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 l 젊음DIY법-“내 젊음의 조물주는 내 자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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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여운정
  • 승인 2008.0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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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령 박사의 자기젊음계발서 ‘젊음의 탄생’ / 여운정



[인터뷰365 여운정] 20세기에 젊음을 향한 의식의 성찬을 마련했던 이어령 박사가 21세기에도 젊은이들을 향해 막힘없는 언변을 쏟아냈다. 그가 새로 내놓은 책 ‘젊음의 탄생’(생각의나무 펴냄)을 통해서다.


지금 세대에게는 전직 문화부 장관으로 각인돼 있겠지만 20세기에 젊은 시절을 보낸 부모 세대에게 있어 국문학자 이어령 교수는 동과 서, 옛날과 지금을 아우른 무궁한 문화담론을 화려한 언변에 풀어냈던 문화지식인으로 기억될 것이다. 강단과 강연회장에서 쏟아내는 그의 카랑카랑한 에너지는 나태해지려는 젊음을 일깨워주곤 했다.


그 에너지가 한 세기를 넘어 이제 아들 딸 세대에게도 전해지고 있다. 여전히 화두는 젊음이다. 이 책을 보면서, 이어령이라는 문화의 징검다리를 통해 부모와 자식 세대는 새삼 ‘젊음’이라는 공동의 화제에 대해 대화를 나눌 수도 있을 것이다.


신간 ‘젊음의 탄생’은 우선 제목에 주목하게 된다.

왜 젊음의 ‘탄생’인가.

젊음을 물리적인 시간대에 둔 것이 아니라 주관적인 시간대에 두고자 하는 저자의 의지가 들어있는 것이라 봤다. 젊음이란 일정한 물리적인 시간에 일시적으로 누리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의지로 만들어가는 것이라는 주관적 의미가 강하다는 뜻이다. 젊음은 시계가 만들어냈다가 그 시간이 없어지면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올곧은 의지로 ‘탄생’시키는 것이라는 의미다. 따라서 이십대에도 젊지아니한 사람이 있을 수 있으며 칠십대에도 젊은 사람이 있을 수 있다. 몸은 부모가 준 것이지만 젊음을 탄생시키는 것은 자기 자신이다.


저자는 평생 말과 글을 다뤄온 이답게 제목에서부터 책에 담겨져 있는 내용을 강렬하게 축약하고 있다. 그리고 ‘젊음은 나이가 만드는 것이 아니라 생각이 만드는 것이다. 이 작은 책을 오늘의 젊음을 위해 바친다’고 책의 앞장에 적어 책 제목이 지니는 뜻을 새삼 강조한다.


책에는 디지로그를 주창하는 저자답게 동서고금을 축지법으로 넘나드는 비유와 다양한 키워드로 어떻게 자신의 젊음을 탄생시킬 것인가를 쓰고 있다. 그냥 책 한 권을 통째로 읽는 것을 권하지만, 그 가운데 가장 빛나는, 가장 와닿는 키워드 몇가지로 저자가 주장하는 젊음을 탄생시키는 비결을 간추린다.



젊음의 키워드


**젊음은 높이높이 나는 것이다

2008년 서울대 신입생을 위한 강연에서 저자는 현자(賢者)의 말 대신 ‘떴다 떴다 비행기 날아라 날아라’는 동요를 주제로 강연을 했고 서울대생의 폭발적인 반응을 얻었다고 한다. 그 반응은 이 책을 쓴 발화점이기도 하다. 높이 나는 갈매기 조너던처럼 계속 날개짓을 하는 새는 결코 추락하지 않는다. 나는 자에게는 반드시 방향이 있고 가고자 하는 표적이 있다. 목표를 향해 높이 뜨는 것, 나는 것, 그것이 젊음이다.


**젊음은 바다로 처음 뛰어드는 펭귄이다

영어권에는 ‘최초의 펭귄’이라는 관용어가 있다. 바다를 향해 떼지어가던 펭귄 무리는 막상 바닷가에 닿으면 물에 뛰어들기 전에 멈칫 한다. 바다는 펭귄들에게 맛있는 먹이도 제공할 것이지만 알 수 없는 적들이 기다리고 있는 곳이기도 하다. 기대와 공포가 공존하는 곳. 그 잠시의 머뭇거림을 뚫고 무리 가운데 제일 먼저 바다에 뛰어드는 용감한 펭귄. 그것이 바로 젊음이다.


