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터너티브 록그룹 스매싱 펌킨스의 제임스 이하②
얼터너티브 록그룹 스매싱 펌킨스의 제임스 이하②
  • 이근형
  • 승인 2008.0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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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하게 영역 넓히는 멀티 플레이어 / 이근형



[인터뷰365 이근형] 스매싱 펌킨스는 사실상 빌리 코건의 1인 체재로 돌아갔던 록그룹이다. 빌리 코건의 천재성이야 너무도 잘 알려진 터라 굳이 강조하진 않겠다. 사실 빌리 코건이 스매싱 펌킨스의 거의 모든 노래를 지어냈고, 대다수의 작품이 히트했다. 하지만 디아시 레츠키의 여성적 터치, 그리고 제임스 이하의 아시아적 감수성 없이 과연 그렇게 얼터너티브 록의 역사를 쓸 수 있었을까. 제임스이하와 빌리 코건 두 사람이 손을 맞잡고 만든 노래도 꽤나 많다. 특히 제임스 이하는 2.5집 ‘Pisces Iscariot’의 히트곡 Blew Away를 직접 작사 작곡하여 리드보컬을 맡기도 했으며, 스매싱 펌킨스 최고 명반 ‘Mellon Collie And The Infinite Sadness’에서는 Take Me Down이라는 노래를 만들어 불렀다.



제임스 이하는 스매싱 펌킨스 탈퇴 후 얼터너티브 록의 스타들만 모인 프로젝트성 그룹 ‘A Perfect Circle’ 에서 활동한 바 있는데, 스매싱 펌킨스 결성 이전부터 만났던 수많은 얼터너티브 록 아티스트들과 친분을 유지하며 그쪽 음악계에서 상당한 인맥을 자랑한다. 그는 ‘R.E.M.’의 프론트맨 마이클 스타이프와 돈독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으며, 나인 인치 네일스, Stacy's Mom이라는 히트곡으로 유명한 팝 록그룹 ‘파운틴스 오브 웨인’과도 교류가 잦다. 또한 제임스 이하는 스매싱 펌킨스 초창기 시절 백인 여성 멤버 디아시 레츠키와 한때 사랑을 나누었다. 이 같은 사실은 다분히 인종차별이라는 아픔을 당할 수 있었지만, 백인들 사이에서 당당히 우뚝 선 제임스 이하다.



디스크자키, 모델, 음악감독... 기타리스트


제임스 이하의 포지션은 기타리스트, 정확히 얘기하자면 세컨드 기타리스트이다. 리드 기타도 맡을 수 있지만 주로 리드 기타와 함께 발맞춰 나가는 세컨드 기타 포지션을 많이 수행한다. 거기에 더해 프로듀싱까지 할 줄 아니, 아마 알 만한 사람들은 눈치를 챘을 것이다. 그는 예술 및 예능 분야에서 다양하게 발을 뻗은 멀티 플레이어다.



175cm의 적당한 키에 늘씬한 몸매, 그리고 우수에 찬 듯한 눈빛의 그는 한때 패션모델이었다. 유투브에 제임스 이하를 검색해보면 그의 패션모델 시절, 런웨이를 걸었던 자료들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빌리 코건은 “그는 평소에 랩을 즐겨 썼던 재치 있는 친구로 힙합이나 라운지, 일렉트로니카에도 관심이 많았다”고 말한 바 있다. 실제로 제임스 이하는 잠시나마 클럽에서 디스크자키로 활동하며 일렉트로니카에도 일가견이 있다는 것을 몸소 증명했다.





제임스 이하는 자신의 둘도 없는 친구인 파운틴스 오브 웨인의 음악 작업에도 굵직굵직한 원조를 해줬다. 몇몇 앨범들의 프로듀싱을 해줬으며, 앨범 수록곡 중 부담스럽지 않은 범위 내에서 세컨드 기타를 맡아줘 사운드의 풍성함을 더해줬다. 이외에도 자신이 얼터너티브 록계에 몸담으면서 알고 지낸 아티스트들의 곡 피처링 등 다양한 음악 작업을 속속 맡아줬는데, 그런 작업이 최근 2007년까지 계속 이어지는 것을 보면 많은 아티스트들이 그의 실력에 감복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여기에 제임스 이하는 음악감독이라는 명함까지 달았다. 배두나가 출연해 국내에서도 적지 않은 화제를 낳았던 일본 영화 <린다 린다 린다>(2005)의 OST 감독을 제맡아 앨범을 총지휘하면서 질 좋은 영화 음악을 선사한 것이다. 2003년 겨울부터 뉴욕의 개인 스튜디오에서 백인 아티스트들과 함께 진행한 <린다 린다 린다>의 OST는 록스타 그의 참여만으로도 핫 이슈에 올랐다. 제임스 이하는 당시 OST 작업 덕택에 최근에서야 일본어 몇 마디를 할 줄 알 정도라고 하니, 만약 일본어가 더 유창해진다면 더욱 영역을 넓히는 것은 시간문제다.



절반의 성공, 그리고 복귀하는 2008년


제임스 이하는 1998년 솔로 앨범을 낸 바 있다. 바로 ‘Let It Come Down’이라는 제목의 앨범인데, 이 앨범은 미국 빌보드 차트 171위에 오르며 선전했다. 별다른 조력자 없이 제임스 이하가 메인 프로듀싱에 나서는 등 지원군 부족과 스매싱 펌킨스 활동 시절의 솔로앨범이라는 점을 감안한다면 결코 낮은 수치의 성적표는 아닌 셈이다. 제임스 이하는 앨범 수록곡 Be Strong Now를 대표작으로 내놨고, 이 곡 역시 중간 이상의 성적을 내며 무난한 솔로 활동의 마침표를 찍었다.



이후 그는 스매싱 펌킨스 탈퇴 및 어 퍼펙트 서클 활동, 타 아티스트들의 음악 작업을 하나하나 이뤄가며 비교적 조용한 활동을 해왔다. 앞서 언급했듯 디스크자키 등으로 활동하기도 했지만 그것이 그의 변절은 아니었다. 그의 음악적 도선은 얼터너티브 록, 기타 팝을 맴돌았으며 늘 한 결 같은 감수성을 바탕으로 음악을 만들어냈다. 제임스 이하가 워낙 내성적인 성격이라 그를 바싹 쫓아오며 인터뷰를 따내려는 기자들 앞에서는 말수가 적어지고, 그렇기 때문에 그에 대한 더 이상의 정보는 캘 수 없다는 것이 그동안 언론의 고충이었다. 그런 모습이 잔잔한 얼터너티브 록의 단면과도 잘 맞아떨어진다.





그런 그가 최근 한 인터뷰에서 "2008년 올해 안에 2집 솔로 앨범을 낼 수 있다"고 밝혔다. 만약 올해 안에 2집 앨범을 낸다면 1998년 1집 ‘Let It Come Down’ 이후 10년 만에 제임스 이하만의 솔로 앨범이 나오는 것이다. 다만 소식통들의 예상이나 주변 관계자들의 언급이 모두 아리송하기 때문에 그가 어떤 음악을 들고 나올지는 본인 외에 누구도 모른다. 아시아인 특유의 나긋나긋하면서도 때 묻지 않은 보컬, 그리고 거기에서 정확하게 새어나오는 영어 발음이 이색적인 제임스 이하에게서 과연 어떤 음악이 나올지, 그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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