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윤희를 위한 변명, 그의 깊은 슬픔에 배려가 필요하다
정윤희를 위한 변명, 그의 깊은 슬픔에 배려가 필요하다
  • 김다인
  • 승인 2011.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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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365 김다인】최근 은퇴한 여배우 정윤희가 검색어에 자주 등장하고 있다. 더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뜻밖의 비보로 접한 그의 아들 소식이 톱뉴스로 올라오고 있다.


미국 유학중이던 정윤희 아들 사망 소식을 전하면서 일부 매체들은 정윤희에 대해 장황한 미사여구를 늘어놓고 있다. ‘유지인 장미희와 함께 70년대를 이끈 트로이카 여배우 ’ ‘우리나라 최고 미모를 뽐내던 여배우’ 등등. 최소한 40대는 넘어야 알 수 있는 정윤희에 대해 관심을 이끌기 위해 동원된 이같은 수사들은 모두 사실이다. 하지만 이 사실들은 이번 사건의 관심을 극대화하는 장치로 이용되고 있을 뿐이다.


그는 결혼과 함께 은퇴했다. 은퇴 후 한번인가 매스컴에 모습을 보인 적이 있지만 그것도 연기와 관련된 것은 아니었다. 평범하게 한 사람의 아내로 엄마로 살아가던 과거의 여배우가 당한 일을 이렇게까지 이슈화하는 것이 마땅한 일일까. 본인의 일이라면 과거 빛나던 배우, 세간의 관심을 한몸에 받던 여배우였으니 그럴 수도 있겠다 싶다. 한번 스타는 영원한 스타니까. 하지만 이번 일은 자연인으로서 겪는 그의 가족사이다. 그것도 뜻밖에, 천재지변처럼 일어난.


그의 아들의 사인이 약물과 관련 있을지 모른다는 쪽으로 결과가 나오면서 일부 매체들은 ‘정윤희를 아는 사람’ 찾기에 촉을 세우고 있다. 한마디라도 관계되는 멘트를 듣기 위함이다. 딱히 그의 아들에 관한 것이라기보다는 그동안 별로 알려지지 않았던 그의 가족사 등을 듣고 싶은 것이다. 또 일부 매체들은 정윤희에 대해 최고의 찬사를 인트로로 내걸고 그 아들에 대한 기사를 싣고 있다. 연예기사를 쓸 때의 전형적인 구성이다.


매체들의 탐사취재 본능이야 충분히 이해가 간다. 그러면서도 드는 의문은 은퇴해 일반인으로 지내고 있는 과거의 스타들이 어디까지 자기의 삶을 대중 앞에 내보여야 할까라는 점이다. 더군다나 이처럼 급작스러운 비극 앞에서.


지금 말할 수 없는 비통함에 젖어있을 정윤희는 자신의 의사와는 아무 상관없이 여러 기사의 주인공이 되고 있다. 되새김질하고 싶지 않을 과거의 일들까지 연관기사로 등장하고 있다.


그의 깊은 슬픔을 온전히 감당할 수 있도록 배려하는 예의가 필요할 것 같다.

김다인

영화평론가. 인쇄매체의 전성기이던 8,90년대에 영화전문지 스크린과 프리미어 편집장을 지냈으며, 굿데이신문 엔터테인먼트부장, 사회부장, LA특파원을 역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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