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들 불로소득에 1종, 2종이 있다?
스타들 불로소득에 1종, 2종이 있다?
  • 신일하
  • 승인 2008.0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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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그 스타 이경규의 서점 불로소득 / 신일하


[인터뷰365 신일하] 얼마전 여의도 KBS 본관에서 후배 방송작가 L을 만났다. 늘 재치 넘치고 유머 좋아하는 그는 반갑게 손을 잡더니 “오늘 커피 값 모자라 걱정했는데 형과 마주쳤네. 퀴즈 하나 낼 게. 못 맞추면 형이 커피 값을 내고...”하고 능청 떨었다. “그래? 뭔데” “불로소득에 1종과 2종이 있는데 아세요” “로또, 경마로 번 돈을 불로소득이라 하잖아. 하지만 그걸 1, 2 종으로 구분해?. 새로운 세법이 탄생 했나” “땡. 오답입니다.”

결국 필자가 산 커피를 마주하고 자리를 잡자 L은 뭔가 가르쳐 줄 듯 수첩을 펼쳤다. 묵직한 그의 수첩에 여러 정보가 들어 있는 걸 알아 “대어를 하나 낚나 보다”하는 기대로 그의 표정을 살피며 커피를 마셨다. 하지만 입도 열지 않은 채 금방 수첩을 접어 버리는 거다.

“뜸들이지 말고 보따리 빨리 풀어” “아하! 그거요. 불로소득이라면 일하지 않고 얻는 수익으로 생각 하죠. 조금 전 얘기한 이자 배당금, 부동산 임대료 같은 거와 로또나 경마 복권 같은 게 대표적인데 스타들은 CF나 이벤트, 초청 공연 등으로 버는 걸 불로소득으로 봐요. 엄밀하게 말하면 아니지만...” “그런데 1종은 뭐고 2종은 어떤 거야” “1종은 이거 ‘不勞所得’이고요 2종은 이런 ‘不老所得’요. ‘일할 노’ 자가 아니고 ‘늙을 노’요”하고 수첩 속에 있던 메모지에 써 보여주며 설명하는 것이다.

“불로소득 1종은 디지털 세대 스타가 CF, 팬 사인 등 이벤트로 버는 수입이고 2종은 신세대가 아닌 아날로그 세대 스타들이 버는 공짜 같은 수입을 말하는 거래요. 2종의 ‘不老’는 노후를 위해 나이 든 스타들이 챙기는 거랍니다.” “그 ‘불로’가 아닐 부에 일할 노자가 아니고 아닐 부에 늙을 노자라...” "일종의 공짜 같은 돈이지만 자신의 노후를 위한 수입이라는 주장, 그건 정말 신선한 발상의 전환이죠. 이 아이디어가 누구 머리에서 나온 것 같아요?” ‘不勞’와 ‘不老’의 심오한 해석을 내놓은 혜안의 진원지가 L작가가 아니면 어디라는 걸까.

“개그 스타 이경규가 ‘몰카’ ‘양심냉장고’로 인기 정상에 있을 때래요. 모처럼 일요일이라 쉬다가 매니저를 데리고 고속터미널에 있는 유명 서점을 찾아갔어요. 책 구경하는데 웬 남자 종업원이 오더니 인사하더래요. 종업원이 ‘쉬러 나오신 것 같은데 시간 좀 내주셨으면’해서 매니저가 사무실로 따라 갔죠” 한참 후 돌아온 매니저는 “오늘 OOO 팬 싸인 스케줄이 잡혔었는데 조금 전 부득이한 일로 취소되어 대신 이경규님이 해줄 수 없느냐”는 부탁을 받았다는 것이다. 책 000권 싸인 해주면 수고한 대가로 1500만원을 주겠다고 하면서. 당시 이경규의 이벤트 개런티는 3천만원. 이경규는 서점이 처한 딱한 사정을 감안, 현찰을 주는 조건이라 승낙하고 2시간 동안 이색 알바를 했다는 것.

“머리 식히러 놀러갔는데 거기서 120분 만에 1500만원을 벌다니 이런 걸 땡 잡았다고 하는 게 아닐까요. 스타가 아니면 있을 수 없는 일이지만.” 시원한 냉방의 서점 사무실에서 두 사람(매니저도 경규 싸인을 도와)이 싸인 해주는 일이 쉬운 건 아니었지만 그 수입이야말로 그들에게 알토란같은 불로소득이나 다름없었을 것이다.

“서점을 나오며 경규가 매니저한테 한 얘기가 걸작이죠. ‘오늘 챙긴 이 돈은 말이다. 不勞所得이 아니고 우리의 노후를 위한 거니 不老所得이다’며 익살 떨었다네요.” 방송가 참새로부터 이 얘기를 전해 들었다는 L작가는 ‘불로소득’에 1,2종이 있게 된 유래를 이처럼 설명하면서 “형이 경규와 친하잖아요. 컨펌(confirm)하는 건 선배가 하면...”하는 게 아닌가.

참새들 입방아에 뻥 튀겨지는 소문도 많지만 “스타의 시간은 돈과 병행 한다”는 우스갯소리를 증명해주는 에피소드였다. 불로소득을 혹시 천사처럼 쓰고 싶은 스타는 없을까? 가수 김장훈은 천사처럼 번 돈을 천사처럼 쓰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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