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광고] <개짐>을 아십니까?
[옛날광고] <개짐>을 아십니까?
  • 홍경희
  • 승인 2007.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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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8년 우리나라 최초의 탐폰광고 / 홍경희


가마안에서 맞은 그날


열네살 어린 신부가 꽃가마 타고 시집을 갑니다.

요강이랑 장롱이랑 이부자리랑 이랴이랴 워워 -

소짐지운 혼수바리가 뒤따라 갑니다.

엄마가 눈에 뛸세라 꼭꼭 싸준 개짐

(옛날 생리대 - 올이 굵은 삼베를 기저귀처럼 두 세자씩 끊은것)

꾸러미는 머슴등에 한짐.


어린 신부도 머슴녀석도 그게 무언지는 몰랐습니다.

그러나 이를 어쩌랴, 가던 날이 장날이라 하필이면 가마위에서

그때를 맞을 줄이야!


신부는 그냥 울상이 되었읍니다. 조바심을 쳤습니다.

30리 초행길은 멀기만 한데 가마는 왜 그리도 소걸음인지...


신부의 원삼 색동소매는 눈물로 젖었고 치맛자락엔 흠뻑 꽃물이 들고.

얼마나 애가 탔던지 가마 속에서 신부는 그만 까무러쳤더랍니다.


그때부터 신부에게 다홍치마를 입힙니다.

요강이며 개짐꾸러미를 가마에 같이 싣는다는 풍속이 생겼더랍니다.

그러나 세상도 달라져 <패드>가 <개짐>을 대신하게 되었고

그것도 이미 옛이야기가 되어 이제 <탐폰>이라는 새로운 생리처리

방식이 세계적으로 유행하기에 이르렀습니다.

참 - 편리해진 세상입니다.


[인터뷰365 홍경희] 1978년 주간지에 실린 우리나라 최초의 탐폰광고다.

보이는 것처럼 이 광고는 여러가지 면에서 <파격>이라고 말할 수 있다.

지금은 아무렇지도 않지만 그 시대에 <생리대 광고>라는 것은

찾아보기 어려운 것이었고, 그 광고를 이렇듯 '깜찍한' 크리에이티브로

풀어내는 모습 또한 매우 인상적이다.


게다가 <탐폰>이라니?

그때는 일반생리대조차 지금처럼 '날개달린'제품이 있던

시절이 아니고, 유한양행에서 만든 <후리덤>이라는 브랜드가

거의 모든 여성생리용품 시장을 석권하고 있을때였다.


이 광고는 그 시절 - 그 후리덤을 경쟁상대로 차별화된 생리대

즉, <탐폰>이 처음으로 한국시장에 등장하는 순간인 것이다.

그래서 이 광고에는 낯선 상품을 소비자에게 캠페인 해야 하는

크리에이터들의 고뇌가 보인다.


그럼 이 광고 캠페인은 성공했을까?

글쎄...그건 당신이 판단할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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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경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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