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현찬의 그때 그칼럼] <소년의 마을> 스펜서 트레이시의 명연기 프라나간 신부
[호현찬의 그때 그칼럼] <소년의 마을> 스펜서 트레이시의 명연기 프라나간 신부
  • 호현찬
  • 승인 2012.0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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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현찬의 그때 그 칼럼>을 연재하며

호현찬 원로 영화평론가는 전문화 된 영화저널리즘과 영화평단의 1세대입니다. 여기에 그의 특별한 이력에는 영화 기획 및 제작, 영화행정 분야에서 활동한 업적들이 추가됩니다. 인터뷰365는 호현찬 평론가가 1960∼1990년대에 발표한 명칼럼을 모아 독점 연재합니다.


호현찬 평론가는 서울신문과 동아일보 문화부 기자로 활동하다가 영화기획 및 제작자로 전업해 <갯마을> <만추> <사격장의 아이들> <창공에 산다> < 아낌없이 주련다> 등 1960년대 한국영화를 대표하는 40여 편의 작품을 남겼습니다. 또 영화진흥공사 사장, 영상자료원 초대이사장, 공연윤리위원회 영화심의위원장 등을 역임하고 은관문화훈장을 수여받은 공로영화인이며 한국영화사의 산증인입니다. 그는 다양한 영화 경륜과 해박한 지식, 쉽고 호소력 있는 문장력으로 명칼럼니스트의 인기를 누리기도 했습니다. <편집자주>



【인터뷰365 호현찬】한 사형수의 집행을 지켜 본 프리나간 신부는 사형수의 한마디 절규를 듣고 깊은 충격을 받는다. 열두 살 때 어머니를 여의고 감화원에 끌려온 소년은 입소할 땐 빵 한 조각밖에 훔치지 못했지만 출소할 때는 은행강도까지 할 수 있는 간 큰 소년이 됐다. 소년은 그 때 자신에게 한 사람이라도 좋은 친구가 있었던들 이렇듯 사형수가 되지는 않았을 거란 뼈에 사무친 말을 끝으로 사형대의 이슬로 사라졌다.

프리나간 신부는 이 사건을 계기로 돈 있는 친구를 꾀어 소년의 집을 만든다. 소년들의 수는 나날이 늘어났다. 큰 신문사를 설득해 미국 중서부에 소년의 마을을 건설하게 된다. 종신형의 수인으로부터 동생을 위탁받았지만 이 반항아는 말을 듣지 않았다. 신부는 때로는 완력까지 써가며 길들이는데 성공한다. 이 반항소년을 중심으로 소년의 마을은 활기차게 운영되기 시작한다.

1939년 MGM의 명제작자로 소문난 도오셜리의 원작을 노먼 타우로그 감독이 연출한 <소년의 마을>(Boys Town)의 줄거리다. 프리나간 신부역에는 명우 스펜서 트레시가 인상깊게 연기했다. 반세기전 본 영화지만 나의 ‘시네마 천국’노트에 한페이지를 기록하고 있다.

55년 MGM에서 만든 리처드 부룩스 감독의 <폭력교실> 역시 잊을 수 없는 영화다. 교사와 생도간에 벌어지는 처절한 싸움신이 당시 충격적인 화제를 뿌렸다. 폭력이 난무하는 어느 학교에 부임한 젊은 교사(그렌포드)가 학생들을 교화하는 과정을 묘사하고 있다. 프리나간 신부와는 대조적으로 생도의 폭력에 맞서 끝내는 굴복시켜 교화의 1단계를 성공, 해피엔딩을 암시한다.

50년대부터 학생의 폭력문제가 미국사회에서도 큰 사회문제로 부각돼 이런 영화가 나온 것 같다. 비행소년, 청소년의 폭력화는 산업사회로 진입하면서 각국의 공통적인 고민거리이다. 성개방, 폭력의 증대, 마약류 등 심각한 상황에 이르렀다. 근간에 청소년 폭력 단속에서 2만여건이 적발되고 9천여명이 구속되는 보도를 접하고 충격을 받았다. 그중에도 중고생과 여학생도 상당수 포함되어 있어서 더욱 충격적이다. 그러나 단속, 구속만으로는 해결할 수 없는 것이 비행청소년 문제다. 퇴학 시키고 감화원에 보낸다고 끝날 문제가 아니다. 이런 사태에 대한 교육적인 예방, 치료방법과 근언적인 교화책에 사회 전체가 달려들어야 한다.

가정과 학교를 둘러싼 사회가 삼위일체가 되어 근본적인 대책을 강구해야할 것이다. 우리 세대의 희망과 과제는 무엇인가? 깨끗한 유산을 물려주고 전통문화를 계승하고 희망있는 미래의 세상을 구축할 수 있도록 튼튼한 터전을 물려주는 것 이외에 더 보람있고 값진 것이 있을까. 아흔 아홉 마리 양보다 잃어버린 한 마리의 양을 찾아 보호하려는 의지가 필요할 것이다. 청소년들에게 이롭고 재미있는 볼거리를 마련해 주는 영화의 창조도 아주 긴요한 것이다. 대체로 요즘 영화들은 아름다운 정서가 후퇴하고 자극적인 볼거리가 많아졌다.

선진국들의 유행물결을 타고 갈대로 가는 대중문화의 현상도 문제다. 소년의 마을을 건설하겠다는 교화사도 그리 많지 않다. ‘폭력학생’ 이런 말부터가 잘못이다. 어릴 때 한번 찍힌 낙인을 평생동안 상처같이 간직하고 살아야 한다면 그들의 앞날이 어떻게 될 것인가 상상해보자. <소년의 마을>의 한 장면 중 나에게 좋은 친구가 있었더라면 ....하는 대사를 새삼 떠올리며 그들에게 프라나간 신부와 같은 사람을 고대한다.(1995. 12. 16일자 내외경제)


NOTE

스펜서 트레이시 (Spencer Bonaventure Tracy)
미국의 연기파 영화배우(1900. 4. 5~1967. 6. 10)
1968년 제22회 영국 아카데미상 남우주연상
1955년 제8회 칸영화제 남우주연상
1939년 제11회 미국 아카데미상 남우주연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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