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도야 잘있느냐, 우리가 간다
홍도야 잘있느냐, 우리가 간다
  • 오영상
  • 승인 2008.0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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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란과 물개바위가 반기는 붉은 섬 / 오영상


[인터뷰365 오영상] 장마가 소강상태다. 마른장마라 한다. 벌써부터 올 여름 휴가계획을 세우느라 이리저리 인터넷을 뒤지는 누리꾼이 많다.

올 여름 휴가지로 다도해해상국립공원 홍도를 추천하고 싶다.


석양에 온 섬이 붉게 물든 모습이 환상적인 홍도(紅島).

1981년 12월 23일, 전남의 섬들이 다도해해상국립공원으로 지정됐다. 하지만 홍도는 이미 1965년 4월 7일에 섬 전체가 천연기념물170호로 지정됐다. 그만큼 홍도는 보호가치가 큰 섬이다.

행정구역상으로는 전남 신안군 흑산면 홍도리다. 목포항에서 뱃길로 115km로 쾌속선으로 2시간 30분이 소요된다. 목포항을 출발해 힘차게 달리던 쾌속선이 비금․도초지역을 벗어나자 흔들리기 시작한다. 먼바다로 나서고 있는 모양이다.

홍도는 누에모양 또는 개미모양이라 한다. 바로 개미허리처럼 잘록한 곳이 쾌속선이 닿는 곳이다. 여름철에는 반대편 해수욕장 선착장에 접안한다.



쾌속선에서 내리자마자 성급한 탐방객들은 유람선으로 옮겨 탄다. 내친 김에 섬 한바퀴를 도는 여정을 선택한 것이다. 멀미에 시달린 이들은 숙소에 여장을 풀고 시원한 섬 풍경에 여독을 푼 뒤 유행가소리 요란한 유람선에 승선한다.

홍도항을 출발한 유람선은 남문바위부터 시계방향으로 섬을 한바퀴 돈다. 홍도의 관문인 남문은 홍도 10경중 하나다. 도선바위와 노적바위 등이 어우러져 있다. 한 폭의 그림 같은 병풍바위와 물개를 닮은 물개바위가 자연의 신비로움을 더한다.

홍도 10경중에 제2경이라는 실금리굴과 바위가 아차하면 떨어질 것 같은 아차바위, 촛대모양의 촛대바위가 해상유람선의 오른쪽에 펼쳐진다.

곰은 지리산국립공원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곰바위가 바다에서 섬을 향해 기어오르는 모습을 하고 있다.


기이한 모습에 따라 적당히 이름이 붙여진 기암괴석을 소개하는 유람선의 안내원이 신이 난 듯 스피커 볼륨을 높인다.

“이제 우리 홍도를 방문하신 여러분께 감사의 표시로 시루떡 한 시루를 선물로 드리겠습니다”



먼 뱃길에 허기를 느낀 탐방객들이 눈을 반짝이자 안내원은 이내 김빠지는 소리를 한다.

“자 오른쪽에 시루떡 바위가 있습니다. 눈으로 맛있게 드십시오”



여기저기서 “떼끼!”소리가 나오지만 안내원이나 탐방객들 모두 홍도의 비경에 신이 나 있다.

선상 유람은 주로 오른쪽에 기암괴석들이 펼쳐지지만 주전자바위는 반대편에 있다. 지난해 태풍에 주전자뚜껑이 날라갔다고 한다. 10여 년간 똑같은 설명을 해도 선상에서는 웃음소리가 그치지 않는다. 다시 오른쪽으로 원숭이바위와 이 섬을 수호하는 거북이 모양의 거북바위도 시야에 들어온다.



홍도 10경중에 제7경인 수중자연부부탑에 이어 콜라병모양의 콜라바위도 눈길을 끈다. 자칫 놓쳐버리기 쉽다. 다른 바위들은 양각이라면 이 바위는 음각이기 때문이다.

천정에 달린 석순이 화려한 모양의 석화굴을 지나 등대가 있는 홍도2구마을이 눈에 들어온다. 다시 먼 바다 쪽에 독립문모양의 독립문바위가 있다. 많은 유람선이 등대 선착장에 접안하지 않지만 특별히 등대에 오를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다.



한 제과회사의 CF촬영장소로 유명한 등대다. 또한 이른 봄에는 신안군 홍도관리사무소가 일부러 재배한 노란 유채꽃이 파란 바다와 독립문 바위를 배경으로 또다른 볼거리를 제공하는 곳이다.

등대의 난간위에서 무심코 바다를 바라보던 일행들이 소리친다.

“야! 미니 홍도다.”

바로 이 지역사람들이 긴섬이라고 부르는 섬이다. 마치 홍도를 압축해놓은 모습이다. 지금은 등대 접안을 위해 선착장이 만들어졌지만 예전에는 높은 등대 위에서 내려다 본 긴섬의 모습은 마치 홍도 항공사진 모양을 하고 있다.


등대를 출발한 유람선이 다시 홍도항으로 돌아오는 코스는 사실 볼거리가 별로 없다. 슬픈 전설을 들으면서 바라보는 홍어바위가 볼거리보다는 먹거리로 생각으로 치닫는다. 유람을 끝내면 맛볼 수 있는 홍도의 명물인 홍어회를 생각하며 입맛을 다신다.



해상유람이 홍도의 전부는 아니다. 혹시 짙은 안개로 유람선 탐방이 어렵다면 몽돌로 이루어진 홍도해수욕장을 걸어보라. 안개 속에서 몽환적인 분위기가 연출된다. 또 탐방로를 걷노라면 노랗게 핀 원추리가 손을 흔들어 반긴다.



풍란전시실을 찾아 홍도의 자생식물인 풍란 등을 관찰할 수 있다. 국립공원관리공단 철새연구센터를 들러 조류에 대한 각종 해설프로그램을 만날 수 있다. 철새들의 이동시기에는 ‘철새에게 가락지를’ 이라는 해설프로그램에 참가, 직접 철새들에게 가락지를 채워줄 수 있다. 봄철인 4월과 가을철인 10월에 이동하는 새들을 만날 수 있다. 여름철에는 번식을 끝낸 갈매기류와 텃새인 흑로가 인근섬인 흑산도와 장도를 오가는 모습을 관찰할수 있다. ‘홍도 철새이야기’는 연중 계속된다. 인터넷으로 예약을 하거나 직접 철새연구센터를 방문, 참가할 수 있다.



■ 국립공원관리공단 홍보실 오영상(oyss@knps.or.kr) 특별기고


◕ 교통정보

<1>자가용

* 경부고속도로 : 서울TG-광산IC-목포항-쾌속선

* 서해안고속도로 : 서서울TG-목포IC-목포항-쾌속선

<2>버스 이용시

* 서울호남선터미널-목포(4시간20분)-목포항-쾌속선

<3>KTX 이용시

* 용산역-목포역(3시간10분)-목포항-쾌속선

◕ 탐방정보

* 국립공원관리공단 다도해상서부사무소(061-284-9113)

* 신안군 문화관광과(061-240-83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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