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365 김우성] 매일 저녁 정시. 시계 초침의 안착과 동시에 시작되는 뉴스는 딱딱하기 그지없다. 콧잔등 시큰해지는 감동이야기도 뉴스를 만나면 토론 주제가 되기 일쑤다.
연륜 있는 남성 아나운서의 새하얀 와이셔츠와 보조를 맡은 여성 아나운서의 흐트러짐 없는 헤어스타일은 뉴스의 위엄을 대변한다. 여성 아나운서의 ‘보조진행’ 역할에 대해서는 갑론을박이 있으나 오랫동안 고수해 온 패턴이 쉽게 바뀔 것 같지는 않다.
진행자들은 간혹 패션에 변화도 주고 재량껏 돌발 멘트를 던져도 본다. 하지만 ‘신속ㆍ정확, 공정ㆍ객관’의 공식을 침범하는 수준은 아니다. 진행자들의 사견이 달렸다가는 시청자들이 가만히 있지 않을 것이다. 감정 표현도 철저히 억제된다. 그렇게 TV를 사이에 두고 뉴스를 전달하는 쪽과 받아들이는 쪽 모두 암묵적 룰을 지키며 마주한 모양새다.
그렇다 해도 뉴스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잠자리에 드는 사람은 드물다. 팩트는 팩트이고, 판단은 스스로의 몫으로 남겨두고 싶은 것이다.
때문에 시사 프로그램이 곳곳에서 활기를 띈다. ‘시사 투나잇’ ‘뉴스후’ ‘뉴스추적’ 등이 갓 잡아 올린 활어를 도마 위에 올린다면 ‘추적60분’ ‘PD수첩’ ‘그것이 알고 싶다’ 등은 숙성된 횟감으로 맛의 깊이를 더한다. 여기에 ‘토론 프로그램’은 주방장이 직접 내오는 특선쯤에 해당할, 좀 더 직접적으로 뉴스와 소통할 수 있는 창구다.
그동안 공중파 3사가 뉴스를 다루는 방식에는 여러 가지 형식적 시도가 있어왔다. 특히 메인 뉴스를 8시에 배치한 후발주자 SBS의 실험이 두드러졌는데 90년대 중반 변호사 오세훈(현 서울시장), 방송인 배유정 등을 출연시킨 ‘뉴스따라잡기’는 당시로선 상당한 파격이었다. SBS는 영화배우 이혜영씨에게 뉴스 진행을 맡기기도 했었다. 뉴스의 형식을 유지하며 후일담 격으로 방송되는 KBS ‘뉴스라인’은 그에 비하면 모범생이다.
오전 시간 주부들을 대상으로 하는 프로그램에서도 심도 있게 시사를 다루는 요즘, 가장 눈에 띄는 프로그램이 있다면 지난 3월 29일 첫 전파를 탄 MBC TV <명랑 히어로>일 것이다. 이 프로그램은 뉴스와 엔터테인먼트의 결합이다. 연예인들이 진행하는 일종의 주간브리핑쯤 되겠다. 신해철이 출연한 12일 방송분은 AGB 닐슨미디어리서치 조사에서 전국기준 6.8%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주말이라고는 하지만 심야시간대임을 감안하면 선전한 셈이다.
시사전문가가 아니면 감히 감 놔라 배 놔라를 하지 못했던 사회적인 이슈에 대해 보통(이거나 혹은 그보다 못한) 사람들이 티격태격하며 중지를 모아가는 <명랑히어로>가 ‘뉴스테인먼트’로 성공적인 자리매김을 할지. 흥미롭게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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