 일도 1980년대 중반에 일어났다. 그 사건을 전후 유학생과 결혼을 발표하거나 결혼 후 지금은 결별한 사람들이 적잖은 수에 이르지만 <애마부인> 출신 오수비나 미스코리아 출신 배우 김혜란 등은 유학생과 결혼해 탈 없이 살고 있다. 연예인과 유학생의 인연은 얼굴이 예쁜 여자를 선호하는 신세대 남자들과 집안에 재력이 있고 장래성이 있는 유학생에 대한 여자 연예인들의 호감이 서로 통하는 데서 비롯된 시대적 변화표의 일부로 볼 수 있다.

1990년대로 접어들어 대중문화의 폭넓은 수요와 함께 연예인들의 파워가 상승하고 직업에 대한 사회적 인식도 변화가 따랐다. 청소년들이 가장 동경하는 직종으로 연예인이 첫머리에 등장하고 대학에서 연극영화를 지망, 전공하는 학생이 증가하면서 남녀 연예인들의 서로에 대한 가치관도 과거와 달라진 양상을 드러낸 것이다.



유동근과 전인화, 조갑경과 홍서범 , 노사연과 이무송, 최수종과 하희라, 손지창과 오연수, 이재룡과 유호정, 차인표와 신애라, 연정훈과 한가인, 김지호와 김호진 등 수많은 연예인 부부가 출현했다. 물론 이영하와 선우은숙, 옥소리와 박철처럼 행복을 지속하지 못하고 등을 돌린 부부도 있긴 하지만 앞서 나열한 커플들처럼 행복하게 사는 연예인 가족이 더 많다.

연예인도 사생활에서는 보통 부부의 가정처럼 일상적인 생활인이고 특별히 별나게 사는 것도 아니므로 그들의 행불행을 호기심으로 들여다보는 것도 경계해야할 일이다. 과연 연예인에게도 프라이버시가 있느냐는 논란은 우리나라만의 문제가 아니지만 “사람들은 나쁜 일이 따를 때만 연예인을 공인 취급 한다”는 어느 연예인의 넋두리도 귀담아 둘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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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두호

㈜인터뷰365 창간발행인, 서울신문사 스포츠서울편집부국장, 굿데이신문 편집국장 및 전무이사, 한국영화평론가협회 회장, 영상물등급위원회 심의위원, 국회보 편집자문위원, 제5대 서울신문사우회 회장 역임. 현재 대한언론인회 부회장, 서울영상위 이사, 신영균예술문화재단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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