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들을 위한 동화] 세상을 아름답게 만드는 한 가지
[어른들을 위한 동화] 세상을 아름답게 만드는 한 가지
  • 이 달
  • 승인 2008.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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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 럼피우스’가 뿌린 루핀꽃씨 / 이달




[인터뷰365 이달] 바닷가의 작은 집에 혼자 사는 루핀 부인은 아주 작고 늙은 할머니이다.

루핀부인을 소개하는 이 소녀의 이름은 앨리스이고 루핀부인을 고모할머니라고 부른다.



하지만 루핀부인이 처음부터 작은 할머니였던 것은 아니다.

믿어지지 않겠지만, 루핀부인도 꼬마였던 때가 있었고 사람들은 루핀부인을 앨리스라고 불렀다.

꼬마 앨리스는 바다가 보이는 항구도시에서 살았다.



앨리스의 할아버지는 나무조각을 하고 그림을 그리는 예술가였다.



할아버지는 바다 건너 세상을 그렸다.

앨리스는 할아버지가 그리는 바다 건너 세상의 하늘과 구름에 색깔을 칠한다.

저녁이 되면 할아버지는 앨리스를 무릎에 앉히고 먼 세상 이야기를 들려준다.



할아버지 이야기를 듣고 앨리스는 말한다.

나도 어른이 되면 아주 먼 곳에 가 볼 거에요. 그리고 할머니가 되면 바닷가에 살거에요.

그래 아주 좋은 생각이구나 얘야. 하지만 네가 해야 할 일이 한 가지 더 있구나.

그게 뭔데요?

'세상을 좀 더 아름답게 만드는 일이지.'

알겠어요.


하지만 앨리스는 '그걸' 어떻게 해야 하는지는 몰랐다.

앨리스는 금방금방 어른이 되었다.



어른이 된 앨리스는 할아버지와 약속한 일을 하기 위해 집에서 멀리 떨어진 도시로 갔다.

도서관에서 일하는 앨리스를 사람들은 미스 럼피우스라고 부른다.




미스 럼피우스는 도서관에서 책을 정리하고 책을 찾아주고

먼 세상 이야기가 담긴 책을 읽고 가끔 식물원에 놀러간다.



어느 겨울 날, 식물원을 찾은 미스 럼피우스는 이렇게 말한다.

여긴 꼭 열대의 섬 같아, 하지만 진짜 열대의 섬은 아니지.



미스 럼피우스는 진짜 열대의 섬을 찾아 여행을 떠난다.

원숭이랑 앵무새를 키우는 섬에서 미스 럼피우스는 촌장 바파 라자를 만났다.

바파 라자는 미스 럼피우스에게 천국의 새가 그려진 진주 조가비를 선물로 주었다.

거기에는 이런 말이 쓰여 있었다.

당신은 언제까지나 내 마음 속에 남아 있을 겁니다.



미스 럼피우스도 바파 라자에게 말했다.

당신도 언제까지나 내 마음 속에 남아 있을 거에요.



미스 럼피우스는 만년설이 덮여 있는 산에 오르고

정글을 뚫고 지나고, 사막을 횡단하고, 사자가 노는 것과 캥거루가 뛰어다니는 것을 보았다.

그리고 어디를 가든, 결코 잊을 수 없는 친구들을 사귀었다.


어느 날 허리가 몹시 아파오자 미스 럼피우스는 이렇게 생각한다.

이제 세계를 두루 돌아다녔으니 바닷가에 살 집을 구할 때가 된 것 같아.

정말 그러기에 좋은 때였고, 미스 럼피우스는 그렇게 했다.



미스 럼피우스는 바다가 보이는 언덕에 집을 마련하고 베란다에 서서 해가 떠오르는 걸 보았다.

집 주위의 바위 틈새에 꽃씨를 뿌리고 꽃이 피는 걸 지켜보았다.

미스 럼피우스는 너무나 행복했다. 그리고 할아버지와 약속한 일을 생각한다.


내가 해야 할 일이 한가지 더 남아 있어. 난 세상을 더 아름답게 할 무슨 일인가를 해야 해.

그렇지만 어떻게? 미스 럼피우스는 바다를 바라보며 생각한다.

세상은 벌써 아주 멋진걸!



이듬해 봄에 미스 럼피우스는 몸이 아파서 침대에만 누워있었다.

누워있는 미스 럼피우스를 기쁘게 해준 것은 창밖으로 보이는 루핀 꽃이었다.

지난 여름에 뿌렸던 꽃씨들이 꽃을 피운 것이다.

미스 럼피우스는 생각한다.

올 여름엔 꽃씨를 좀 더 많이 뿌려서 내년에는 꽃이 더 많이 피었으면 좋겠다고.

하지만 미스 럼피우스의 몸은 더욱 아파서 그러질 못했다.



미스 럼피우스는 봄, 여름, 가을, 겨울을 침대에 누워 지내야 했다.



겨울이 가고 다시 봄이 오자 미스 럼피우스는 몸이 많이 좋아져서 산책을 나갔다.

오랫동안 가 보지 못했던 언덕 위에 올라 미스 럼피우스는 탄성을 지른다.

정말 믿어지지가 않아!

미스 럼피우스가 집 주위에 뿌렸던 루핀꽃이 바람에 꽃씨를 날려 언덕 가득 루핀꽃을 퍼뜨린 것이다.

순간 미스 럼피우스에게 근사한 생각이 떠올랐다.



집으로 돌아 온 미스 럼피우스는 꽃씨를 주문한다.



그 여름 내내 미스 럼피우스는 주머니에 가득 꽃씨를 넣고 다니며 꽃씨를 뿌렸다.



언덕에, 들판에, 고속도로 곁에, 시골길에, 학교 근처에, 교회 마당에, 도랑 속에, 돌담 곁에.

그러자 사람들은 미스 럼피우스를 '정신 나간 늙은이'라고 불렀다.



그리고 이듬해 봄이 되자, 온 마을에 루핀 꽃이 가득피었다.

언덕에, 들판에, 고속도로 곁에, 시골길에, 학교 근처에, 교회 마당에, 도랑 속에, 돌담 곁에.

아름다운 루핀꽃이 활짝 피었다.



꼬마 앨리스가 할아버지와 약속했던, 가장 어려운 세번째 일을 해낸 것이다.



이제 미스 럼피우스는 할머니가 되었다.

이제 사람들은 미스 럼피우스를 '루핀 부인'이라고 부른다.

루핀 부인을 고모할머니라고 부르는 꼬마 앨리스는 친구들과 함께 루핀 부인 집 대문 앞에 서 있다.

친구들은 온 마을을 루핀꽃으로 가득 채운 부인을 궁금해 한다.

친구들은 루핀 부인을 세상에서 가장 늙은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루핀 부인은 동네 꼬마들에게 머나먼 세계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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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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