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알의 연밥도 썩어야 새싹이 나는 법
한 알의 연밥도 썩어야 새싹이 나는 법
  • 김철
  • 승인 2012.0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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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365 김철】모든 씨앗은 스스로 희생하지 않으면 싹이 나지 않는다. 한 알의 연밥은 물론 조그마한 상추 씨앗조차 대물림을 하기 위해서는 썩는 것이 당연하다. 모든 동물들도 그와 같다. 짝짓기를 통해 새끼를 분만하고 때가 이르면 죽는 것이 자연의 순환이다. 생명 있는 모든 것들은 생멸을 거듭할 뿐이다. 산과 들에서는 곧 새싹이 푸르게 돋아나고 동물들은 새끼를 얻는 날마다 좋은 날이다. 꽃샘추위는 금세 지나간다. 그러나 산간지역에는 4월 달에도 느닷없이 우박이 떨어지는 수가 있다.

세상일은 예측 가능한 것보다 불가능한 일이 더 많이 기다린다. 평소에는 누구보다 신뢰하던 사람도 좋은 자리로 위치가 바뀌거나 위기에 처하게 되면 실망하는 수가 있다. 농부는 부지런히 일하는 만큼 결실을 거두고 싶어도 날씨가 흔들어버리고 사람은 착하고 바르게 살고 싶어도 주변 사람들이 가만히 내버려두지 않는다. 내 마음 내 뜻대로 살아갈 수 있다면 그것은 사람의 경지를 뛰어넘는다. 성인군자들도 그렇게 살아갈 수 없었다. 선거철이 되면서 이맛살을 찌푸리게 하는 일들이 속출하는가 하면 존중받는 경우는 있다.

옛날에는 권불10년이라 했지만 대통령 권력구조가 5년 단임제로 바뀌면서 권불5년이라는 말로 대체된 형국이다. 자신의 희생이 없는 입신의 영달과 선공후사를 도외시하는 사람일수록 가문의 영광이 아니라 망신을 자초하는 예를 쉽게 본다. 청도의 유호연지(柳湖蓮池)에 우뚝 자리잡은 군자정(君子亭)이 세월을 초월해 영고성쇠의 무상함을 묵묵히 전하는 것만 같다. 그 못에 떨어진 연밥은 올해도 변함없이 싹을 튀울 것이다. 그리고 언젠가 아름다운 연꽃을 피우리라.





김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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