**젊음은 길을 만드는 것이다

자기 앞에 나있는 두 길 가운데 어느 한 길을 택하는 것이 아니다. 프로스트의 ‘가지 않은 길’처럼 가지 않은 길에 대해 미련을 가지는 것은 더욱 아니다. 두 길 가운데 어느 것도 아닌, 새로운 길을 자신이 가고 싶은 길을 만드는 것이 젊음이다. 젊음이란 창조력과 상상력으로 이뤄졌기 때문이다. 가다가 쓰러져도 일어날 수 있는 것이 젊음이다.


**젊음은 360도 회전이 가능하다

뼈가 굳지 않은 것, 유연한 것, 고정되지 않은 것이 젊음이다. 젊음의 가능성은 360도다. ‘한우물만 파라’는 것은 지금의 젊음에게는 어울리지 않는다. 외골수적인 시각보다는 겹눈의 시각이 필요하다. 일찍 한 곳에 인생을 고정시키려 하지 말고 자유롭게 사고하고 마음껏 움직이며 뜨거운 대낮처럼 치열하게 사는 것이 젊음의 특권이다.


**젊음은 팔각형 연필이다

네모 연필을 손에 쥐기 불편하다. 동그란 연필은 굴러떨어지기 십상이다. 팔각형 연필은 재료 손실도 가장 적고 구르지도 않으며 손에 쥐기 편리하다. 각이 진, 편협한 사고가 아니라 원과 사각의 사이에 있는 균형적이며 다양한 시각의 육각형. 거기에 지우개를 달 줄 아는 창조력. 그것이 젊음이다.


**젊음은 곡선이다, 그러나 그 속에 직선이 있다.

개미들은 실타래처럼 얽힌 길을 나와 먹이를 찾는다. 하지만 먹이를 찾은 개미들은 더 이상 미로를 헤매지 않는다. 직선길로 곧장 개미집으로 향한다. 젊음은 곡선의 시간이다. 방황하는 시기다. 무엇을 할까, 어디로 갈까 방황하는 카오스(혼돈)의 시기다. 마음껏 방황하라. 그러나 개미를 기억하라. 먹이를 물면 더 이상 헤매지 않고 일직선 길로 집을 찾아가는. 마음놓고 방황하되 돌아갈 방향은 정해둬라.



이어령 박사는 이외에도 다양한 문화인류학적 예시와 낯설지만 흥미로운 ‘매직카드’(예컨대 카니자 삼각형, 물음느낌표, 오리 토끼 모형 등) 등을 제시하며 젊음의 탄생을 역설한다.


그리고는 지운다.


에필로그에서 ‘바다는 초록색 지우개다’라며 ‘작은 파도들을 달래기 위해 텅 빈 공간을 준비해 두어야 할 것이다. 그 빈 자리에 높은음자리로 바람이 불면 어리고 싱싱한 초록색 파도들이 다시 생겨날 것이다. 젊음은 그렇게 탄생한다’고 적으며 책을 마무리 짓고 있다. 그 스스로가 바다가 되어 한 권 책을 통해 설파한 것들마저도 지워버리는 것이다. 그것은 이 책의 앞머리에 쓴 ‘스스로의 생각이 만드는 젊음’에 대한 존중에 다름 아니다.


요즘 시중에는 이삼십대를 위한 재테크, 자기계발서들이 앞다퉈 출간되고 있다. 돈 잘 벌고 맞춤형 사회생활을 하는 것도 중요한 일이겠고 따라서 그같은 책들도 의미가 있다. 하지만 남들의 시각과 시선에 자신을 맞춰 나가는 사이, 자신의 젊음이 죽어가고 있을지도 모른다. 한순간이라도 그같은 자괴감이 들었다면 젊음의 자존을 일깨워주는 이 책이 멘토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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