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 워> - 대통령, 대기업 CEO, 산업자원부 장관에게 권한다
<디 워> - 대통령, 대기업 CEO, 산업자원부 장관에게 권한다
  • 황기성
  • 승인 2007.0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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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제작자 황기성 서울영상위원회 운영위원장의 특별 기고

[인터뷰365 황기성] 옛날 촬영 현장의 제작자 자동차 뒷전에는 필름 몇 통이 들어있었다. 예정된 필름이 떨어지면 겨우 한통씩 나왔다. 그래도 영화인들은 지치지 않고 밤을 새우며 일을 했다. 이 위에 산업화 시대를 거쳐 대기업이 생기고, 민주화시대를 거쳐 표현의 자유가 생겼다. 1999년, 젊은 감독 강제규가 <쉬리>를 만들어 선풍을 일으켰다. 이것은 한국영화가 일찍이 경험하지 못한 대 사건이었다. 정부는 검열제도를 없애 영화인에게 표현의 자유를 주었고, 산업화의 첨병인 ‘삼성그룹’ 이 영화산업에 진출하여 보여준 훌륭한 성과였다.


영화 <쉬리>는 한국영화를 산업화의 궤도로 진입 시킨 출발점이 되었고 젊고 야심 있는 영화인들에게 불을 붙였다. <공동경비구역 JSA> <실미도> <태극기 휘날리며> <왕의 남자> <괴물>이 다투어 나와 극장들은 성시를 이루었다. 그 사이 예술파 감독들은 깐느. 베를린. 베니스에서 깃발을 올렸다. 아시아는 한류라는 열병에 빠져 중국이, 일본이 한국을 찾기 시작했다. 전국600개의 스크린이 2,000개의 시대로 확대되었다. 이 사이, 1번 주자 삼성과 현대가 빠져나간 사이를 가 채웠다. 배우의 출연료는 분수를 모르고 치솟고, 인건비는 오를 대로 올랐으면서 안배가 되지 않으니 ‘노조’ 가 태동되고, 허리우드 상술 앞에 유일한 시장보호 수단으로 오랫동안 기여해온 ‘스크린 쿼터’는 한미 FTA앞에서 무릎을 꿇어야 했다. 산업으로 본 한국영화는 이 지점에서 또 한 번의 절망을 보고 있다. 어떻게 할까? 무엇이 대안인가?


필자는 심형래를 모른다. 훌륭한 희극인 이란 것 만 알뿐 <디 워>전까지 그가 만든 영화도 보지 못했다. 그럼에도 나는 그의 집념과 그간의 성과를 누구보다 귀담아 듣고 지켜보았다. 그가 나의 관심을 끌게 한 이유는 그의 열정이 꽃인 방향 에 있었다.


영화는 세계적 언어다. 미국의 영화산업이란 바로 그런 공통언어의 산업화를 말한다. 지금 세계는 미국영상산업의 우산 밑에 있다. 그 많은 세계의 극장에서 미국은 밤낮으로 돈을 벌어들인다. 영화 산업은 미국의 부를 형성하는 3대 기간산업의 하나다. FTA 협상에 ‘스크린 쿼터 축소’ 가 미국의 이익산출에 절대 전제가 되는 이유를 알아야한다. 이 엄청난 미국영화의 힘. 세계의 젊은 관객을 사로잡고 우리영화가 도저히 따라 잡을 수 없는 매력이 무엇일까. 바로 허리우드는, 고도의 컴퓨터 그래픽기술을 공상과학영화로 확대 발전시켜 세계 영화 시장을 석권하고 있다. 인종과 언어의 장벽이 없는 SF영화. 여기서 해답을 찾아야한다.


