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국에서 온 광고 모델 정주영, 이주일씨
천국에서 온 광고 모델 정주영, 이주일씨
  • 김두호
  • 승인 2008.0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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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주치는 웃음 뒤의 허전한 냉기 / 김두호



[인터뷰365 김두호] 얼마 전부터 타계한 두 사람의 명사가 TV를 비롯한 신문 잡지의 광고 모델로 등장하고 있다. 현대그룹의 창업주인 정주영 회장과 ‘코미디 황제’로까지 일컫던 희극인 이주일 씨(본명 정주일)이다. 정주영 회장은 현대중공업의 기업 홍보 이미지 모델로 등장해 바닷가 맨 모래사장에 조선공업의 청사진을 펼치던 시절을 회상하며 연설하는 장면이다. 육성도 역사적인 기록을 보여주는 감동을 느끼게 하고 웃는 표정도 생전에 보여준 소탈한 웃음으로 정감이 간다.


처음에는 아이디어가 신선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반복해서 마주치며 느껴지는 것은 아직도 고인에 대한 생전의 모습과 마지막 떠나기 전의 모습이 떠올라 서먹해지고 연민의 정이 가는 것은 필자만의 생각일까? 창업주의 성공시절을 부각시켜 기업의 명예로운 창업정신을 대외에 알려보자는 뜻도 있겠지만 트럭에 실린 소떼를 몰고 북한을 방문하던 무렵부터 이따금 뉴스화면을 통해 비쳐진 그 분의 노후 모습은 한창 때의 기개와 대조적이어서 동정을 사기도 했다. 본인의 의지였는지 아니면 정치적인 사정이 있었는지 확인할 수 없으나 지친 몸을 이끌고 대북활동을 할 때부터 표정은 매우 어둡고 힘들어 보여 좀 편안히 쉬었으면 좋을 것 같다는 안타까움을 던져 주었다. 그는 한국 현대화의 기수였고 경제 발전의 대표적인 기여 인물로 큰 발자취를 남겼지만 아직도 옛날 사람이 아니고 떠난 지 얼마 안 되는 현대인이다.


CF에 나타나는 그 분의 모습이 안쓰럽게 보이고 그것이 하늘로 떠난 본인의 뜻인지 어디에 궁금한 것을 묻고 싶을 때도 생긴다.

중년에 빛을 본 대기만성의 코미디언이었지만 가장 오랫동안 가장 화려하게 인기를 누렸던 이주일도 보험 금융기업의 모델로 여기저기에 등장한다. 고인이 된 사람인데 생존 인물인양 활짝 웃는 표정과 몸짓을 만들어 보험 상품을 치켜들고 소개하는 장면(사진)도 있다. 아마도 생전에 찍은 얼굴 사진에 살아 있는 다른 사람의 동작을 합성한 것으로 보인다. 웃는 표정은 그가 생전에 보여준 특장의 표정이지만 역시 암으로 시한부 생명을 살며 고통스럽게 떠난 그의 모습을 떠올리면 반가움보다 연민이 앞을 가린다. 특히 필자는 그가 입원해 있던 원자력병원에서 투병 모습을 직접 보기도 했다. 그는 떠나기 전 자신의 병과 관련된 캠페인성 관련 광고에 모델로 출연했지만 그때도 그에게 출연을 요청한 것은 심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제 고인이 된 입장에서 그에게도 광고모델이 본인의 뜻인지 누군가에게 묻고 싶을 때가 있다. 그렇다면 생전에 곧잘 이웃돕기 활동을 했던 그였기 때문에 만일 광고 출연료를 받았다면 하늘에 살아도 그 돈을 자선기금으로 선뜻 내려 보낼지 모른다. 어쨌거나 그도 떠난 지 오래되지 않는 이 시대의 코미디언이다.


기업의 광고는 국민이나 소비자에게 산뜻한 이미지의 감동과 여운이 전달되어야 성공한 광고로 볼 수 있다. 정 씨 두 고인의 광고모델이 정말 기업의 그런 성공한 모델로 볼 수 있는 지 다른 사람들의 생각이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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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두호

㈜인터뷰365 창간발행인, 서울신문사 스포츠서울편집부국장, 굿데이신문 편집국장 및 전무이사, 한국영화평론가협회 회장, 영상물등급위원회 심의위원, 국회보 편집자문위원, 제5대 서울신문사우회 회장 역임. 현재 대한언론인회 부회장, 서울영상위 이사, 신영균예술문화재단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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