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 에세이] 아파트 문화는 하향적 평준화의 산물
[건축 에세이] 아파트 문화는 하향적 평준화의 산물
  • 류춘수
  • 승인 2009.0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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획일적 배치와 조형에서 벗어나야 / 류춘수



[인터뷰365 류춘수] 필자는 거의 20년을 서울 이촌동과 과천, 평촌으로 옮겨 다니며 공동주택 단지에서 살아왔으니, 전문가적 시각을 빌리지 않더라도 남들만큼은 「아파트 문화」를 얘기할 자격이 있는 셈이다.

좁은 뜰이나마 한 그루 심은 감나무 가지에 때로는 아침 까치소리 반갑고 민들레 몇 송이 그 뜰에 피는 정서를 -이러한 서정을 공간적으로 형상화하는 직업으로 삼는- 필자가 모를 리 없다. 또 위층집 아이의 쿵쿵대는 소리와 긴 그림자 지우는 앞 동의 삭막한 풍경을 누구도 좋아할 리는 없다. 그럼에도 살기엔 문제투성이일 듯한 고층 아파트에 오히려 선호경향이 생긴다니 흥미 있는 사회적 연구대상이 아닐 수 없다.

이러한 수요는 물론 주택물량의 절대부족과 관리-방범-교통-학군 등의 편리성, 상대적인 경제성을 아파트가 최소한 보장하기 때문이다. 이와 같은 긍정적 이유 외에도 이 시대 우리 문화의 특성인 「하향적 평준화의 획일성」에 모두가 수십년 길들여진 안목 탓도 있을 것이다. 그래서 관리나 기업가는 물론 이른바 교양있는 시민조차 환경과 조형에 대한 미감(美感)과 건축과 도시에 대한 이해를 상실하여 ‘문화가 빠진 졸부들의 마을’ 신도시 아파트 단지가 저렇게 비온 뒤의 죽순처럼 솟을 수 있었던 것은 아닌가?

잘 지으나 못 지으나 공급가격이 획일적 규제로 동일한 시대는 이제 마감되어야 한다. 또 아파트 내부 칸막이 변경을 제한해 온 제도를 고쳐, 오히려 융통성 있는 칸살의 변화를 적극 유도하도록 벽식구조 공법을 되도록 지양해야 할 것이다.

작은 환기창마저 옆 세대와 마주할 수 없게 하며, 필요 이상의 거리규제로 사실상 측벽에 창을 낼 수 없게 한 현행 법규로는 저 획일적 배치와 조형을 벗어날 길이 없다. 타성적인 관행과 법규를 재검토하는 관계자들의 노력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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