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지깽이를 꽂아도 싹이 나는 절기
부지깽이를 꽂아도 싹이 나는 절기
  • 김철
  • 승인 2012.0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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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365 김철】하루 차이로 청명에 이어 한식과 식목일이 겹친다. 땅이 마를 만하면 기다렸다는 듯 봄비가 적당히 내려 준다. 본격적으로 날이 풀리기 시작하면서 논밭을 갈고 씨를 뿌리기에 좋은 시절이다. 청명에는 부지깽이를 꽂아도 싹이 난다는 속담이 있다. 이 무렵에는 무슨 나무를 심어도 그만큼 잘 자란다는 의미이다. 세상은 바뀌어 식목일이 되어도 관상수와 유실수 정도나 심을까 이제는 더 이상 산에 나무를 심을 곳을 찾기 어렵다. 쓸모없는 자연림을 벌채하고 인공림으로 조성하지 않는 한 우리나라 산은 어디를 가나 울창한 탓이다.

박정희 대통령의 치적 가운데 60년대부터 대대적으로 이루어진 산림녹화 사업을 빼 놓을 수 없다. 이와 더불어 대부분 나무에 의존하던 농촌의 연료가 산업화를 거치는 동안 화석연료로 대체되면서 북한과 달리 전국 어디를 가나 민둥산을 찾아볼 수 없게 됐다. 숲은 사람의 손길이 타지 않으면 자연적으로 우거지게 되어 있다. 개발도상국이면서도 열대지역에 속한 나라들의 삼림이 울창한 것은 기후 조건상 무엇보다 난방연료로 나무를 필요로 하지 않은 것이 가장 큰 이유 가운데 하나라고 할 수 있다.

지구의 허파라고 불리는 아마존 강 유역의 밀림을 예로 들지 않더라도 녹색환경은 인류의 건강과 생존을 위해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그러나 100년 동안 자란 나무라 해도 베는 데는 단 몇 분이면 족하다. 매일 마주치는 아파트 단지 앞의 소나무가 청명을 맞아 더욱 푸르고 하늘 높이 솟아 보인다. 빗물을 머금은 목련 꽃봉오리는 터질듯 싱싱하고 삭막한 아파트 공간에 들어선 나무 조형물마저 새싹이 돋을 것만 같은 생명력이 움트는 이 절기가 가슴마저 싱그럽게 한다.

김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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