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홍 감독
80년대 말, <고래사냥><안개기둥><성공시대>등의 작품으로 한국영화계의 명가(名家)로 자리 잡은 영화사 ‘황기성사단’ 에 새파란 두 명의 젊은 영화인이 찾아온다. 그 중 하나는 <달콤한 신부들>로 감독을 데뷔한 ‘강우석’이었고, 다른 하나는 자신을 시나리오 작가라고 소개한 ‘김성홍’이었다.
황기성사단은 강우석 연출, 김성홍 시나리오로 <행복은 성적순이 아니잖아요>를 만들어 공전의 히트를 기록한다. 그리고 강,김 콤비는 이후 <투캅스>를 합작해내며 충무로를 뒤흔든다. 그러는 사이 김성홍도 감독으로 데뷔하며 황기성사단의 <그래, 가끔 하늘을 보자>와 <열일곱 살의 쿠데타>를 연출하지만 김성홍은 이런 하이틴물보다는 애당초 ‘공포물’에 지독한 애정과 관심을 보인 영화인이었다.
결국 그는 94년 황기성사단의 기획책임자였던 이춘연과 자신의 이름을 한 자씩 따서 만든 영화사인 ‘성연엔터테인먼트’에서 꿈꾸던 공포영화를 만드는데 그것이 바로 <손톱>이다. 이경영과 진희경이 주연한 <손톱>은 십 수년간 사멸되어 있던 공포장르에 대한 흥행 부담 덕분인지 ‘스릴러’로 포장되지만 제법 괜찮은 흥행성적을 올리며 한국 공포영화장르의 부활을 예감시킨다. 그리고 이 성공을 통해 장르의 자신감을 얻은 김성홍과 제작자 이춘연은 각각 공포영화 부활의 프로젝트에 매달린다.
그리고 97년 김성홍은 시어머니와 며느리의 갈등을 다룬 공포 <올가미>를 선보이고, 그 이듬해 이춘연은 박기형감독과 함께 ‘한국 최초의 프렌차이즈 영화’가 되는 <여고괴담>을 만들어낸다.
<여고괴담>은 전국적으로 200만명 이상의 관객을 모으며 한국공포영화의 완벽한 부활을 알린다. 이후 <여고괴담>은 연속적으로 속편들이 제작되며 신인감독과 신인 여배우의 등용문이 되어주며 공포라는 특정 장르가 아니라 한국 영화계의 보물창고와 같은 역할을 한다. 그 사이 김성홍도 멈추지 않고 공포와 코미디를 결합한 <신장개업>(99), 박중훈이 냉혹한 사이코 살인마로 등장하는 <세이 예스>(01)등으로 공포의 트랜드를 리드한다.
그러면서 새로운 밀레니엄이 열리고 공포는 더 이상 하위 장르가 아닌, 참신한 기획과 아이디어를 가진 젊은 영화인들이 도전하는 장르가 된다. 그리고 매년 여름 경쟁을 하듯 한국 공포영화들은 스크린으로 몰려든다. 그들 중 <가위>로 데뷔한 ‘안병기’와 <조용한 가족>의 ‘김지운’ 등 2000년대 한국 공포영화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주는 데뷔작들이 등장한다.
제6부 <공포영화는 지금 어디까지 왔나?>가 이어집니다.
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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