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365 김철】꽃꽂이를 장식하는 갖가지 꽃은 늘 싱싱해야 한다. 청춘을 한자어로 풀이할 때 푸른 봄철로 여기는 것은 인생에서 가장 젊은 나이라는 의미에서다. 싱싱한 꽃다운 시절이기 때문이다. 방년이라는 말의 의미를 안다면 쉽게 이해가 간다. 스무 살이 지나면 금세 시들기 시작하는 것이 인생이다. 미용성형을 하더라도 인체의 발육이 완성된 스무 살 전후에 해야 한다는 것이 올바른 성형외과 의사들의 지론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 그 이전에는 코부터 턱에 이르기까지 발육이 미완성이므로 성형수술을 권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좀 아이러니하지만 어느 나라 속담에 정치인과 걸레는 새것일수록 좋다는 말이 있다. 정치판을 보고 싶지 않아도 채널을 돌리다 보면 어쩔 수 없이 고정되는 수밖에 없는 경우도 많다. 젊고 참신하다 싶은 새 인물로 물갈이를 과감히 시도하는가 하면 구태적인 인물들이 변함없이 지역구를 도로 꿰차는 모습도 보인다. 국민들의 시선은 이미 직업적인 정치인들보다 한 차원 높은 수준에 있다고 본다. 그런 것을 정치인들이 의식하고 정치를 하는지 사실 의문스럽다. 그렇다 해서 이당 저당 거론할 것도 없이 유권자들의 참여 없는 평가로 정치인들을 대거 솎아내는 것이 당면 문제를 푸는 해법은 아니라고 본다. 정치는 국민들에게 믿음과 희망을 주지 않으면 이내 실망하기 마련이다.
정치는 노장청(老壯靑)이 조화를 이루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 간단한 예를 들어보자. 정치판에서는 카멜레온처럼 변화무쌍한 고루한 정치인보다 정치에 갓 입문한 참신한 젊은이들이 혁신적일 수 있으므로 더 매력적일 수 있다. 그러나 인생을 제대로 겪어보지 않은 사람이 일국의 지도자가 된다면 풋볼처럼 어디로 튈지 항상 불안할 수밖에 없지 않은가. 천하의 항우가 유방한테 패해 자진한 것도 경륜 탓이 아닐까 한다. 우리가 이름조차 낯선 외래종 꽃꽂이를 보면 금방 눈길이 가지만 돌아서면 대대로 이 땅에서 봄마다 피는 개나리나 진달래 같은 토속적 꽃에 더 정감이 가는 것을 누구나 느낄 수 있을 것이다. 계절과 무관하게 꽃꽂이는 언제 보아도 싱싱해서 우선 좋다. 잠시나마 산다는 것조차 신선하게 할 수 있음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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