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의 대타로 홈런을 친 동생
형의 대타로 홈런을 친 동생
  • 정종화
  • 승인 2008.0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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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미의 양승관 양후승 형제 / 정종화



[인터뷰365 정종화] 형 양승관과 함께 청보에서 그라운드를 누빈 동생 양후승은 언젠가 인터뷰에서 “형의 대타로 나와 홈런을 친 기억이 아직도 선하다”라고 말했다. 양승관 양후승 양주승 3형제는 모두 야구감독을 지냈다.

그런데 감독을 시작하게 된 순서는 거꾸로다. 단국대를 졸업하고 숭의초등힉교에서 20년간 감독생활을 한 막내 양주승이 가장 먼저 시작했고, 둘째 양후승은 형과 함께 프로에서 선수로 뛰다가 93년 은퇴 후 2002년부터 인천고의 사령탑을 맡았으며 장남 양승관은 프로원년 삼미에서 선수로 활약한 후 SK의 코치로 지내다가 지난해 2월부터 인하대 감독직을 맡아 화제를 낳았다.


양승관은 82년 삼미에서 청보, 태평양, LG를 거치며 8년 동안 프로야구에서 31개의 홈런을 쳤으며 삼미 선수로는 유일하게 82년 골든 글러브 중견수 부문을 거머쥐는 영광을 안았다.

양후승은 형이 나온 인천고와 인하대를 졸업한 후 85년 1천2백만 원의 계약금을 받고 형이 있는 삼미로 입단했다. 그는 7년간 청보, 태평양, 쌍방울을 전전하다가 6개의 홈런을 기록했는데 첫 홈런의 사연이 너무나도 극적인 드라마였다.


1986년 7월31일. 인천구장에서 열린 롯데와의 후기 4차전 경기에서 삼미는 노상수, 윤학길, 안창완등 3명의 투수를 난타하여 7회까지 11대 1로 압승하고 있었다. 형인 양승관도 3회 말에 통렬한 홈런을 날리며 득의만만한 모습을 보였다.

삼미는 17개의 안타를 폭죽처럼 터트려 김진영 감독을 모처럼 미소 짓게 했다. 인천고 출신의 김진영 감독은 명 유격수로 이름을 떨쳤으며 해병대 야구팀을 맡아 69년 실업야구 페넌트레이스의 우승을 안긴 맹장으로 중앙대와 인하대의 감독을 역임했다.

8회 말이 됐다. 양승관이 타석에 들어설 차례가 되자 이재환코치가 주심에게 양후승으로 교체한다는 사인을 보냈다. 워낙 점수 차이가 컸고 인천고와 인하대에서 인연을 맺은 양승관 양후승 형제에 대한 특별한 배려를 안고 있는 터였다. 이재환 코치는 대타로 들어선 양후승에게 좋아하는 구질이 오면 마음껏 휘두르라고 격려했다.

상대투수는 경남상고를 나온 4번째 투수 이충우였다. 롯데 강병철 감독은 85년에 입단한 그를 패전처리로 기용하여 경험을 쌓을 겸 마운드에 올렸다.

양후승은 공의 구질을 눈여겨보다가 회심의 일격을 가했다. 프로입단 후 처음으로 내뿜는 투런 홈런이었다.


우리나라 프로야구에는 OB의 구천서 구재서 쌍둥이, 롯데의 정수근과 히어로즈의 정수성, 그리고 SK의 조동화와 삼성의 조동찬 형제가 활약하였으나 같은 팀이 아니어서 이런 진기록은 당분간 보기 힘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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