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의 신’ 서태지가 돌아온다①
‘음악의 신’ 서태지가 돌아온다①
  • 이근형
  • 승인 2008.0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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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백 곡에 실릴 새로운 메시지에 촉각 / 이근형



[인터뷰365 이근형] 대한민국의 대중가요 역사는 조용필과 서태지로 양분된다. 조용필은 낭만을 꿈꾸는 기성세대의 우상이었고, 서태지는 90년대부터 일어선 X세대와 그 이후의 자손들의 지도자였다. 조용필은 나이를 감안하여 신작의 행렬이 멈췄지만, 1972년생의 서태지는 창작욕이 끊이질 않는 젊은 아티스트다. 서태지는 일정 기간의 틈을 두고 대중과 소통하지만, 그 간헐적인 기간 동안 세대를 뒤엎는 센세이션으로 한반도를 달군다.


조금 더 과장되게 말하자면 서태지는 동북아의 대중음악의 발전을 돕는 교두보다. 그가 들고 나오는 음악에 한중일 3국이 요동치고, 심지어 북쪽의 러시아와 태평양 건너 미국에도 영향을 끼친다. 블라디보스토크 공연 그리고 미국 출신의 세계적 랩 메탈 밴드 콘(Korn)과의 합동 공연이 그러하다.


이런 서태지가 2004년 자신의 솔로 3집이자 통산 7집 이후 4년 만에 컴백한다. 이미 2008년 초부터 서태지의 복귀가 점쳐졌고, 서태지컴퍼니 측의 공식 발표에 의해 2008년 7월 29일 첫 싱글 발표를 시작으로 순차적으로 두 번째 싱글과 정규 앨범을 낸다고 기정사실화 되었다. 아직 1개월 정도 남았는데도 벌써 나라 안팎에서 서태지 신드롬에 몸살을 앓는다.


1996년 서태지와 아이들 해체 이후 서태지는 2000년 2집 시절까지 철저히 신비주의를 고수하며 서태지 본인과 대중, 그리고 언론간의 줄다리기를 해왔다. 그러면서 서태지는 1998년 1집을 통해 인더스트리얼 록, 얼터너티브 록의 한국화에 성공하며 그간 은둔하며 쌓은 음악성의 결과물을 공개했다. 연이어 서태지는 2000년 2집 <울트라맨이야>로 당시 세계를 강타하던 랩코어, 랩 록 (Rap rock) 의 한국화를 또다시 일궈냈다. 마침 세계적 랩 록그룹 림프 비즈킷이 2000년 Chocolate Starfish And The Hot Dog Flavored Water를 내놓으며 랩 메탈의 부흥기를 이끌었는데, 적어도 우리나라에서만큼은 서태지의 <울트라맨이야>와 앞서 언급한 림프 비즈킷의 음반은 2000년을 대표하는 세계적 메인 스트림의 얼굴들이었다.


섬머소닉 록 페스티벌에도 참가하고, 해외 아티스트와 교류하는 등 주체할 수 없는 국제적인 끼를 지닌 서태지는 2000년대 랩 메탈 시대를 정확히 예견한 그 선구안으로 차기작 또한 국내에서 그 누구도 시도하지 않았던 이모코어와 얼터너티브 메탈을 들고 2004년 한반도에 상륙했다. 당시 서태지는 지금껏 쌓아왔던 신비주의와 범접할 수 없는 아우라를 한꺼번에 무너트리는 비장의 카드를 꺼냈다. 7집의 수려한 이모코어 트랙 ‘10월 4일’ ‘로보트’ ‘Zero’처럼 말 그대로 감수성을 앞세운 록 (Emocore) 의 모습이 까도까도 새로운 양파 껍질 같았다. 이처럼 자신의 사생활을 모두 공개했고, 예능 프로그램에 나오는 것도 거리낌 없이 수락하며 친근함에서 우러나오는 감수성을 앞세웠다.



이렇게 서태지는 1998년 솔로 데뷔 이후 최근작을 내놓은 2004년까지 약 6년여 동안 우리나라 가요계에서 보기 힘든 ‘새로운 음악 장르의 소개’, ‘갈수록 해독하기 어려워지는 뛰어난 음악성’, 그리고 ‘현 시대에 대한 변함없는 비판’의 사이클을 돌려왔다. 일반적인 타 가수들은 우리나라에서 히트를 친다고 규정화된 장르에서 시작하거나, 자기의 음악성을 반영하지 않고 유능한 프로듀서의 힘으로 제작한 노래를 불러왔다. 하지만 완벽주의자 서태지는 달랐다.


