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종11년(1411년), 코끼리 한 마리가 조선으로 들어온다.
일왕이 전한 친선의 예물이긴 하나, 그 속셈은 <고려대장경>을 얻는 것.
난생 처음 본, 희한한 동물 앞에서 왕과 조정은 혼란스럽기 짝이 없다. 검기는 까마귀보다 더 검은데다 덩치는 산(山)만 하고 게다가 끔찍하게 솟아난 이빨은 무슨 흉기만 같다. 흉물도 이보다 더한 흉물이 없는 것이다. 친선의 예인가, 저주의 흉살인가 왜국에서 보내온 이 검은 동물에 대한 의견은 더욱 분분해지고, 태종은 고심 끝에 사복시에 코끼리를 넘기고 길을용에게 모든 것을 일임한다. 이에 길을용은 솔정을 시켜 코끼리를 다룰 수 있는 사람을 찾아오게 한다.
한편, 지난 밤 크게 한탕 잡은 소도둑 쌍달은 갓 쓰고 도포 둘러 양반 행세하며 언청이 목이와 훔친 소떼를 몰고 우시장에 나서던 차에 우연히 미쳐서 날뛰는 소 한 마리를 능란한 솜씨로 잠들게 하는데 그 순간, 바늘 도둑에서 시작된 그의 도벽 인생의 끝이 어명을 받들어야 할 난감한 처지로 될 줄은 꿈도 꾸질 못했다. 사복시에서도 혀를 내두른 요물이 일개 소도둑 쌍달에게 내맡겨진 것이다.
난생 처음 본 코끼리를 본 쌍달, 막상 닥친 어이없는 상황을 일단 수습은 해보지만 어떻게든 빠져나갈 궁리만 찾으려 하고 흉측한 이 동물이 아예 꼴보기도 싫어지는데 쌍달은 이 일을 어떻게 풀어갈까?
이해제가 쓰고 연출한 연극 <코끼리와 나>는 배우 오달수의 1인극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오달수의, 오달수를 위한, 오달수의 연극이다. 그 특유의 유머와 재치가 1시간 30분간 쉼 없이 이어진다. 이 가을, 유쾌한 연극을 원한다면 적극 추천할 만 하다. 10월21일까지 국립중앙박물관 극장 용에서 공연. 문의 1544-5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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