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에리사 촌장의 뒷모습이 아름답다
이에리사 촌장의 뒷모습이 아름답다
  • 김두호
  • 승인 2008.09.02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이에리사 촌장과 정연주 전 KBS 사장의 다른 점 / 김두호


[인터뷰365 김두호] 베이징 올림픽에서 우리 선수단 총감독을 맡았던 이에리사 태릉선수촌장이 올림픽 출전 사상 최고의 성과를 기록한 환영의 열기가 채 식기도 전에 태릉 선수촌장의 자리를 내놓았다. 이제 떠나도 후회가 없다는 생각에서 자신이 떠날 시기를 선택해 지난 달 말 이연택 대한체육회 회장에게 사표를 냈고 1일 그의 사퇴가 공식 발표됐다.

최초의 여성 선수촌장으로 부임해 3년6개월간 알려진 이에리사 촌장의 활동은 대부분 성공적인 임무 수행과 관련한 성과들이다. 선수촌의 낡은 시설물을 개조하고 선수촌 운영도 디지털시대의 맞는 실용적이고 능률적인 방식으로 개선했다. 2006년 토리노 동계올림픽, 도하 하계아시안게임, 지난해 창춘 동계아시안게임에 이어 이번 베이징 하계올림픽까지 선수들의 의식주를 뒷바라지 하는 부지런하고 책임감 있는 어머니 역할을 했다. 독신으로 사는 그에게 젊은 선수들은 모두 사랑하는 자녀들이었다.


세계 7위를 기록한 사상 최대의 올림픽 성과를 두고 대접을 받아야할 주요 체육계 지도자가 미련없이 있던 자리도 후진에게 물려주고 떠나는 모습이 아름답기만 하다. 그를 바라보면 ‘바위처럼 흔들리지 않겠다’며 온갖 비판과 질타가 날아와도 물러서기를 거부하다가 강제 퇴진(해임) 당한 정연주 전 KBS사장의 모습이 떠오른다. 정 전사장에게도 그 나름의 신념이 있고 물러설 수 없는 이유들이 있었겠지만 어떤 자리에 있든 공직에 몸담고 있는 사람은 떠나야할 때 떠나는 것이 보기에 좋다. 기관의 책임자로서 경영관리에 잡음이 나오거나 개인적인 처신이 올바르지 못해 주변의 지적을 받으면 임기에 연연하지 말고 물러나야 하는 것이 당연하다. 물러나는 것도 시기를 놓치면 결국 불명예밖에 돌아오는 것이 없다.


1973년 사라예보 세계탁구선수권대회에서 여자단체전 우승의 주역으로 스포츠 강국의 일익을 담당한 이에리사 촌장은 적을 두었던 용인대 교수로 돌아가겠다는 의사를 밝히고 구석구석 자신의 눈물과 땀이 밴 태릉 선수촌을 떠났다. 그를 따르던 후배 선수들의 마음에 깊은 정과 서운함을 남기고 떠난 것이다. 그에 비해 감사원이 끼어들고 검찰이 등장해 흡사 ‘이래도 안나갈테냐?’고 해도 결코 스스로 사퇴를 하지 않아 대통령이 해임까지 시켜야 했던 정 전KBS사장은 떠날 때의 모습이 참으로 애처롭게만 보였다.








기사 뒷 이야기가 궁금하세요? 인터뷰365 편집실 블로그

김두호

㈜인터뷰365 창간발행인, 서울신문사 스포츠서울편집부국장, 굿데이신문 편집국장 및 전무이사, 한국영화평론가협회 회장, 영상물등급위원회 심의위원, 국회보 편집자문위원, 제5대 서울신문사우회 회장 역임. 현재 대한언론인회 부회장, 서울영상위 이사, 신영균예술문화재단 이사.

김두호
김두호
press@interview365.com
다른기사 보기



  • 서울특별시 구로구 신도림로19길 124 801호
  • 등록번호 : 서울 아 00737
  • 등록일 : 2009-01-08
  • 창간일 : 2007-02-20
  • 명칭 : (주)인터뷰365
  • 제호 : 인터뷰365 - 대한민국 인터넷대상 최우수상
  • 명예발행인 : 안성기
  • 발행인·편집인 : 김두호
  • 청소년보호책임자 : 김문희
  • 대표전화 : 02-6082-2221
  • 팩스 : 02-2637-2221
  • 인터뷰365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인터뷰365 - 대한민국 인터넷대상 최우수상 . All rights reserved. mail to press@interview365.com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