그는 한반도 내에서 횡행하고 있는 주류를 거부하고, 시각을 전세계로 넓혀봤다. 그리고는 우리에게 생소하기 짝이 없는 장르를 들고 나와, 그것을 기어코 한국화 시키는 데 성공했다. 이미 1990년대 록음악계의 메인 스트림에서 강성한 바 있는 얼터너티브 록이나 랩 메탈은, 세계 문화의 미아나 다름없는 우리나라에선 다른 세상 이야기였다. 그런데 서태지는 그것을 국내로 수입해왔다고 말하는 게 정확할 것이다.


그러나 서태지가 세계의 메인 스트림에 서있는 음악을 수입했다고 해서 자기만이 가지고 있는 음악적 세계나 가치관을 버렸다는 뜻은 아니다. 서태지의 솔로 작품들의 전체적인 도선을 살펴보면 이렇다. 일단 서태지는 우주 문명이나 신비로운 세계, 그리고 사이버 세상을 동경하는 편이다. 그래서 솔로 1집에서는 마야 문명을 노래하기도 했고, 우주인의 메시지를 담아낸 노래도 삽입시켰다. 2집 <울트라맨이야> 에서는 마치 영국 록그룹 뮤즈(Muse)처럼 앨범의 콘셉트와 전체적인 줄거리를 오직 서태지만이 만들어낸 거대한 상상의 제국처럼 울타리를 세워놓고 그 안에서 새로운 생명의 이야기를 만들어냈다. 이 앨범에서는 서태지가 인터넷이 세상의 소통 수단이라는 것을 예측, ‘인터넷 전쟁’ 이라는 노래를 내놓은 바 있다. 가장 최신작인 2004년 3집에서는 이모코어 트랙으로 아름답게 앨범을 가꿨지만, 돈만 밝히는 현재 우리나라 가요계를 비판하는 내용의 ‘F.m Business’로 거침없는 쓴 소리를 던졌다.



서태지는 지금까지 내놓은 세 장의 솔로 앨범에서 자기가 구축해놓은 상상 속의 세상을 건설, 그 안에서 벌어지는 서태지의 관심 분야 (우주 문명, 미스터리, 인터넷 세상 등) 의 끊임없는 순환과 대중에게 던지는 메시지가 메커니즘으로 이뤄지고 있는 상태다. 그리고 그것들은 각 연도마다 전세계를 강타하고 있는 주류의 음악 장르로 재탄생되어 우리들의 귀에 충격 요법을 준다. 서태지의 사상과 그가 일궈놓은 음악의 제국이 노래가 되어 전국 방방곡곡에 흘러나올 때, 바로 그 모습이 서태지가 음악적으로 이룰 수 있는 최고의 여건일 것이다.


서태지는 이번 컴백 활동을 예고할 때 1998년 이미 발표한 바 있는 우주의 신비로움, 그리고 태초의 생명에 대해 노래할 것이라고 짧게 언급했었다. 그래서 조심스럽게 예상을 해보자면 서태지가 믿고 있는 우주 문명이 지구라는 별에 내려와 인간을 만들어내고, 과학자들과 종교인들 사이에서 끊이질 않는 이 ‘인류의 태동기’에 대해 심층적으로 다가서겠다는 의지가 보인다.


또한 한 가지 빼놓을 수 없는 것이, 서태지는 늘 자기를 사랑해주는 수많은 팬들에게 감사의 표시를 음악으로 전한 바 있다. 1집에서는 ‘Take Five’라는 곡으로, 2집에서는 동명 타이틀곡 ‘울트라맨이야’, 그리고 3집에서는 ‘Live Wire’로 그를 믿고 따르는 팬들에 대한 감동적인 메시지를 전달했었다. 이것은 서태지와 아이들 시절부터 꾸준히 지속된 서태지의 팬 서비스이며, 이번 솔로 4집에서도 이런 유의 노래가 트랙의 하나로 자리 잡을 것으로 예측된다.


그런데 참 희한하게도 팬들을 위한 이런 트랙들은 서태지가 지금껏 내놓은 솔로작들 중에서 가장 많은 사랑을 받았다. ‘Take Five’는 얼터너티브 록의 승리라는 평가를 받았고, ‘울트라맨이야’는 국산 뮤지션이 만들어낸 완벽한 랩 메탈이었으며, ‘Live Wire’는 서태지가 3집 이후 콘서트에서 제일 애용했던 스매시 히트곡이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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