우리가 누구냐. 갖은 역경을 넘어 지구상에서 경제 12위권의 강국을 만든 신기(神氣) 있는 나라. 초고속 인터넷을 사용하는 국민이 많기로 세계1위, IT강국, 컴퓨터 그래픽, 디자인 능력에서 이미 선진국 반열에 서있다. 전자 산업은 삼성과 LG를 필두로 세계 최고다. 이 작은 나라에 전문대학, 일반 대학을 합해 ‘전자산업과’ ‘디자인과’가 얼마나 많은가를 보라. ‘영화영상학과’도 이렇게 많은 나라가 없다. 세계를 돌아본 사람들이라면 우리 민족의 창의성이나 감각의 탁월함을 발견한다. 가장 아름다운 문자 ‘한글’을 만들어 사용하고 금속활자를 최초로 발명하여 책을 찍을 줄 알았던 문화 민족이, 이제와 남은 유산이라곤 산속에 남은 사찰 몇 개 밖에 남지 않아 그 흔한 해외관광객조차 유치하지 못하는 속상함이 있다. 그러나 바꾸어 생각하자. 국경이 없고 장애물이 없는 넓디넓은 사이버 공간이 우리 앞에 있지 아니한가? 작은 나라를 탓하지 말고 넓은 세계를 우리 것으로 보자. 로 세계 속에서 미국을 부자 나라로 만들고 있는 허리우드가 우리에게 그렇게 멀게 만 보이는가? 아니다. 심형래를 주목하라. 그는 물건이다.


<디 워>를 놓고 인터넷에서, TV에서. 방송에서, 논전이 벌어지는 건 흥미롭다. 여기저기서 많은 화제가 되는 것은 영화인으로서 매우 즐거운 일이다. 이 영화가 개봉6일만에 300만 명을 넘어섰다면 분명히 새로운 흥행기록이 나올 것 같다.


<디 워>의 성공을 영화인들은 축하해야 한다. 설사 시나리오가 좀 부족하고 영화적 완성도가 미흡하다 해도- 다음에 더 잘할 것이라고 믿고 기대하자. 라스트가 왜 갑자기 ‘신파’가 되었나 싶더라도 . 그렇게 해야 심형래의 팬들이 더 <디 워>를 사랑해 줄 것 같아서 그랬을 거라고 웃자. 그래도, 그보다 더 큰 것이 있지 않나?<영구 아트>의 CG 노하우를 영화계 자산으로, 우리가 같이 발전시키자 !


한국에는 많은 우수한 감독과 영화인들이 있다. 여기서 ‘삼성전자’ ‘LG전자’ 에게도 관심을 가져주기를 청한다. ‘세계적인 전자 산업이 세계적인 한국형 SF영화 발전’과 연계 시킬 필요가 있는가를 논의하기 바란다.


‘SF영상시장’ 은 무한대로 열려있다. 기업들이 저가 임금을 찾아 아시아로 공장을 옮기는 걸 이해하지만 잠깐 극장에 앉아 92분의 시간을 즐기고 차 한 잔의 여유를 가지면 어떨까? 인구 1억 미만의 나라에서, 영화 산업이 자생력을 가질 수 없다는 것은 기획자의 노트 맨 첫 장에도 있는 메모다. 90년대 후반에 ‘삼성’과 ‘현대’가 영화산업에 들어 왔다가 슬며시 퇴진한 이유가 당시에는 맞았는지 모른다 .10수년이 지난 지금은 많이 다르다. 영화인의 능력이 크게 향상되어 국제 경쟁력이 갖추어졌고 비즈니스 역량도 발전 되었다. 이제는 한국영화산업을 <수출산업화> 하기 위한 강력하고 일관성 있는 국가 산업정책이 필요하고, 대 기업의 적극적인 참여가 어느 때보다 간절한 시점이다.<디 워>를 하나의 화두로 던져본다.

‘쇼박스’의 경험과 능력이 세계로 뻗어가는 큰 동력이 될 것을 기대한다. 문제를 아는 기업이 자리를 지킬 때 <디 워> 같은 성공은 계속 발견되고, 발전할 것임을 믿는다.

황 기 성

영화인. 서울 영상위원회 운영위원장.

<인터뷰365> 공동발행인.

황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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