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 정상호가 친 파울볼에 맞은 어머니
아들 정상호가 친 파울볼에 맞은 어머니
  • 정종화
  • 승인 2008.0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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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73명 관중 가운데 하필이면... / 정종화



[인터뷰365 정종화] 지난해 4월12일. 문학구장에서는 SK와 삼성간 1승1패의 호각지세를 마감하는 3연전 마지막 승부가 펼쳐졌다. 박경완의 그늘에 가려 있었지만 SK에는 최경철, 이재원, 이성우와 정상호등의 강견 포수들이 포진하고 있었다. 김성근 감독은 이날 박경완 대신 정상호를 선발 출장 시켰다. 시즌 두 번째 선발 출전이었다.


이날은 목요일임에도 불구하고 2,873명의 많은 관중이 문학경기장을 찾았기에 SK로서는 삼성을 꼭 이겨야 한다는 투지로 불타고 있었다.


정상호는 4회말 타석에서 백스톱 뒤로 뜬 파울볼을 날렸다. 이 타구는 문학구장 스카이박스를 맞고 툭 떨어져 관중석에 앉아있던 한 중년 여성팬의 얼굴에 맞았다. 공교롭게도 그 중년부인은 정상호의 어머니였다. 2,873명의 관중 중에서 아들이 친 야구공에 어머니가 맞는 드라마 같은 황당한 실제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모처럼 찾아온 경기에서 아들이 선발 출장한 늠름한 모습을 보고 있던 어머니 박영정씨는 이 타구에 뺨 안쪽이 약간 찢겨지기까지 하였다. 물론 관중들은 이런 ‘어머니와 아들’의 관계를 알 턱이 없었다. 어머니 박영정씨는 이런 와중에서도 ‘아들의 타구에 맞은 것이니까 괜찮다.’고 했지만 SK 프런트 직원들은 어머니를 인근 병원으로 모시고 가 상처를 치료받게 했다.


정상호는 8회까지 이 일을 전혀 알지 못했고 연장 12회까지 혈전 끝에 경기는 1대1 무승부로 끝이 났다. 공교롭게도 이날 프로야구 4게임에서는 단 하나의 홈런도 나오지 않는 침묵이었다.


미국의 프로야구에서도 이런 경우가 있었다. 1939년 어머니날에 생긴 일이었다. 클리브랜드의 봅 펠러 투수는 자신의 선발 등판일과 어머니날이 겹치자 아이오와주 시골농장에 사는 어머니를 야구장에 초대했다. 그는 통산 266승을 올리며 명예의 전당까지 오른 대 투수였다.



난생 처음 야구장에 와본 펠러의 어머니는 야구의 룰조차 몰랐으나 아들이 공을 던지고 있는 모습과 소란스런 관중이 떠드는 소리가 신기하여 눈을 휘둥그레 뜨고 시합구경에 열중하고 있었다.


시카고 화이트삭스의 강타자 마브 오웬과 대결한 아들 펠러가 던진 강속구에 타자의 방망이는 돌아갔고 공은 빗맞아 파울볼이 되어 스탠드로 날아갔다. 공은 펠러의 어머니의 얼굴을 강타했다. 안경을 쓰고 있던 어머니는 오른쪽 눈에 공을 맞고 피를 흘리며 기절했고 병원에서 6바늘을 꿰맸다.


프로야구 26년은 물론이거니와 우리나라 야구사상 아들이 친 공에 어머니나 아버지가 맞았다는 불상사는 정상호 이전까지는 단 한 번도 없었다. 더군다나 자신이 던진 공을 타자가 쳐서 어머니를 맞힌 펠러보다 자신이 직접 어머니를 맞힌 ‘진기록 불효’는 SK의 정상호가 전 세계 야구역사상 최초가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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