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윤복은 왜 기생을 그렸을까
신윤복은 왜 기생을 그렸을까
  • 김우성
  • 승인 2008.0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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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리소문 없이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진 화인 / 김우성



[인터뷰365 김우성] 성리학의 나라 조선을 뒤흔드는 그림이 나타났다. 노란저고리에 빨간 치마를 입고 그네를 타려는 여인들과 가슴을 드러내고 목욕을 하는 여인들, 그리고 이들을 몰래 훔쳐보는 동자승까지. 이처럼 파격적인 그림을 그린 이가 바로 신윤복이다. 조선을 충격으로 몰고 간 신윤복은 퇴폐적이고 자극적인 그림을 그렸던 저속한 화가로 오인되어 왔다. EBS <다큐프라임> ‘조선의 프로페셔널 화인’에서는 신윤복의 대표작이자 화려한 색감이 돋보이는 그림들을 직접 분석, 그에 대한 의문점을 풀어본다.


신윤복의 대표작 중 하나인 <기방무사>는 여름 날 외출에서 돌아온 기생을 보고 놀라 두꺼운 이불로 몸을 급히 가린 기생의 계집종과 양반을 그렸다. 또한 술에 취해 웃통까지 벗고는 기생을 두고 한 판 싸움을 벌이는 양반의 모습 <유곽쟁웅>도 기방을 배경으로 삼았다. 이처럼 그의 그림에는 가장 천한 신분이었던 기생들과 기방이 자주 등장한다. 신윤복은 단순히 향락의 순간만을 그렸던 것일까? 아니면 단 한 번도 화폭에 담기지 못했던 기생을 과감하게 등장시켜 성문화와 향락문화가 급격히 늘어난 당시 세태를 풍자, 비판한 것이었을까?

신윤복의 그림에 자주 등장하는 또 다른 대상은 바로 양반들이다. 철저한 신분사회 조선의 정점에 서있던 양반은 두 얼굴을 가지고 있었다. 성리학을 외치는 근엄한 얼굴과 한편으로는 향락과 유흥에 빠진 얼굴이다. 신윤복은 자신의 눈에 비친 양반들을 그리기 시작했다. 벌건 대낮에 무릎 위에 기생을 앉힌 양반(청금상련), 어느 봄날 자신보다 나이 많은 계집종을 희롱하는 모습(소년전홍), 그리고 양반의 매춘행위(삼추가연). 이렇듯 신윤복은 양반들의 이중성을 신랄하게 비판함과 동시에 해학과 풍자를 잊지 않았다.



신윤복의 그림에는 의상, 배경 등에 색이 빠지지 않는다. 그의 그림이 빛나는 데는 여색과 더불어 바로 이런 화려한 색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당시에는 현재와 같은 색 재료가 존재하지 않던 시대였다. 방송에서는 색채 전문가를 찾아 그 궁금증을 풀었다. 화려한 색감을 자랑하는 <단오풍정>의 경우 그림 속 치마의 빨간색은 수은 광맥에서 채취되는 천연안료 '주사'를 사용했다는 것. 부적이나 인주에 쓰이던 주사가 신윤복의 그림에서는 색의 재료로 쓰였던 것이다.


정조의 갑작스런 죽음 이후 조선은 문화적 암흑기를 맞는다. 정치는 세도정치로 흘러갔고 문화예술은 급격히 쇠퇴해 갔다. 잠시 꽃피던 문화의 르네상스가 막을 내릴 즈음 신윤복도 기록 한 줄 남기지 못한 채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져갔다. 그러나 신윤복이 사라져 간 빈자리에는 작품들이 남아 그를 위대한 화인으로 영원히 기억하게 만들고 있다. 제작진은 당시의 느낌을 재현해 보기 위해 문화재 복원 전문가와 함께 <미인도>의 복원 작업도 진행해 본다. 아울러 신윤복의 그림을 현대 회화구도의 방식으로 분석한 학자를 통해 그의 탁월한 미의식을 확인한다. 7월 29일 밤 11시 10분 방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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