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365】정신상태가 일시적으로 갑자기 혼란해지는 '섬망(Delirium)'이 뇌의 어느 부위에서 작용하는지 기전(mechanism)이 밝혀졌다.
연세대 강남세브란스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김재진 교수팀은 뇌의 부위별 활성화 정도를 보여주는 fMRI(기능성 자기공명영상장치)를 통해 섬망 환자들에게 공통적으로 관찰되는 뇌기능 부조화 기전 2곳을 찾았다고 15일 밝혔다.
섬망은 불면증, 기억력 저하, 사고장애, 초조함, 방향감각 상실, 피해망상 등이 나타나는 정신과 질환이다. 큰 수술을 받았거나 중환자실에서 장기입원한 환자에서 흔하다. 치료 목적으로 쓴 약물이나 처치의 후유증으로도 나타난다.
섬망은 고령층에서 잘 나타나고 증상이 비슷하기 때문에 치매로 잘못 판단될 때가 있다. 그러나 뇌세포가 파괴돼 회복이 어려운 치매와 달리 섬망은 일시적 기능장애로 회복이 가능하다.
연구진은 그동안 알려지지 않은 섬망의 발병 기전을 찾기 위해 70대 초반의 섬망 환자 22명과 정상인 22명을 대상으로 fMRI를 촬영, 두 집단간 뇌 부위별 기능 활성도를 비교·분석했다.
그 결과 섬망 환자군은 '대뇌 기저핵과 중뇌 사이', '전두엽 바깥쪽과 뇌 중심부 피질 뒤쪽 사이' 등 2곳에서 기능적 연결이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먼저 신체운동, 시각·청각반사, 의식상태 등을 통하는 대뇌 기저핵과 중뇌 사이의 연결이 끊어져 고르게 활성화되지 못하면 정상적인 판단과 행동이 이뤄지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이성(理性)을 관장하는 전두엽 바깥쪽과 인지기능을 유지하는 뇌 중심부 피질 뒤쪽의 연결이 안 되면 상황에 따라 판단·사고하는 게 어려웠다.
이번 연구성과는 세계적 정신과학 학술지인 '미국 정신의학회지'(The American Journal of Psychiatry, 인용지수 12.7) 5월호에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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